한때 이차전지 대장주로 시가총액 9조원을 넘어 10조원을 넘보던 금양[001570]이 결국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결정이라는 서글픈 운명을 맞았습니다.
거래소는 20일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를 열어 금양의 상장폐지를 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1978년 설립 후 발포제와 정밀화학 제품을 생산해온 금양은 2020년대 들어 이차전지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관련주 투자 열풍을 이끌었습니다.
2023년 7월 26일 금양 주가는 장중 19만4천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고, 회사 시가총액은 10조원에 육박했습니다.
금양의 홍보이사였던 박순혁 씨는 회사의 이차전지 사업 진출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관련 종목을 소개하며 `밧데리 아저씨`로 유명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무리한 사업 확장과 이를 위한 자금 조달 과정에서 회사의 위기가 시작됐습니다.
금양은 몽골과 콩고 광산에 투자하고 부산에 배터리 공장을 짓는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섰고, 이를 위해 2024년 9월 4천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2023년 하반기 들어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이차전지 업황이 악화한 상태에서 무리한 자금 조달은 주주들의 반발을 불러왔고, 금양은 지난해 2월 유상증자를 철회해야 했습니다.
거래소는 공시번복을 이유로 금양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했고, 벌점 누적에 따라 관리종목으로도 지정했습니다.
앞서 금양은 몽골 광산의 실적 추정치를 부풀렸다는 논란 끝에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고 벌점을 부과받은 바 있습니다.
금양은 결국 지난해 3월 외부 회계법인이 회사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하며 감사의견을 거절함에 따라 주식거래가 정지됐습니다.
금양 주가는 거래정지 직전인 지난해 3월 21일 종가 기준 9천900원으로, 2023년 7월 기록한 최고가에 비해 94.9% 폭락했습니다.
시총도 6천300억원대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금양이 거래소의 상폐결정에 불복해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인용 가능성을 높게 보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부산에 본사를 둔 금양이 이 같은 처지에 놓임에 따라 지역 경제계에도 상당한 파장이 예상됩니다.
한 기업인은 "부산의 미래산업으로 주목받던 금양에 투자한 지역 기업인 등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상장폐지 결정으로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 걱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오디오ㅣAI앵커
제작ㅣ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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