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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스페셜] 2015 농어촌 희망 프로젝트 '농비어촌가' : 살고 싶은 농촌마을의 비밀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을 거치면서 사람들은 농촌을 떠나 도시로 향했다.

결과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를 안게 된 우리의 농촌.

정말, 우리 농촌에는 기회가 없는 걸까?

하지만 여기 사람들이 모여들고 살고 싶은 마을로 거듭나고 있는 우리의 농촌이 있다.

[김성희, 강진군 푸소 농가]
"아이들이 오면서 저희 어른들도 힐링을 하게 되고..."

[김은숙, 보은군 귀농인]
"하루하루가 즐겁고 새롭다고 해야 되나, 아무튼 시골생활이 정말 즐거워요."

달라진 우리의 농촌, 그리그 그 안에서 피어난 희망.

살기 좋은 농촌 만들기의 해법은 과연 무엇일까?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전라남도 해남.

해남군에서는 지난 여름 휴가철을 맞아 관광객들에게 이색 볼거리를 제공했다.

조롱박, 수세미 등을 비롯해 식량, 원예, 특용작물 등 토종작물 체험장이 그것이다.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토종 작물을 직접 볼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서의철, 해남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과장]
"방학을 이용해서 유치원생과 학생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아울러서 관광객들도 이곳을 많이 찾고 있어서 반응은 아주 좋습니다."

그렇다면 해남군이 이런 토종작물 체험장을 만든 이유는 무엇일까?

[서의철, 해남군 농업기술센터 농촌지도과장]
"농촌을 체험할 수 있고 우리가 먹고 사는 먹거리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체험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렇다. 간접적이지만 농촌 체험을 통해 농촌의 모습을 알리고, 도시민들에게 친근한 농촌의 모습을 전달하기 위한 것이다.

농촌 지역을 활성화하는 여러 방안이 추진되고 있는데, 이 중 하나가 바로 이와 같은 친근한 농어촌을 만드는 일, ‘농촌 어메니티’가 있다.

'친근하다' '쾌적하다'라는 라틴어에서 유래한 어메니티.

농촌 어메니티는 농촌 공간에 있는 자연환경, 전통문화 등 고유의 자원을 통해 친근한 농어촌을 만든다는 것이다.

[김은자,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 과학원 농업연구관]
"점점 사람들이 삶의 질을 추구하고 좀 더 쾌적함이나 안정됨 속에서 살고 싶은 욕구가 증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한 방향이 농촌에 그런 갖고 있는 어메니티 자원을 향해서 나아가고 있는 거죠."

농촌 어메니티는 가을 단풍처럼 자연적으로 형성된 것을 비롯해 '안동의 하회 놀이'처럼 인위적인 것까지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각 지역에선 특색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활용에 나서고 있다.

[김은자,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 과학원 농업연구관]
"예를 들면 남해 가천 다랭이 마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마을은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쳤던 다락논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그 다락논이 농촌 어메니티 자원으로 발굴되면서 주민들이 협력해서 볼거리 먹을거리 체험 거리가 개발되고 그러면서 지금은 민박사업까지 활성화되고 소득 화 되고 있어 활성화가 되는 좋은 마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남도여행의 1번지라 불리는 전라남도 강진군.

이곳에선 친근한 농촌을 만들기 위해 올해, 아주 특별한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준범, 강진군청 문화관광과 과장]
"삶에 지친 도시민들이 시골에 와서 시골의 향수와 정을 느끼고 (아울러) 주민 소득도 늘릴 수 있는 그런 계획으로 푸소 체험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푸소 체험은 '필링-업'과 '스트레스-오프'의 줄임말로 기존 농촌체험이나 민박과는 달리 농가에서 주인과 하룻밤을 보내며 농촌의 정서와 감성을 경험하는 프로그램이다.

그렇다면 농촌에서의 하루, 어떤 일들이 펼쳐질까?

푸소 농가인 김성희 씨 집.

"닭 모이 주게 남자 분들만 들어오세요"

특별한 체험에 저마다 웃음꽃이 피어난다.

"이렇게 콩잎을 따."

"그냥 따요?"

농촌에서 하는 일 그대로를 농민들과 함께 직접 체험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여기에 콩물을 다 붓고... 그렇지. 뚜껑 닫고 두 시간 동안 끓이는 거예요."

처음 해보는 일이지만 모두 금세 익숙해지고 재미를 느낀다.

그리고는 텃밭에서 직접 기른 싱싱한 채소들로 차린 한 끼 식사까지~

도시에서는 느껴 볼 수 없는 농촌에서의 하루다.

[김성희, 강진군 성전면, 푸소 체험농가]
"도시에서 학생들이 시골에 와서 따뜻한 정을 느끼고 갔으면 좋겠습니다."

농촌에서의 특별한 하루를 경험한 사람들은 어땠을까?

[박승아, 고흥군, 푸소 농가 체험객]
"제가 어린 시절 농촌에서 살았는데 그 감성을 일깨우면서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마혜선, 고흥군, 푸소 농가 체험객]
"같이 음식도 만들어 먹고 같이 대화도 하고 하면서 1박 2일 짧은 시간이었지만 가족처럼 정이 많은 든 것 같아요."

조금을 불편할 거라, 조금은 힘들 거라 생각하지만 이렇게 농가를 체험하고 나면 사람들에겐 농촌에 대한 이미지가 달라진다.

올해 5월 시범운영 후 9월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한 강진군의 푸소.

이달에만 760명이 체험을 신청할 정도로 현재 인기다.

[이준범, 강진군청 문화관광과 과장]
"(농민들이 직접) 관광객들과 함께 음식을 장만하고 음식을 만들어서 같이 나누어 먹고 또 함께 이야기 대화를 나누는 그런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관광객들 반응이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김은자, 농촌진흥청 국립 농업과 과학원 농업연구관]
"우선 어메니티 자원을 발굴할 수 있는 주민들의 인식 재고가 필요합니다. 우리 마을이 우리는 아무것도 없다 라는 절망적인 생각이 아니고 우리 마을의 자랑거리는 뭐다 라고 볼 수 있는 주민들의 가치판단과 인식제고를 할 수 있는 그런 내용이 필요하고요."

하지만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바로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송미령, 한국농업경제 연구원 부원장]
"(살기 좋은) 지역을 만들려고 하면 주민들이라는 전제가 붙는데 (문제는) 사람이 별로 많지 않은 거잖아요. 그렇죠? 연세 드신 분들이 많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드는 그런 곳이면 좋을 것 같아요. 인구가 유입되고 지역이 활성화될 수 있는 주체가 많았으면 좋겠다 그런 거죠."

충청북도 보은군.

이곳에서는 군과 지역 주민들의 노력으로 변화가 있었다.

2010년 이후 보은군으로 귀농 귀촌한 인구는 3천여 명.

보은군 인구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로 꽤 많은 도시민들이 보은군에 터를 잡았다.

[김명제, 보은군 귀농·귀촌 계장]
"보은군에는 노인 인구가 상당히 많은 편인데 귀농 귀촌 하신 분들이 늘어남으로써 마을에 활력이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아이들 울음소리도 더러 들리고 보은군 자체가 젊어지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6개월 전, 이곳으로 내려와 사과 농장을 시작한 부부.

이들에게 가장 큰 도움을 준 건 바로 마을 사람들이었다.

"네 이장님 오셨어요?"

"식사하셨어요?"

"요즘 뭐 힘든 건 없어요?"

"신경 써 주셔서 저희 진짜 편하게 잘 살고 있어요."

마을 이장은 부부가 살 수 있는 집을 마련하는데 발 벗고 나서기도 했다.

[이지은, 보은군 귀농 6개월]
"저희가 집을 한참 알아보고 있었는데 지역을 여기로 정하고, 마침 이장님께서 집을 새로 지으시면서 이사하시면서 저희 쪽에 선뜻 집을 내주셔가지고 저희가 되게 운 좋게 너무 지금 잘 정리를 하고 잘살고 있어서 저희는 감사하죠. 임대지만 거의 공짜나 다름없죠."

"저희가 화장실 이렇게 고쳤어요."

"멋있게 잘해놨네."

도시민들에 대한 배척과 냉대가 아닌 하나 돼 같이 살 수 있다는 힘을 실어준 지역 주민들이 있었던 것이다.

"안방도 벽지도 새로 하고 블라인드도 달았어요."

"멋있네. 내가 쓸 때보다 훨씬 더 멋있어 잘했네."

[박영호, 보은군 삼승면 우진리 이장]
"서로 상생하는 것인데 주민으로서는 그 사람들한테 불편한 일이 없도록 도움을 주어야 하고 또 그분들은 저희들한테 인력봉사나 젊은 모든 것을 바쳐서 해주는 것. (그래서) 젊은 사람들과 함께 하니까 분위기도 좋고 융화도 잘되고 그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뿐만이 아니다.

3년 전 귀농해 대추 농사를 짓고 있는 또 다른 부부.

부부는 요즘처럼 행복한 시간이 없다.

[김은숙, 보은군 탄부면 귀농 3년]
"그냥 이 사람 저 사람 할 것 없이 팔을 걷어 붙이고 도와주는 점. 감히 도시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 시골에서는 가족과 같은 분위기가 있어서 그런 점이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항상 자신의 일처럼 도와주고 마음을 써주는 마을 주민들로 인해 부부의 농촌 정착은 힘들이 않았던 것이다.

때문에 부부는 새롭게 귀농 귀촌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이제 자신들이 나서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며 도움을 주고 있다.

[이지은, 보은군 귀농 6개월]
"아무 대가 없이 챙겨주시는 게 이런 게 잊고 있었던 삶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부분이 처음에는 어려웠다가 지금은 그 부분이 제일 좋고 행복한 부분이기도 해요."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을 받았던 귀농, 귀촌인들은 또다시 그 마음을 전하며 친근하고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보은군에서는 이처럼 선배 귀농 귀촌인들이 예비 귀농 귀촌인들에게 멘토가 돼 지역 정착에 도움을 주고 있다.

또한, 군 역시 원 지역주민들과의 상생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김명제, 보은군 귀농·귀촌 계장]
"마을에 조직이 돼 있는 마을회, 청년회 이런 단체에서 단체에 가입할 수 있도록 권유를 해서 단체에 가입해서 같이 활동함으로 해서 주민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계기를 많이 마련해 주고 있습니다."

친근하고 살기 좋은 농어촌을 만들기 위해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바로 우리 농촌을 지켜갈 사람인 것이다.

[김은자,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관]
"그러니까 인구가 많아지면서 그 사람들이 서로 협의해서 우리 마을을 위해서 어떤 농촌 어메니티 자원을 발굴해서 그것을 발전시킬 것인가를 모색하는 부분이 되기 때문에 그러한 경우들이 많아지면 결국 농촌 어메니티 자원이 활성화가 되고 농촌의 발전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죠."

농촌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농촌에 사람들이 다시 모여들기 시작하는 지금, 농촌 활성화를 위해 중앙정부의 역할 역시 중요한 시점이다.

[송미령, 한국농업경제 연구원 부원장]
"(우리 농촌이) 정말 어렵고 이런 곳만이 아니고 우리 국가 발전에 있어 정말 소중한 곳이고 너무 아름답고 훌륭한 자산이 많은 곳이다 라는 것을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홍보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농촌의 이미지를 확 바꾸는 이런 일을 중앙정부가 좀 나서서 해주시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은 여전히 농자천하지대본의 농업국가임에 변함이 없다.

또한, 농사는 다른 의미에서도 만사의 뿌리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농촌을 활성화 시켜 나아가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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