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짜잔~
아내: 음, 맛있겠다.
남편: 여보, 어때? 맛있어?
아내: 여보, 능라도 수박 같아.
남편: 어머, 여기서 수박 맛이 나?
아내: 아니, 여보, 능라도 수박 몰라? 맛이 없다는 뜻이야.
남편: 맛이 없다고?
[정재환]
‘능라도 수박 같다’는 `음식이 맛이 없다`는 뜻이었네요. 아니, 그런데요. 능라도.. 처음 들어보는데요. 우리나라에 있는 섬인가요?
[장민정]
북한, 평양에 있습니다. 능라도는 대동강 한가운데 있는 섬인데요. 푸른 숲이 비단 천을 풀어놓은 듯 아름답고, 넓게 펼쳐져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정재환]
이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나는 수박이면... 맛도 좋을 것 같은데요?
[장민정]
능라도는 대동강 한가운데 위치한 섬이라 그런지, 장마철이 되면 섬 전체가 물에 잠기곤 했습니다. 그러니 능라도에서 재배한 수박 맛이 어땠겠어요? 장마로 넘친 물이 스며들어서, 당도가 떨어지고, 싱거웠겠죠?
[정재환]
그래서 맛없는 음식을 가리킬 때, ‘능라도 수박 같다’는 표현을 쓰기 시작한 거군요.
[장민정]
네, 사실 조선 시대 초기만 해도 수박은 쌀 반 가마니 정도의 값을 치러야 할 만큼 귀한 과일이었는데 말이죠. ‘능라도 수박’만큼은 환영받지 못했다고 하니까... 얼마나 맛이 없었는지 짐작이 가시죠?
[정재환]
네, 오늘 배운 재미있는 낱말, ‘능라도 수박 같다’입니다.
[장민정]
맛없는 음식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능라도에서 나는 수박이 맛이 없어서 이후 맛없는 음식을 능라도 수박에 빗대 표현한 데서 유래했습니다.
[정재환]
요즘에는 당도 높은 수박을 비교적 쉽게 살 수 있죠?
[장민정]
네, 그래서 그런지 ‘능라도 수박’이라는 말도 점점 잊게 되는 것 같아서 아쉽습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