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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매치 프리뷰] '첫 단추' 중국전, 주목해야 할 '3가지' 포인트

2016.09.01 오전 11:50
[인터풋볼] 유지선 기자= '슈틸리케호'가 중국을 상대로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행을 향해 귀중한 한걸음을 내디딘다. 첫 단추를 만족스럽게 꿰어야 하는 만큼 방심은 금물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중국과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 경기를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있는 건 사실이지만, 순간의 방심은 곧장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

# 슈틸리케호, 원톱 주인공은 누구?

중국 축구 대표팀의 가오홍보 감독은 한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승점 1점으로 만족하지 않겠다"며 승리를 향해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중국은 한국을 상대로 공격보다 수비에 집중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의 밀집수비를 뚫어낼 묘책을 마련해둬야 한다는 이야기다. 중국의 수비벽이 쉽게 넘지 못할 만리장성이 되느냐, 스르륵 열리는 자동문이 되느냐는 결국 한국 공격진의 날카로움에 달려있다.

그런 점에서 최전방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슈틸리케 감독은 당초 9월 A매치 명단에 원톱 자원인 석현준을 포함시켰지만, 소속팀 적응에 집중할 수 있도록 명단에서 제외했다. 그로인해 원톱 구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슈틸리케호에 첫 발탁된 황희찬은 물론이며, 구자철과 손흥민에게 원톱을 맡기는 것은 모험이 될 수 있단 관측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최근 부진했던 지동원도 마찬가지다.

슈틸리케 감독은 중국전을 앞두고 황희찬과 지동원의 원톱 활용 가능성을 귀띔한 바 있다. 가짜 공격수를 앞세워 제로톱 형식으로 공격진을 구성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줄곧 전문 원톱 자원을 활용했던 슈틸리케 감독이 중국전에서 어떤 묘책을 들고 나올까? 슈틸리케 감독이 최전방에 꺼내들 패를 지켜보는 것이 이번 중국전의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 중국을 잘 알고 있는 수비진

공교롭게도 한국은 이번 중국전에 나설 중앙 수비수가 모두 중국 슈퍼리그에 몸담고 있다. 장현수(광저우 R&F)와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 홍정호(장수 수닝), 김기희(상하이 선화)가 모두 중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으로선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실제로 가오홍보 감독은 기자회견장에서 "한국 수비진은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로 구성돼있다"며 경계심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반대로 상대도 한국의 중앙 수비진의 면면을 속속들이 알고 있단 사실을 의미한다. 서로를 잘 알고 있는 만큼 한순간도 긴장을 놓아선 안 된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란 말이 한국과 중국 중 어느 팀에 유리하게 작용할까? 이번 중국전에서는 슈퍼리그에 몸담고 있는 수비진에 어느 때보다 막중한 임무가 주어졌다.

# '관중, 훈련시간, 자만심' 극복해야 할 과제들

중국전이 열리는 무대는 상암벌이지만, 홈과 원정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중국 팬들이 관중석을 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축구협회는 1만 5천 석을 중국축구협회에 선판매했다. 4만 석을 요구한 중국축구협회의 요구의 절충안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현장 판매 등을 포함했을 때, 이보다 많은 3만 명 이상의 중국 응원단이 경기장에 운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으로선 극복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훈련시간도 변수다. 중국은 한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7월 초부터 틈틈이 합숙 훈련을 하며 손발을 맞춰왔다. 한국, 이란전을 위해 3주 이상의 시간을 투자한 것이다. 한국을 꺾어보겠다는 중국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반면 한국은 해외파 위주로 선수단이 구성된 탓에 훈련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이에 슈틸리케 감독은 "3일이라는 시간 밖에 없지만, 3개월간 맞춰 온 팀처럼 해야 한다"며 투자한 시간 이상의 효과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성용 역시 중국전을 앞두고 "기간이 짧아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감독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준비해야 한다. 선수들 모두 중국전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며 중국의 총력전에도 눈 하나 깜빡하지 않았다.

실제로 한국은 그동안 중국만 만나면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중국이 한국을 만나면 공포에 떤다는 의미에서 '공한증'이란 말이 생겨났을 정도다. 그러나 쉬운 상대라는 안일한 생각이 오히려 한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이를 악물고 있는 중국을 첫 상대로 마주하게 된 슈틸리케호. 자신감은 좋지만, 자만심은 반드시 버려야 한다. 그라운드 위에서 상대보다 더 위험한 '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진= 윤경식 기자,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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