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 하반기 연극이나 뮤지컬 무대에 배우 한 명이 무대를 끌어가는 1인 극이 유난히 많았는데요.
배우의 숨소리 하나까지 관객에게 전달돼 몰입감을 높이고 중소 극장에는 활로가 되고 있습니다.
이광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인류 최초의 유인 달 탐사선인 아폴로 11호에 탑승했던 우주인 가운데 한 명인 마이클 콜린스, 닐 암스트롱에 가려진 숨은 영웅의 삶을 따라는 뮤지컬인데 오직 1명의 배우만 무대에 섭니다.
17년 만에 소극장 무대에 서는 유준상을 비롯해 극한의 고독을 연기하는 배우들도 1인 극의 장단점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유준상 / 배우 : 소극장은 비용이 한정돼 있는데 다행히 저희가 배우가 한 명이 있기 때문에 그 모든 비용을 무대와 이런 곳에 쏟아 부어서 소극장이지만 정말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어서….]
[정문성 / 배우 : 1인 극을 선택한 이유가 실컷 연기해보고 싶었던 거였거든요. (다만) 큰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이 상대가 없다는 거였어요. 애초 초고는 5인 극이었지만 주인공을 부각하려고 전달 방식을 바꾼 무대, 1인 극의 매력을 살리기 위해 영상을 통한 연출적 요소에 무게를 두고 나머지 여백은 4인조 라이브 밴드의 음악으로 채웠습니다.
[김지호 / 연출 : 극장 구조가 특이한 구조이다 보니까 장면별로 어떤 장면에서는 일부러 등을 보게 하는 장면이 있었을 것이고, 좀 더 많은 관객들에게 공평하게 장면을 나눠 드리기 위해서]
실력과 인지도를 갖춘 여배우들의 나 홀로 무대도 잇따랐습니다.
10년 만에 무대로 복귀한 전혜진이 고대 그리스 신화의 비극을 탐구하는 국내 초연작에서 거대한 서사를 이끌었고
[김수정 / 연극 '라이오스' 연출 : 전혜진 외에 다른 누군가가 꼭 출연해야하는가 고민했는데 아니더라고요. 이 작품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혜진이란 오로지 배우가 시작해서 끝을 내야 한다" 37년 차 뮤지컬 배우 최정원도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재해석한 작품에서 연기 인생 두 번째 1인 극에 도전했습니다.]
공연계 1인 극 바람이 불균형적인 시장 구조에 영향을 미칠 거란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해 천 석 이상 대극장에서 이루어진 공연 건수는 전체의 19.9%에 불과했지만 티켓 판매액은 과반이 넘었습니다.
중소 극장이 시장을 지탱하고 있지만 수익은 대극장으로 쏠린다는 겁니다.
때문에 흥행력 있는 배우를 활용한 1인 극은 제작비 절감은 물론 중소 극장에도 활로를 열어 줄 거란 분석이 나옵니다.
[최승연 / 공연 칼럼니스트 : 올해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간 이어지고 있는 흐름입니다. 제작사 입장에서는 편하게 제작할 수 있는 측면이 있어요 배우가 많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제작비가 절감되는 이점이 있고, 관객 입장에서는 각인 각양의 다양한 배우들이 구현하는 작품을 N 차로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코앞에서 배우들의 표정 하나, 숨소리 하나까지 밀도 높게 접할 수 있는 것이 관객들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YTN 이광연입니다.
영상기자 : 이동규
디자인 : 정은옥
화면출처 : 국립극단, 글림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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