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엄지민
안녕하세요. 엄지민입니다.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팩트추적! 지금 시작합니다.
【인트로】
우리의 식탁을 바꿔놓은 ‘배달’.
그 편리함의 이면엔 보이지 않는 비용이 있습니다.
화면 너머, 소비자의 주문을 기다리는 자영업자들.
늘어나는 주문에도, 이들은 웃지 못합니다.
[배달플랫폼 입점업체 업주 : 28,000원에 파는 음식이 수수료만 30% 예요. 광고를 쓰면 40%가 될 거예요.]
음식을 실어 나르는 배달 기사들도 위태롭기는 마찬가집니다.
[배달플랫폼 라이더 : 대다수는 욕심을 부릴 수밖에 없는 구조고 그럴 수 밖에도 없고. 아무래도 좀 더 무리한 일을 하지 않나….]
그렇다면, 이 편리함을 누리는 소비자는 만족하고 있을까.
[소비자 : 제가 실제로 결제를 한 금액과 매장에 쓰여 있는 금액이 다르더라고요.]
더 많이 팔아도 웃지 못하는 업주.
더 위험하게 달려야 더 버는 라이더.
더 비싸게 먹는 소비자.
모두가 손해를 보는 이 전쟁의 승자는 대체 누구일까.
어쩌면 싸움을 멈추지 않게 만드는 건
이 거대한 판을 설계한 배달플랫폼일지도 모릅니다.
【스튜디오】
▶엄지민
오늘의 팩트체커 김혜린 기자 나와 있습니다.
김 기자, 업주와 라이더, 소비자 모두가 손해를 보고 있는 '승자 없는 전쟁'이라는 말이 씁쓸하게 다가오는데요. 현재 배달 플랫폼 시장 상황부터 짚어보죠. 몇몇 거대 기업들이 압도적으로 점유하고 있는 과점 시장이라고요?
▶김혜린
네, 현재 배달 플랫폼 시장은 소수의 거대 플랫폼이 장악한 사실상의 과점 구조입니다.
지난 8월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보면, 배달의민족이 53.3%, 쿠팡이츠가 27.2%로 두 앱의 점유율을 합치면 80%를 넘어섭니다.
여기에 요기요까지 더하면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합니다.
▶엄지민
결국 자영업자들은 이 거대 플랫폼들이 짜둔 판 위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거네요.
▶김혜린
시장 지배력이 소수에 집중되면서 플랫폼이 정하는 수수료 정책이나 광고 노출 방식 하나하나가 입점한 자영업자들의 생존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됐습니다.
<팩트추적> 제작진은 이 전쟁터에 내몰린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 VCR - 1 】
햇수로 4년째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김준형 씨.
배달과 홀 영업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가게 매출의 90%는 배달앱에서 나오지만,
주문이 쉴 새 없이 들어와도 정작 손에 쥐는 돈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김준형 / 배달플랫폼 입점업체 업주 : (전체 매출에서) 배달 비중이 90%고요. (음식값) 2만 원 정도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중개수수료는 7.8% (결제수수료는) 저희 기준으로 2.16% 나가기 때문에 합하면 10% 가까이 되는 거고요. 배달비는 3,400원이 정액제.]
2만 원짜리 음식을 팔면 재료비와 포장비, 각종 배달플랫폼 수수료를 빼고 손에 쥐는 돈은 4,600원 남짓.
이 돈으로 인건비와 월세, 공과금까지 감당합니다.
이 마진도, 소비자가 배달플랫폼을 이용할 때 해당 식당이 특별히 위에 뜨도록 설정하는 플랫폼 광고를 하지 않았을 때의 계산입니다.
[김준형 / 배달플랫폼 입점업체 업주 : 지금은 광고를 쓰지 않으면 (플랫폼에) 노출이 아예 안 되는 상황까지 몰려 있어요. 앱 들어가시면 제일 처음에 나오는 체크하는 게 있을 거예요. 즉시 할인하는 가게만 노출됩니다. 1,000원짜리 할인 쿠폰은 걸어 놨어요. 1,000원짜리 할인 쿠폰을 걸어야지만 띠지가 노출되고 쿠팡이츠 같은 경우는 즉시 할인이라는 카테고리가 있어요.]
20년째 치킨집을 운영해 온 황지웅 씨 역시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전체 매출에서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10% 남짓.
이젠 오가며 보는 간판보다 배달플랫폼 속 노출 순위가 장사의 성패를 가릅니다.
상위 노출을 위해선 광고가 필수적인데,
소비자가 클릭하는 만큼 광고비가 빠져나가는
CPC 광고가 부담을 더합니다.
[황지웅 / 배달플랫폼 입점업체 업주 : 주문만 했다고 해서 (광고비를) 차감하는 게 아니라 클릭만 하면 300원, 400원, 500원 (광고비로) 나가는 거예요. 광고를 많이 한다든가 플랫폼 입맛에 맞는 사람들이 상위로 올라가는 구조니까 돈을 더 쓰라는 거죠.]
업주들의 불만이 커지자, 배달플랫폼들은 올해 초 ‘상생요금제'를 도입했습니다.
기존 9.8%였던 수수료율을 가게 매출에 따라 최대 7.8%로 차등 적용해, 영세 업주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현장의 자영업자들은 오히려 수익이 줄었다고 호소합니다.
[김준형 / 배달플랫폼 입점업체 업주 : (수수료를) 9.8%에서 상생요금제 기준으로 2%p를 내려준대요. 근데 배달플랫폼에서 업주한테 받아 가는 고정적인 배달료를 2,900원에서 3,400원으로 500원을 인상했어요. 업주 부담 배달 요금은 정액제이기 때문에 객단가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그 부담이 굉장히 커집니다.]
실제로 2만 원짜리 음식을 팔았을 경우를 계산해 봤습니다.
중개수수료는 400원 줄었지만, 플랫폼이 가져가는 배달료가 500원 오르면서, 업주의 최종 수익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황지웅 / 배달플랫폼 입점업체 업주 : 계산에 대한 그냥 숫자놀이인 것 같아요, 숫자놀이. 손님들은 무료 배달이라면 당연히 쿠팡이나 배민에서 지불하고 무료 배달이 되는 줄 알고 계시는데, 그 금액이 자영업자에게서 나간다는 거죠.]
이에 대해 배달의민족 측은 지난해 업주단체, 정부, 학계 등이 참여한 상생협의체 논의를 그쳐 상생요금제를 마련했다며, 실제로 수수료 인하 효과가 있었고, 매출은 비교 시점에 따라 차이가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쿠팡이츠 측은 경쟁사가 상생협의체에 제출한 안을 상생협의체 요청에 따라 수용했다고 밝혔습니다.
【스튜디오】
▶엄지민
자영업자들은 수수료와 광고 경쟁이란 이중고 속에서 힘겹게 버티고 있는데요. 예전에는 전단지나, 그 지역 업주들이 모여 만든 광고 책자를 보고 배달시켰는데 최근에는 배달플랫폼 없이는 장사조차도 하기 힘들다면서요?
▶김혜린
네, 한국외식업중앙회 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총매출에서 배달앱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미 52%를 넘어섰습니다.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가 절반 이상인 셈입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난해 한 조사에서는 업주 10명 중 8명이 높은 수수료 때문에 앱 탈퇴를 고민했지만, 실제로 그만두지는 못했다고 답했습니다.
▶엄지민
플랫폼에 의존할수록 수익은 줄고 경쟁은 치열해지는, 그야말로 악순환인 건데 그렇다면 이 전쟁의 또 다른 당사자인 배달 라이더 상황은 어떻습니까?
▶김혜린
라이더들 역시 위험한 현실과 마주하고 있었는데요. 제작진이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 VCR - 2 】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만'.
유연한 근무 환경을 기대하며 배달업을 시작한 사람들.
하지만 이들이 마주한 현실은
위험과 경쟁이 공존하는 일터였습니다.
수입을 늘리려면 더 빨리, 더 많이 달려야만 하는 구조.
그 중심엔 위험을 부추기는 배달 알고리즘이 있습니다.
그러나 플랫폼들은 배차 기준을 공개해달라는 라이더들의 요구에 '영업 비밀'이라며 답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김시준(가명) / 배달플랫폼 라이더 : 명확하지 않은 시스템, 왜 나에겐 콜이 안 올까? 라는 그런 의문점들…. 공개도 안 하기 때문에 알 수는 없어요. 많은 사람이 추측하는 거죠.]
라이더에게는 배차를 거절할 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라이더들은 배차를 거절했을 때,
보이지 않는 페널티가 뒤따른다고 주장합니다.
[김시준(가명) / 배달플랫폼 라이더 : 추측인데 (페널티가) 아예 없다고 볼 수도 없어요. (배차) 수락을 거부했을 때 딜레이를 시킵니다. 쉽게 해서 5분, 10분]
압박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배차가 시작되면, 운전 중에도 운행 상황을 알려야 합니다.
[김영중 / 배달플랫폼 라이더 : 무조건 응답해야 하고요, 응답 안 하면 (배달 수행이) 자동 취소가 됩니다. (배달 지연의 경우) 운행하다가 (앱을) 눌러서 확인하고 ‘계속 진행한다’라고 답변해야 해요.]
실시간 감시와 더불어, '미션'이라 불리는 인센티브 제도는 라이더들을 위험 속으로 밀어 넣습니다.
폭염이나 폭우, 폭설처럼 모두가 배달을 꺼리는 날일수록 더 높은 보상을 내건 '미션'이 라이더들을 유혹하는 겁니다.
폭염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7월, 한 배달플랫폼은 일부 라이더들에게‘5일 안에 260건을 배달하면 30만 원을 더 주겠다’는 미션을 내렸습니다.
하루에 약 52건. 악조건을 고려할 때 숨이 막히는 숫자입니다.
[김시준(가명) / 배달플랫폼 라이더 : 비가 오면 도로가 미끄럽고 중요한 건 (오토바이는) 와이퍼가 없잖아요. 그러니까 앞에 시야를 가립니다. 굳이 그렇게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타겠느냐? 그것은 본인의 선택인 거죠. 그 선택을 좌지우지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미션이죠.]
라이더들을 무리한 운행으로 내모는 요인은 또 있습니다.
바로 주요 배달플랫폼들이 시행하는 '등급제'입니다.
일정 기간 수행한 배달 건수에 따라 라이더에게 등급을 매기고 등급이 높을수록 수수료나 배차 혜택을 더 유리한 조건으로 제공하는 겁니다.
[김영중 / 배달플랫폼 라이더 : 제일 높은 등급을 보시면 2주 동안 평가를 하는 거예요. 그래서 2주 동안 400건을 배달해야 해요. 그러면 일주일에 200건이란 얘기니까 하루도 안 쉬고 하루에 30건씩은….]
결국 더 많은 수입을 올리고 더 나은 배차를 받기 위해, 라이더들은 보이지 않는 족쇄에 묶일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김시준(가명) / 배달플랫폼 라이더 : 내가 자유롭게 일한다고 하지만 이런 등급제가 보이지 않는 족쇄가 되는 거예요. 수입이 바로 직결되니까 과도하게 일할 수밖에 없고 무리하게 일할 수밖에 없고….]
[김영중 / 배달플랫폼 라이더 : 등급제가 이렇게 (배달) 단가를 낮추면서 더 힘들게 더 많은 시간 노예처럼 통제받으면서 일하게 만드는 주범인 것 같습니다.]
【스튜디오】
▶엄지민
배달플랫폼들이 만든 구조가 결국 현장에서는 라이더들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고 줄타기 같은 배송으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플랫폼 측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김혜린
플랫폼은 배차 기준에 대해서는 수락률이나 평점, 등급은 반영하지 않고, 라이더의 위치와 동선, 기상 상황 등을 고려한 추천 방식이라고 설명합니다.
▶엄지민
서비스 유지를 위한 효율적인 시스템이다는 입장인 거네요.
▶김혜린
하지만 그 '효율성'이라는 명분 아래 라이더들이 내몰리는 위험은 실제 통계로도 입증됩니다.
우리나라 산업재해 발생 1위 업종이 바로 배달업입니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2022년 이후 3년 연속 산업재해 승인 건수 1위 사업장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고 올 상반기에만 814명의 사상자가 나오면서 4년 연속 산재 최다 사업장이 될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쿠팡이츠 역시 2위를 기록했는데, 산업재해가 잦다는 건설업과 비교해서도 매우 높은 수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엄지민
결국 플랫폼의 수익을 위한 인센티브 구조가 라이더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거네요.
▶김혜린
네, 그리고 그 부담은 소비자에게도 전가되고 있었는데요, 무료 배달이라는 미명이 소비자들의 눈을 가리고 있었습니다.
【 VCR - 3 】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배달플랫폼의 수수료 구조와 불공정 행위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한그릇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자영업자들에게 20% 할인을 요구한 사실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강일 / 더불어민주당 의원 : 일부 상담원이 업주들에게 메뉴 가격을 20% 올린 뒤에 20% 할인하는 거로 하라고 유도한 사실이 녹취에 세 건이나 나와 있습니다. 이게 소비자를 기만하고 속이는 행위 아니에요?]
제작진이 입수한 녹취에서도 배달의민족 상담원이 가격을 부풀려 할인을 적용하는, 이른바 '눈속임'을 종용하는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배달의민족 상담원 : (한그릇 페이지)에 들어가려면 애초에 20% 할인 물고 들어가셔야 하잖아요. (네네.) 그래서 1만 5천 원으로 단가 맞춰놓고 20% 할인되면 1만 2천 원 그대로 받으실 수 있게 저희가 적용해 드리려고 하거든요.
(그런데 계속 시켜 먹던 고객들이 그거를 모를까요?) 그런데 (한그릇 페이지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이렇게 맞춰야 하는 걸 고객님들도 대충 아시니까….]
보도가 나간 이후 배달의민족 측은 입점업체들이 보다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상담센터에 대한 교육·관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숨겨진 비용의 문제는 비단 할인 행사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소비자들은 '무료 배달'로 주문해도, 실제로는 더 비싼 값을 치르고 있었습니다. 배달료가 음식값에 포함된 형태라는 겁니다.
[최슬기 / 배달플랫폼 이용자 : (배달앱에) 쓰여있는 가격이 매장 가격과 당연히 같다고 생각했었거든요. (매장과 플랫폼이) 단품 당 500원에서 1,000원 정도 차이 나길래 “이거는 왜 이렇게 금액 자체가 다르냐” 했더니 ‘배달 어플은 조금 더 금액을 올려놨다. 배달 팁이나 수수료 때문에….’]
'무료 배달'은 허울뿐, 그 비용이 음식값에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었던 겁니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지난 9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며 소비자 기만행위와 허위·과장 광고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습니다.
【스튜디오】
▶엄지민
몇몇 거대 배달플랫폼이 이렇게 시장을 과점하는 상황에서 자영업자, 라이더, 소비자까지 모두가 피해를 보는 상황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은데요.
▶김혜린
네. 자영업자들의 수익은 줄고 또 라이더들은 더 많은 위험에 노출되고 소비자들은 더 비싼 가격에 배달 음식을 이용하는 악순환의 고리가 만들어진 겁니다.
▶엄지민
그래서 최근에 이런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선순환으로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요?
▶김혜린
네, 더 늦기 전에 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해외의 사례를 참고해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 VCR - 4 】
배달플랫폼들이 시장 이익을 독차지하고 있는 구조를 바로 잡을 방법은 없을까?
가장 먼저 거론되는 대안은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입니다.
[이은희 /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 : 온라인 플랫폼 수수료 상한제라는 것은 그야말로 상한선을 두는 것이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 거죠. 자영업자분들께서 원하시는 건 15% 정도로 하길 원하는데요. 현재는 30% 정도 낸다고 해요.]
플랫폼이 가져가는 과도한 수수료를 제한해 자영업자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서비스 품질이 떨어지고 ‘배달 소외 지역’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이유석 / 동국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선한 의도로 수수료 상한제를 실시했지만 결국에는 플랫폼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참여자가 직간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 결과가 나타났고 최종 소비자가 가장 큰 피해를 봤다는 연구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미국 일부 지역에서 수수료 상한제를 도입한 결과, 소비자 비용은 20%까지 늘었고, 주문량은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성호 /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 연구 결과가 저희 예상과는 상당히 다릅니다. 그러니까 개인 음식점들을 보호하기 위해서 규제를 도입했는데 개인 음식점들의 매출이 더 떨어진다는 결과들이 나왔습니다.]
대형 온라인 플랫폼의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을 유도하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논의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방적인 수수료 변경이나 불공정 계약을 막아 자영업자와 소비자의 권익을 보호하겠다는 취지지만,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큽니다.
[이은희 /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 :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고 예를 들면 라이더 추가 영입을 줄여서 배달 서비스가 질이 저하된다든가 이중 가격제처럼 겉으로는 배달비 무료지만 소비자가 비용을 더 지불하게 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플랫폼이 주도하는 라이더 배차나 평점 알고리즘 등 운영 과정의 ‘투명성’ 확보도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해외에서는 라이더들의 안전을 위해 주행 중 메시지 응대를 제한하거나, 악천후·러시아워에는 ‘속도보다 안전’에 가중치를 두는 연구도 진행 중입니다.
[김영중 / 배달플랫폼 라이더 : 과속해야지 더 벌 수 있고 정신없이 빨리빨리 해야지 더 벌 수 있고. 마음이 급해지고 또 악천후 때 굉장히 위험하거든요. 대신에 그런 때 일을 하면 돈은 많이 벌죠, 그런 구조에요.]
결국 민간 배달앱과 자영업자, 라이더 간의 협의를 통한 사회적 합의가 현재로써는 최선이지만, 지난 8월 출범한 배달앱 사회적 대화기구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은희 /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명예교수 : 제일 맏형에 해당하는 배달앱이 자영업자나 라이더, 소비자 모두를 고려해서 통 큰 양보를 하는 것도 굉장히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스튜디오】
▶엄지민
결국 완벽한 해결책은 없는 복잡한 문제인 것 같은데요.
▶김혜린
맞습니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스스로 상생의 의지를 보이는 것이 문제 해결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하는데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최근 국정감사에서는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플랫폼 3사가 모두 '동반성장위원회'의 상생 협력 실적 평가를 거부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배달플랫폼의 동반성장 노력을 정량적으로 평가하려는 움직임에 플랫폼사들도 적극적으로 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엄지민
입으로는 상생을 외치면서, 그 노력을 평가받는 건 거부한다는 건데 결국 업주와 라이더, 소비자 모두가 고통받는 전쟁을 멈추기 위해서는 플랫폼의 진정성 있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해 보입니다.
김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오늘 팩트추적은 여기까집니다. 저희는 다음 시간에도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시청자 여러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본방송: 매주 수요일 밤 11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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