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디오】
▶엄지민
안녕하세요. 엄지민입니다.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팩트추적! 지금 시작합니다.
【인트로】
1년 전 오늘.
[윤석열 / 전 대통령 (지난해 12월 3일) :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합니다.]
45년 만에 선포된 비상계엄령은 대한민국을 충격과 공포, 혼돈의 시간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시민 : 밀지 마! 밀지 마!]
국회는 포위됐고, 시민들은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시민 : 그만하세요! 다 같은 국민입니다!]
가까스로 비상계엄은 저지됐지만,
[우원식 / 국회의장 (지난해 12월 4일) : 재석 190인 중 찬성 190인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은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
정치적 대립과 양극화가 남긴 파열음은
우리 헌정사에 또 한 번 깊은 상흔을 남겼습니다.
[이정민 / 변호사 (당시 집회 참가자) : 저는 아직도 계엄 당일에 내가 뭘 했는지 어떻게 거기를 갔는지 어떻게 집에 돌아왔는지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생생하게 기억이 납니다. 그 모든 순간의 기억을 모두가 가지고 다시 이런 일이 결코 대한민국 헌정사에 일어나서는 안 되겠다.]
그로부터 1년.
대통령 탄핵과 구속기소, 정권교체까지 이어진
격동의 시간을 지나온 지금-
이제 우리에게 남겨진 질문, 민주주의를 다시 묻습니다.
【스튜디오】
▶엄지민
오늘의 팩트체커 김혜린 기자와 함께 국회에 나와 있습니다.
꼭 1년 전 오늘 비상계엄이 선포됐는데요.
김 기자, 이곳 국회에서 비상계엄은 해제됐지만
그 이후에 우리 헌정사에 남을 초유의 사건들이 잇따라 벌어졌죠?
▶김혜린
네, 그 여파는 국회를 넘어서 사회 전반으로 퍼져 나갔습니다.
계엄 사태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은 탄핵됐고
이후 새 정부가 들어섰습니다.
또 특검이 출범하면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이어지고 있고 현재까지도 관련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엄지민
네, 그리고 이 사태가 우리 시민들의 일상에도 적지 않은 변화를 남긴 것 같아요.
▶김혜린
네, 시민들을 직접 만나서 그날의 기억이 지금은 어떻게 남아 있는지 들어봤습니다.
【 VCR - 1 】
여느 때와 다를 바 없이 평온한 일상.
우리 사회를 뒤덮었던 혼란은 이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듯합니다.
하지만 정확히 1년 전, '비상계엄'이라는 갑작스러운 소식은 시민들에게 깊은 충격을 남겼습니다.
[박주엽 / 시민 : 저하고 같은 생각이 많았을 것 같아요, 놀라고. 왜 그랬을까?]
[김진화(가명) / 시민 : 좀 위험하지 않나 이런 생각 했어요. 혹시나 또 무슨 일이 생길까 싶어서 걱정했어요.]
[신미자 / 시민 : (아이가) 잠자다가 일어나서 '엄마 비상계엄이래', 나라가 망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 들었어요.]
1년이 지난 지금. 시민들은 그날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오현태 / 시민 : 극한의 상황까지 안 갔어도 됐을 것 같은데 대통령은 또 나라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으니까 더 신중하게 판단을….]
아직도 그날의 여파는 계속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신미자 / 시민 : 나라가 빨리 정상화됐으면 좋겠어요. 맨날 TV 틀 때마다 막 그런 소리 나오니까.]
【스튜디오】
▶엄지민
네, 시민들이 계엄 소식에 얼마나 당황했을지가 느껴지는데요.
이곳 국회도 그 혼란의 한복판에 있었잖아요.
▶김혜린
네, 비상계엄 선포 직후에 경찰과 계엄군이 국회를 둘러쌌고 또 계엄 해제를 두고 긴박한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그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목소리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해 봤습니다.
【 VCR - 2 】
[김도은 / 더불어민주당 조직국 당직자 : 그날 퇴근을 하고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다가 돌아오는 길에 계엄 인지를 했고 집에 가서 바로 준비를 해서 그때 당시에 이제 저희 당직자 단체 (메신저) 방에도 이제 다 국회로 모여달라고 공지가 왔었고.]
국회의원들과 보좌진, 기자진 등이 서둘러 국회로 향했지만, 10시 48분쯤, 국회 출입문은 폐쇄됐습니다.
[김우성 /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 비서관 : 국회 경비대 분들이랑 다른 경찰관분들께서 조금씩 조금씩 인간 벽을 만들고 계셨어요. 그래서 이거 뭔가 출입 통제를 하려는 거구나. 이 출입 통제가 완료가 되면 아무도 진입 못 하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때부터 분주하게 벽을 만들고 계셨어요.]
통제는 점점 더 견고해졌고,
국회 접근은 사실상 차단됐습니다.
[김재섭 / 국민의힘 의원 : 저쪽 출구도 경찰들이 전부 막았기 때문에 저기서 들어갈 수 없고 그래서 이제 여기는 이제 산발적으로 2~3명씩 경찰들이 있었는데, 급하게 이제 밀치고 뛰어가서 넘어온 거죠. 그 장소가 이쯤 됐던 것 같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비롯해 몇몇 국회의원들은 국회 담장을 넘어야 했을 만큼 상황은 긴박했습니다.
[우원식 / 국회의장 : 계엄군들이 국회로 들어올 텐데 들어와서 만약 해가 뜨고 아침에 사람들이 출근하는 시간까지 계엄군이 이 앞에 있는 걸 보면 우리 국민들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유혈 사태가 날 가능성도 있다. 그러니까 이 밤 안에 끝내야 된다.]
밤 11시 23분, '정치활동 금지'를 담고 있는 포고령 제1호가 발령됐고, 11시 40분 무렵, 군용 헬기가 국회 상공에 나타났습니다.
[김우성 /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 비서관 : 헬기가 제 머리 위로 지나가는 겁니다. 그런데 그때 제가 사실은 5·18 때도 헬기에서 기관총을 난사했다. 이런 내용이 있었는데, 저 헬기가 지나가면서도 뭔가를 막 공격할 것 같고, 무서운 거예요.]
0시 7분 국회 경내로 진입한 계엄군.
본청 정문을 봉쇄한 채 창문을 깨고 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기자가 남긴 사진첩엔 당시의 긴박함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국회 직원과 기자들, 카메라가 뒤엉킨 채
격랑의 소용돌이 그 한가운데에 있었던 겁니다.
[이준엽 / 기자 (당시 국회 출입기자) : 그날 돌이키면 사실 무서웠어요. 되게 무서웠어요. 왜냐하면, 군인들이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진짜로 총을 쏠 수 있다고 생각을 했으니까.]
비상계엄 논의를 위한 본회의가 열린 새벽 1시까지, 본청 내부 곳곳에서는 대치가 계속됐습니다.
[김도은 / 더불어민주당 조직국 당직자 : 저쪽 예결위 회의장 오른쪽에서 군인들이 약간 쏟아져 내려오고 있었어요. 그래서 최초로 발견한 사람들이 일단 일차적으로 막았고 저희도 막 뛰어가서 그쪽에서 군인들이 못 오게 저지를 했죠.]
[이준엽 / 기자 (당시 국회 출입기자) : 군인들 표정이 굉장히 묘했어요. 자기들도 뭘 하고 있는지 제대로 모르는 것 같은 그런 표정이 있었고, 보좌진들은 또 겁에 굉장히 질려있는 그러면서도 또 되게 결연한 그런 얼굴들이 되게 기억에 많이 남죠.]
국회 앞에는 한달음에 달려간 시민들이 모여들었습니다.
[이영은 / 시민 : '막으면은 뚫어주고 지켜줘야지'라는 생각 때문에 가서 우리가 쓸모가 없으면 이미 다 들어가 있게 되면 가서 우리 목소리라도 내야지 그런 생각 때문에 바로 택시를 타고 가게 됐습니다.]
시민들은 밤새 국회 앞을 지키며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시민들 : 계엄 철폐!]
[김도은 / 더불어민주당 조직국 당직자 : 그때 당시 그 정문 밖에서도 막 시민들이 와서 막 저지해 주고 들어오려는 것도 최대한 저지해 주고 그런 것들을 보면서 좀 같이 싸우고 있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12월 4일 1시 1분, 재석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습니다.
[우원식 / 국회의장 : 절차가 조금이라도 빈틈이 있으면 그 틈을 타고 들어와서 비상계엄 해제 결의를 무효화하는, 그렇게 했을 거예요. 받아들이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점에서 절차를 제대로 잘 지키는 것 그것이 이번 비상계엄 해제하는 과정의 첫 번째 원칙이었죠.]
하지만 2차·3차 계엄이 있을 수도 있단 우려에
긴장을 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김우성 /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 비서관 : 만약 2차 3차가 있다면 지금 우리 인간 벽으로는 막을 수가 없다. 그래서 저희가 모든 테이블과 의자들을 원내대표실에 있는 모든 그것들을 다 이제 외벽을 쌓아서, 본청을 막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새벽 2시 1분, 국회의장은 윤 전 대통령에게 계엄해제 요구 통지를 보냈고, 4시 26분, 윤 전 대통령의 생중계 담화가 이어졌습니다.
이어 열린 국무회의에서 계엄 해제안이 의결되며 비상계엄 상황은 6시간 만에 해제됐습니다.
혼란의 한복판에서도 시민들은 폭력이 아닌 '질서와 평화'를 지켰습니다.
[김한민영 / 시민 : 군대를 동원하고 군 헬기를 동원하고 탱크를 동원했을지라도 여기에 저항하는 시민들은 평화로운 방식으로 했다라는 것이 되게 멋있는 어떤 지점이라고 생각을 해요.]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상황을 주시하던 모든 이들에게 길고 막막하게 느껴진 시간이었습니다.
[김재섭 / 국민의힘 의원 : 집에 있는 아기나 아기 엄마 생각이 많이 났죠. 이제 표결 직전이나 표결 이후에 잡혀갈 텐데 뭐라고 해야 되나? 막 그래서 메시지로는 계속 우리 와이프한테 걱정하지 마 이렇게 했는데 마음이 착잡했죠.]
【스튜디오】
▶엄지민
계엄이 해제된 이후 정국은 숨 가쁘게 돌아갔죠?
▶김혜린
네. 열흘 뒤 국회에선 탄핵 소추안이 가결됐고, 헌법재판소에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국회 측은 비상계엄이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등 5가지 사유를 제시했는데, 헌재는 지난 4월 4일 재판관 8명 전원 일치로 5가지 사유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엄지민
헌재 결정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탄핵 됐지만, 형사적 책임을 묻는 절차는 계속 이어지고 있죠?
▶김혜린
네, 이후 내란 외환 특검과 그리고 김건희 특검, 순직 해병 특검 등이 수사에 착수했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기소가 이어졌습니다. 지금까지 재판 상황을 정리해 봤습니다.
【 VCR - 3 】
지난 1월,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구속기소 된 윤석열 전 대통령.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계엄군과 경찰을 동원해 국회를 봉쇄하고
비상계엄 해제 의결을 방해한 혐의도 있습니다.
[윤석열 / 전 대통령 (지난 10월 내란 혐의 재판) : 특전사가 계엄 해제될 때까지는 경내에 도착한 사람이 100명 정도 밖에 안 됐어요. 나중에 끝물에 좀 들어왔지. 결국은 어떤 공공의 질서 유지라는 걸 위해서...]
재판부는 늦어도 내년 1월에는 재판을 마무리한단 방침입니다.
내란 특검은 지난 7월 윤 전 대통령을 추가 기소했습니다.
올해 1월 대통령경호처를 동원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도록 한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입니다.
또,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에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참석하지 못한 국무위원들의 계엄 심의·의결권을 침해한 직권남용 혐의 등도 있습니다.
[송미령 /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지난 11월 법정 증언) : '이거 막상 해보면 별거 아니야, 아무것도 아니야' 뭐 이런 말씀도 하셨고. 자리에 가서 계엄이란 두 글자 듣고 저 상황이 된 거니까요. 그러니까 국민들께도 송구하고 저 상황이었을 줄 알았으면 당연히 안 갔어야죠.]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평양에 무인기를 침투시키게 한 혐의로도 지난달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박지영 / 내란특검 특검보 : 국가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국방장관이 비상계엄 여건 조성을 목적으로 남북 군사 대치 상황을 이용하려 한 행위는 국민 안전에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행위입니다.]
【스튜디오】
▶엄지민
윤석열 전 대통령 형사 재판이 여러 건 진행 중이라 관련 혐의도 쟁점도 복잡한데요.특검이 내란 혐의 이외에 다른 혐의도 수사하고 있죠?
▶김혜린
네,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 결과를 변경하려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도 지난달 기소됐습니다.
또 특검은 김건희 씨의 뇌물 혐의와 관련해서 윤 전 대통령과의 공모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하라며 시민들이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등 민사 재판에도 연루돼 있기도 합니다.
▶엄지민
네, 이렇게 사법 절차를 통해 형사적 책임을 묻는 것 외에 공직 사회에 대한 조사도 시작됐죠?
▶김혜린
김민석 국무총리는 내란에 참여하거나 협조한 공직자들에 대한 조사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 설치를 건의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나경원 / 국민의힘 의원 (지난 11월 기자회견) :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정말 나라가 미쳐 돌아가고 있다는 표현이 딱 맞습니다. 국가 해체 프로젝트가 가동 중입니다.]
▶김혜린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을 거치면서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도 당시 빚어진 갈등이 완전히 봉합된 건 아닙니다.
▶엄지민
네, 지난 1년 동안 많은 일들을 겪으면서
우리 사회의 정치적 또 이념적 대립이 깊어졌잖아요.
이 갈등을 잘 풀어가는 게 우리의 중요한 숙제인 것 같습니다.
▶김혜린
네, 그동안의 경험에서 우리가 무엇을 배웠을지
그리고 무엇을 바꿔야 할지 전문가들과 시민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 VCR - 4 】
비상계엄. 그리고 대통령 탄핵.
일부 보수 성향 전문가와 시민들은 당시 정국이 극도로 혼란스러웠던 만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판단을 '불가피한 선택지'로 볼 여지도 있다는 신중한 해석을 덧붙입니다.
같은 순간, 같은 경험을 했지만, 1년 전 비상계엄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평가가 엇갈리기도 하는 겁니다.
[김영익 / 연세대학교 국제학대학원 정치학 객원교수 : 당시 계엄 전후로 민주당이 국무위원들에 대해서 약 29건의 탄핵을 진행했습니다. 아시다시피 탄핵이 한 번 걸리면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해당 국무위원은 국정 운영에서 배제가 되죠. 그리고 이 줄 탄핵 대부분이 기각됐습니다. 바꿔 말하면 줄 탄핵 대부분이 충분한 근거나 당위성이 부족했다는 얘기죠.]
[박주엽 / 시민 : 다 이유가 있어서 했을 거 아니에요. 대통령도. 오죽했으면 그렇게 했을까? 지금 봐보세요. 검찰청도 없앤다, 뭣도 없앤다, 다 이렇게 하는데]
이유를 떠나 계엄 자체가 적절한 대응이 아니었다는 데에는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습니다.
[차진아 /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그런 방법으로 이런 사태를 해결하고자 하는 정국을 돌파하고자 시도했다는 것 자체가 이런 위헌적인 발상 자체가 이것은 다시는 있어서는 안 된다 생각이 되고.]
보수 성향을 자처하는 정현호 씨도
이 점에선 의견이 다르지 않습니다.
[정현호 / 정책 벤처 인토피아 대표 : 그 정치의 문제인데 헌법재판소도 말했듯이 그 정치의 문제를 정치로 풀어야 될 영역이지 그것이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그런 계엄령이라는 수단으로 발동하는 게 과연 맞았느냐 적합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비상계엄이라는 극단적인 조치가 실패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이정민 / 변호사 : 우리나라 국민들은 적어도 이런 대통령 또는 권력기관의 초법적인 권력행사에 대해서 거부하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직관적인 어떤 의식들이 있었다라고 생각을 하고 있고]
전문가들도 그 힘이 비상계엄을 해제시킨 원동력이었다고 입을 모읍니다.
[김상일 / 평론가 : 계엄은 왜 실패했냐면 우리 국민들의 핏속에 녹아 있는 민주주의에 대한 역사적 경험 그리고 교훈 이것들이 상당히 강력했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계엄 이후 우리의 정치 상황은 달라졌을까요.
첨예한 양극화와 갈등은 이제 일상이 됐습니다.
[장성철 /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 : 갈등이 더 심해진 것 같아요. 보수 세력, 진보 세력들이 양극단으로 몰려간 것 같습니다. 상대는 대화와 타협의 상대가 아니고 우리가 짓누르고 없애버려야 할 대상으로 그런 적개심이 너무나 많이 높아져서 사회의 혼란과 갈등과 분란이 훨씬 더 심해지지 않았느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에 이어 계속되는 사법 절차가 마무리되면, 그 결과를 새출발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바람도 있습니다.
[김상일 / 평론가 : 대타협의 정치를 가져올 수 있는 어떤 계기를 국민들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고요. 기다림의 충족시켜 주기 위해서는 불법 계엄, 내란 의혹과 관련된 부분이 아주 투명하게 국민들에게 전달이 되고 그 결과가 빠르게 결론 지어져야.]
투명한 절차를 거쳐 내려진 결과에 대해 수긍하고,
사법부에 대한 신뢰도 지켜가야 합니다.
[차진아 /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우리 자신이 대한민국 국민 주권자로서 내가 소중하고 내가 고귀한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의 인권을 보장하는 최후의 보루인 그 마지막 심판하는, 판단하는 작용을 하는 그런 사법부를 존중을 하는 것이에요.]
하지만 무엇보다 상대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려는 자세를 바탕으로 상호 신뢰를 쌓아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합니다.
[정현호 / 정책 벤처 인토피아 대표 : 신뢰를 얻으려면 잘하는 거 잘했다. 못하는 건 못 했다 이야기해 주고 자꾸만 비판하고 반대하지만 말고.]
[장성철 /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 : 왜 그 사람이 나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지? 저 사람은 어떤 논리일까? 한번 얘기를 들어볼까? 아 그러면 내 생각이 잘못됐을 수도 있네. 그것이 저는 민주주의라고 봐요. 상대를 인정하는 것.]
결국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더 나은 민주 사회로 발전해 나가기 위한 자양분으로 삼아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습니다.
[김상일 / 평론가 : 이 역사를 잘 정리해서 이런 말도 안 되는 역사가 재현되려고 했을 때 이것이 교훈이 돼서 막아낼 수 있는 그런 역사를 정리하고 바로 세워놔야 된다. 다시 말해서 역사의 유산을 우리가 후대에 만들어서 넘겨줘야 된다.]
【스튜디오】
▶엄지민
네, 1년 전 그날의 밤은 끝났지만, 여전히 우리 앞에 놓인 과제들은 많은 것 같습니다.
▶김혜린
아직 내란 재판은 계속해서 진행 중이고
사태의 책임을 묻는 절차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민주주의 전반의 제도와 시스템을
어떻게 보완할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합니다.
다만 이번 사태를 통해서 성숙한 시민의식과 또 민주주의 가치가 다시 한번 확인됐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엄지민
민주주의를 지키는 책임은 여전히 우리 모두에게 남아 있다는 걸 꼭 기억해야겠습니다. 김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오늘 팩트추적은 여기까집니다. 저희는 다음 시간에도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시청자 여러분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함께 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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