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튜디오 】
▶엄지민
안녕하세요. 엄지민입니다.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팩트추적! 지금 시작합니다.
【 인트로 】
프로야구 경기장.
수만 명의 관중 앞에 선 한 남자.
서울의 한 삼겹살집에서도 그를 보기 위한 인파가 몰립니다.
AI 열풍의 중심에 선 엔비디아 CEO 젠슨 황입니다.
[젠슨 황 / 엔비디아 CEO (지난달 6일) : 우리는 언젠가, 바로 오늘날, AI 혁명이 시작될 것이라고 상상했습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인공지능은 이제 산업과 경제를 움직이는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의 중심에는 AI를 학습시키고 운영하는 거대한 데이터센터가 있습니다.
세계는 지금 AI 데이터센터를 더 많이, 더 빠르게 구축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있는 것은 AI 연산 성능을 좌우하는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안기현 /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 직접적으로 엔비디아 GPU에 한국의 HBM이 합쳐져서 AI를 연산하는 AI 반도체가 됩니다. 엔비디아 GPU 수요가 폭증하고 거기에 더해서 HBM 수요도 폭증했어요.]
AI 산업의 핵심 연산을 담당하는 엔비디아 GPU.
그리고 그 성능을 뒷받침하는 한국의 HBM.
AI 열풍이 거세질수록 한국 반도체의 위상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반도체 불모지에서 출발해 세계 메모리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
거대한 기회의 문 앞에 선 한국 반도체가 다음 10년에도 세계 시장을 이끌 수 있을지 그 현실을 짚어봅니다.
【 스튜디오 】
▶엄지민
오늘의 팩트체커 윤성훈 기자와 함께합니다.
윤 기자. 요즘 우리 반도체 기업의 영향력이 상당한데요.
AI 대전환과 맞물리면서 우리 반도체가 최대 수혜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고요?
▶윤성훈
AI 연산에 필수적인 HBM 시장을 우리 기업들이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면서 한국 반도체의 존재감도 크게 높아졌습니다.
▶엄지민
그런데 오늘의 영광이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건 아니잖아요?
▶윤성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과감한 투자와 도전을 쌓아오며 오늘날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 VCR 】
경기도 기흥의 삼성전자 반도체 단지와 이천의 SK하이닉스 공장.
오늘날 전 세계 AI 서버와 데이터센터를 움직이는 핵심 메모리가 만들어지는 곳입니다.
하지만 시간을 40여 년 전으로 돌리면, 한국은 반도체 불모지에 가까웠습니다.
모두가 무모하다고 말했던 1983년.
당시 삼성그룹 창업주 이병철 회장은 '도쿄 선언'으로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같은 해 미국, 일본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며 국내 최초로 64K D램 개발에 성공해 가능성을 증명했고.
[故 이건희 / 삼성그룹 선대회장 (지난 1987년) : 미래 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삼성을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입니다.]
삼성은 이후 반도체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면서 메모리 시장의 강자로 올라서는 결정적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이영우 / 인하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 : 어떤 기술들을 선행해서 개발해야 하고 그다음에 제조 비용을 어떤 식으로 절감해야 하는지 이런 것에 대한 고민을 실제 많이 하고 있고….]
또 다른 축인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 역시 수차례 위기를 겪었습니다.
당시 현대그룹 창업주 정주영 회장이 조선과 자동차를 넘어 첨단 산업 진출에 나서며 반도체 산업에 뛰어든 것입니다.
하지만 성장 과정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외환위기와 업황 침체가 겹치며 생존을 걱정해야 했던 겁니다.
그러다 2012년, SK그룹 인수를 계기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최태원 / SK그룹 회장 (반도체 공장 준공식, 지난 2015년) : 오늘은 하이닉스가 새로운 도전과 개척을 알리는 날입니다. 결전에 임하는 비장한 각오로 긍지를 갖고 세계 최고 반도체 회사의 위상을 더욱 굳건히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과감한 투자는 결실로 이어졌습니다.
그렇게 오늘날 SK하이닉스는 AI 서버에 들어가는 HBM 시장의 핵심 공급사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이영우 / 인하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 : 남들이 가지 않은 길들, 다른 기업들이 포기했던 길들을 계속 유지하면서 연구 개발한 결과가 바로 HBM이라고 생각합니다.]
【 스튜디오 】
▶엄지민
우리 기업들이 수십 년간 쌓아온 메모리 반도체 경쟁력이 AI 시대를 맞아서 다시 주목받는 건데요.
그런데 반도체가 사이클 산업이다 보니까 이런 호황이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지 여기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 같아요.
▶윤성훈
인류가 처음 맞는 AI 시대인 만큼 미래를 예측하는 게 쉽지만은 않습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금의 흐름을 일시적인 호황이 아닌 AI 대전환의 시작으로 보고 있습니다.
【 VCR 】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전 세계 메모리 시장도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고대역폭 메모리, 이른바 HBM입니다.
HBM은 여러 장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만든 차세대 메모리입니다.
기존 메모리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어 AI 반도체의 성능을 끌어올리는 핵심 부품으로 꼽힙니다.
AI 모델이 거대해지고 연산량이 폭증할수록 메모리의 데이터 처리 속도가 인공지능 성능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김용석 /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 : 한국에 있는 기업들이 HBM 개발을 통해서 결국 AI 시대를 여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 거죠.]
문제는 공급입니다.
HBM은 고도의 미세 패키징 기술과 테스트, 생산설비가 함께 갖춰져야 하는 만큼 공급 능력을 단기간에 늘리기 쉽지 않습니다.
수요는 폭증하고 있지만 공급은 빠르게 늘지 못하면서 시장의 병목 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기현 /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 반도체가 점점 더 많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HBM의 공급량은 그렇게 빨리 늘지 않아요.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니까 그 차이만큼 가격이 높아집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와 생산능력 증설 속도를 고려할 때, 적어도 2028년까지는 강한 수요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안기현 /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 (메모리) 공급이 2028년까지는 그렇게 늘지 않는다. 2028년까지는 계속 상승 국면이다.]
2028년이 분기점으로 거론되지만, 그것이 곧 수요 둔화를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AI가 이제 데이터센터를 넘어 우리 손안의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 그리고 휴머노이드 로봇으로까지 확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덕기 / 세종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 : 휴머노이드 로봇이나 스마트폰 또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같은 엣지 디바이스에서도 메모리가 지속해서 많이 필요할 것이기 때문에….]
물론 우려의 목소리도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꼽히기 때문입니다.
수요가 늘면 투자가 뒤따르고, 결국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무너지는 흐름을 반복해 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엔 조금 다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김용석 /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 : 과거에는 시장에 나와 있는 (메모리를) 사는 거였지만 이것은 맞춤복 같은 거죠. 그러니까 비싸게 팔 수 있는 거고 많이 만들어 놨다가 안 팔릴 걱정이 없는 거죠.]
【 스튜디오 】
▶엄지민
결국 지금의 AI 열풍이 앞으로 반도체 산업 사이클을 과거와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할 가능성도 있다는 거네요?
▶윤성훈
맞습니다.
그래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단순한 생산량 경쟁을 넘어 미래 시장 선점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AI 시대 주도권을 이어가기 위한 두 기업의 전략을 살펴봤습니다.
【 VCR 】
7개월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
삼겹살과 소맥을 즐기는 모습이 화제가 됐지만, 업계가 주목한 건 따로 있었습니다.
바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들과의 협업입니다.
[젠슨 황 / 엔비디아 CEO (지난달 5일) : 가장 중요한 것은 공급망을 조율하는 것입니다. 모두가 엄청난 양의 기술 제품을 제조해야 하기 때문이죠. D램, HBM 메모리, 칩 등이 그렇습니다.]
핵심 부품인 HBM 확보전이 치열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자의 방식으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습니다.
먼저 삼성전자는 종합 반도체 기업이라는 강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메모리뿐 아니라 파운드리와 시스템반도체, 패키징 역량까지 갖추고 있다는 겁니다.
이를 바탕으로 메모리와 파운드리, 첨단 패키징을 아우르는 통합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단순히 HBM이라는 단품 공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파운드리 공정과 첨단 패키징 기술을 앞세워 거대 고객사를 잡겠다는 목표입니다.
[이영우 / 인하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 : HBM이 3, 4세대로 넘어가면서 삼성전자에서 가지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술들이 매우 중요해지게 되었고요.]
반면 SK하이닉스는 HBM 선도 지위를 더욱 강화하는 전략입니다.
엔비디아 공급 경험을 바탕으로 HBM4 등 차세대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범용 D램을 넘어 고객사와 함께 설계하는 고부가가치 메모리 비중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요구에 맞춘 고부가가치 제품 공급을 늘리며, 메모리 시장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구상입니다.
[박재근 /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 : 앞으로 AI 수요가 계속 증가하면 현재 만드는 메모리 수준이 똑같은 것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앞으로의 수요는 이 메모리 성능이 좋은 것이 필요하고 숫자가 더 많아졌다는 거예요.]
이처럼 메모리의 역할 자체가 달라지면서 경쟁 기준도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는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보다 특정 AI 칩에 맞춰 얼마나 빠르게 최적화된 메모리를 공급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박재근 /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 : AI에서 필요한 메모리 수요가 증가하는데 그 AI도 소프트웨어가 가만히 있는 게 아니고 AI 소프트웨어의 성능이 굉장히 향상되니까 그 성능에 맞춘 메모리를 공급해야만 수요도 증가하고….]
AI 시장을 바라보고 있지만 두 회사의 전략은 다릅니다.
삼성전자는 종합 반도체 플랫폼 전략을, SK하이닉스는 HBM 초격차와 고객 밀착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전략은 다르지만 두 회사가 바라보는 방향은 같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AI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얼마나 정교한 반도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느냐가 새로운 승부처가 되고 있습니다.
【 스튜디오 】
▶엄지민
결국 AI 시대에는 메모리만 잘 만든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은데 전략이 좀 필요할 것 같네요.
▶윤성훈
AI 반도체 성능을 높이려면 설계와 패키징, 소프트웨어까지 함께 맞물려야 합니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엄지민
결국 경쟁의 무대가 메모리 밖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건데 현장에서 움직임은 어떻습니까?
▶윤성훈
실제로 대학 연구 현장에서도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가 한창인데요.
AI 시대의 새로운 승부처를 찾아가 봤습니다.
【 VCR 】
국내 대학교의 한 연구실.
연구진은 국내 반도체 대기업 등과 손잡고, AI 반도체의 두뇌와 메모리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성능 검증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곽태현 / 인하대 시스템반도체 설계 및 테스트 연구실 : AI 가속기 같은 AI 반도체에 테스트할 수 있는 연구를 하고 있고 또 머신러닝을 활용할 수 있는 테스트 방법론에 관해서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AI 시대에는 단순히 메모리 하나만 잘 만들어서는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설계부터 칩과 칩을 잇는 인터커넥트, 그리고 최종 패키징까지 하나의 거대한 사슬처럼 맞물려 돌아가야 합니다.
[이영우 / 인하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 : 메모리 기반의 기술과 메모리와 프로세서 간의 인터커넥트 기술들을 접목하면 향후 국내의 반도체 기술 경쟁력을 가져가면서 이겨낼 수 있다고 봅니다.]
AI 반도체의 핵심인 HBM 시장에서 승부를 가를 기술력은 크게 두 가지.
기반이 되는 D램 자체를 더 미세하게 만드는 스케일링 기술과 이를 높게 쌓아 올리는 패키징 기술입니다.
[박재근 /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 : HBM의 적층 단수를 높이는 것도 너무 중요한 기술이지만 D램 자체의 스케일링 다운(미세공정)도 너무 중요한 거예요.]
선폭을 줄이는 미세공정은 점차 물리적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히 칩을 작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극적인 성능 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워졌습니다.
[김덕기 / 세종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 : 지금까지의 반도체 발전은 무어의 법칙에 의한 스케일링 다운(미세공정), 반도체를 작게 만들어서 되었다면 이제는 원자 개수를 세어야 하는 물리적 한계에 다다르다 보니까 여러 가지 칩들을 하나의 칩처럼 만들 수 있는 패키징 기술이 매우 중요하게 됩니다.]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는 패키징 기술과 함께, 전문가들이 궁극적인 미래 승부처로 꼽는 분야가 또 있습니다.
막대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설계'와 '소프트웨어 생태계'입니다.
하드웨어인 GPU를 넘어, 전 세계 AI 개발자들을 독점 플랫폼인 '쿠다(CUDA)'에 묶어둔 엔비디아가 대표적입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팹리스, 즉 반도체 설계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입니다.
[안기현 /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 : 우리 산업 분야로 보면 팹리스라고 하는 반도체 설계 영역 이 부분의 산업 경쟁력이 다른 나라보다 낮죠. 중국보다 낮아요.'
그렇다고 기회가 없는 건 아닙니다.
AI 반도체 시장이 이제 막 싹을 틔우고 있는 만큼, 최종 주도권의 향방은 아직 안갯속.
다만, 격차를 좁히려는 글로벌 경쟁자들의 추격 역시 숨 가쁜 상황.
미국의 마이크론은 HBM 시장에서 추격에 나서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막대한 투자를 바탕으로 메모리와 첨단 패키징 분야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박재근 /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 : (우리의) 리스크는 중국입니다. 지금은 미국이 (중국에) 반도체 첨단 장비 수출을 제재하다 보니까 추격이 늦어지고 있는데 만약에 어느 날 제재가 풀린다고 생각해 보세요.]
설계와 생산, 첨단 패키징, 그리고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아우르는 종합 반도체 생태계 조성이 다음 10년의 성패를 좌우할 관건입니다.
【 스튜디오 】
▶엄지민
결국 그 경쟁력을 만드는 것도 사람일 텐데요.
좋은 인력을 양성하는 것도 중요해 보이네요.
▶윤성훈
설계와 제조, 패키징,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인재 확보 역시 국가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미래 반도체 인재들이 성장하고 있는 현장을 찾아가 봤습니다.
【 VCR 】
최근 거세진 AI 열풍은 산업계를 넘어, 진로를 고민하는 젊은 연구자들의 선택도 바꿔놓고 있습니다.
미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면서 반도체 연구를 선택하는 청년들도 늘고 있습니다.
[정현태 / 세종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대학원생 : 대한민국이 아무래도 반도체 메모리 쪽에서 강국이다 보니까 전문적인 인력 수요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진학하게 되었고….]
하지만 첨단 반도체 연구는 수년 동안 인내해야 하는 장기 프로젝트.
부푼 꿈을 안고 들어온 연구 현장이지만, 정작 청년 연구자들 앞엔 인프라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벽이 버티고 있습니다.
[정현태 / 세종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대학원생 : 연구실에 없는 장비는 외주를 맡겨야 하는데 외주를 맡기면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주까지 걸리는 공정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연구의 흐름이 깨지기도 하고….]
대학의 장비 부족을 메워줘야 할 '산학 협력' 역시 제자리걸음입니다.
[김덕기 / 세종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 : 대기업이 보안 문제 등으로 인해서 제한적인 위탁 연구 이외에는 협력 연구가 잘 안 이루어지고 있는데 (외국은) 특히 인텔이라든가 TSMC 같은 기업들이 스탠퍼드나 MIT 같은 대학과 공동 연구소를 만들고….]
연구 현장에서 장기 연구를 뒷받침할 제도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급급한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 제도가 단기 성과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겁니다.
[김용석 /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 : 중국 정부가 큰 그림을 그리고 굉장히 강하게 추진도 하고 보조금을 굉장히 많이 줬거든요. 기업들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도록 실패를 하더라도 다시 도전하는 데 있어서 충분하게.]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상황.
대학과 기업, 연구소를 잇는 연구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박재근 /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학교수 : 요즘 슈퍼 호황이니까 결국 삼성과 SK하이닉스도 공급망 측면에서 국내 업체를 많이 쓰면 공급망 안정을 갖고 갈 수 있으니 그런 관점에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초연구 기금을 만들어주면 좋겠다.]
특히 메모리 분야에서 쌓아 올린 초격차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차세대 기술 못지않게 이를 뒷받침할 고급 인력 양성이 중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김용석 / 가천대 반도체대학 석좌교수 : 결국은 대학 교육 자체가 많이 바뀌긴 해야 해요. 대학 교육이 논문을 쓰는 것에서 프로젝트 중심으로 바뀌어야 합니다. (학생들이) 설계해 보고, 만들어 보고, 실패도 해보면서 결과를 내는 것들을 많이 해봐야 하는 거거든요.]
AI 시대 반도체 경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그리고 그 경쟁의 출발점은 결국 사람입니다.
【 스튜디오 】
▶엄지민
결국 다음 10년의 승부는 지금부터 시작된 셈인 거죠.
▶윤성훈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 속에서 결국 승부를 가를 건 기술 혁신의 속도입니다.
AI 시대 반도체 패권의 향방도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엄지민
윤 기자, 수고 많았습니다.
오늘 팩트추적은 여기까집니다.
저희는 다음 시간에도 현상 이면에 숨겨진 사실을 좇아 시청자 여러분 목소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함께해 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윤성훈[ysh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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