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꽹과리, 징, 장구 그리고 북.
서로 다른 개성을 담은 타악기로 구성된 사물놀이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음악이죠.
그런데 지구 반대편 콜롬비아에서도 사물놀이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있습니다.
현지 학생들이 동호회를 꾸려 우리 전통 악기를 손에 들고, 한국의 장단을 몸으로 익혀가고 있는데요.
낯선 땅에서 울려 퍼지는 익숙한 장단으로 가득한 현장을 지금 바로 만나보시죠.
[기자]
개성 넘치는 타악기 소리가 실내를 가득 채웁니다.
오늘은 북과 장구를 배우는 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세종학당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전통 음악인 사물놀이 수업이 열렸습니다.
"이렇게 잡으면 조금 더 안정적이야. 열채의 끝이 채편을 치지 않도록 팔을 움직여서 연주해야 하거든."
양손을 동시에 써야 하는 연주 방식도, 바닥에 앉아 악기를 두드리는 자세도 낯설지만, 학생들은 진지한 자세로 수업에 임합니다.
[후안 카밀로 / 보고타 세종학당 사물놀이 동호회원 : 일상 속에서 접할 수 있는 한국 문화에 대해 더 알고 싶었고, 이번에는 특히 한국 음악에 집중해 더 알고자 했습니다. 주변 사람들과 호흡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고, 이런 점이 재밌다고 생각합니다.]
[마리아 파울라 / 보고타 세종학당 사물놀이 동호회원 : 사물놀이에 사용되는 다양한 악기와 악기별로 다른 연주 방법이 늘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개성과 조화가 어우러진 사물놀이의 매력.
지구 반대편의 학생들은 어떻게 한국의 전통 음악과 인연을 맺게 된 걸까요?
이들이 처음 사물놀이를 접한 건 세종학당의 전통 문화 수업을 통해서였는데요,
단순한 수업 활동이었지만, 사물놀이에 대한 학생들의 흥미는 식을 줄 몰랐습니다.
배움에 대한 열정은 곧 행동으로 이어졌고, 2016년, 첫 모임을 시작으로 자발적인 동호회가 결성됐습니다.
지금은 1, 2년 먼저 사물놀이를 배운 동호회 선배들이 정기적으로 연습 지도를 맡고 있습니다.
[알레한드라 고르리죠 / 보고타 세종학당 사물놀이 동호회 지도자 : 사물놀이를 접하게 된 건 약 1년 정도 됐고, 아주 재미있게 즐기고 있습니다. 저희가 배운 방식대로 동호회에서 사물놀이를 처음 접하는 학생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날은 좀 특별한 수업이 열렸습니다.
콜롬비아에서 활동 중인 코이카 봉사단을 초청해 평소보다 더 많은 인원이 모여 사물놀이 수업을 진행한 건데요,
동호회 회원들은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하나라도 더 전해주기 위해 분주히 움직입니다.
"셋에 같이 칠게요. 하나, 둘, 셋."
[심준 / 코이카 봉사단 : (사물놀이 악기 연주를) 처음 해봤는데, 시작하기 전엔 조금 떨리고 기대됐습니다. 그런데 하다 보니까 조금씩 쉬워지는 것 같아요.]
우연한 계기로 접한 한국의 전통 음악.
낯설지만 강렬했던 그 울림은 콜롬비아 학생들의 마음속에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보고타 세종학당은 이들의 열정을 응원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한국 문화를 접할 기회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조정윤 / 보고타 세종학당 운영요원 : 학당에서 주도하는 행사가 아니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하고 싶어서 만든 모임이라는 점에서 저희도 참 뜻깊게 생각합니다. 한국을 좋아하는 많은 콜롬비아 학생들이 다 같이 모여서 이야기하고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YTN 월드 최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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