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나에게 한국이란 어떤 곳일까.
한국에서 자랐더라면, 지금의 나는 어떤 사람이 됐을까.
프랑스 파리에서 같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예술가들이 'OKAP' 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모였습니다.
[로르 바뒤플 / 한인 입양인 예술가·OKAP 회장 : 안녕하세요. 로르 바뒤플입니다. 저는 해외 한인 예술 프로젝트(Overseas Korean Art Project)의 약자인 OKAP를 설립했습니다. 유럽에 입양된 한국 출신 작가 10명이 모여 결성했습니다.]
2023년, 유럽 곳곳에 흩어져 살아가던 한국 출신 입양인 예술가 열 명은 서로를 향한 공감으로 이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공통의 뿌리인 한국을 각자의 시선으로 들여다보고, 내 안에 자리한 한국의 기억을 예술로 풀어내 관객과 나누기로 한 건데요.
[로르 바뒤플 / 한인 입양인 예술가, OKAP 회장 : 저희는 프랑스에 도착할 때까지, 한국에서의 과거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상상력과 예술 작업으로 채우고 있습니다. 입양인으로서 우리만의 방식으로 역사를 다시 쓰고 한국과 연결되는 방법입니다.]
지금까지 두 차례의 전시를 통해, 단지 '입양인'이라는 단어만으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더 깊고 복합적인 정체성의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이들에게 예술은 기억하지 못하는 모국에 대한 그리움을 풀어내는 도구이자, 끊어진 뿌리를 되짚고 회복하는 방법이었습니다.
[파트릭 번스 / OKAP 멤버 : 저는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파트릭 번스입니다. 한국에서 태어났고 이후 입양되었습니다. (전시된) 제 그림은 두 명의 멤버를 그렸습니다. 한국을 떠난 적 없는 평행 세계의 제 사촌처럼 멤버들을 그려보자는 생각이었습니다. 한국을 떠나지 않는 평행세계의 사촌으로 그려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장은 회화, 영상, 설치 미술까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채워졌습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작가들이지만 그들의 작품 안에는 한인으로서 정체성을 빚어보려는 노력, 그리고 모국을 향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이들의 고백 같은 작품은 관객들의 마음에도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호망 페네 / 관객 : (전시는) 한 번도 알지 못했던 (고국의) 가족과 현재 이곳 프랑스에서 가족이 된 가족 사이의 거리감 사이의 관계를 다룹니다.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매우 강한 아픔을 느꼈습니다.]
[양영자 / 관객 : 굉장히 한국적인 작품들이 많이 있어요. 자기의 정체성을 진짜 드러내는 거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기쁩니다.]
전시장 한편에서는 직접 만든 한식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고, 작은 공연도 펼쳐졌는데요.
한국의 맛을 느끼고, 작품 이야기를 나누면서 사람들은 서로의 삶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파리의 작은 갤러리는 예술을 통해 사람과 사람의 마음이 이어지는 작은 한국이 되었습니다.
[로르 바뒤플 / 한인 입양인 예술가, OKAP 회장 : 파리 코리아 타운에 위치한 갤러리에서 개최된 이번 전시에서 작가들은 자신만의 고유한 스타일을 통해 자신만의 자리를 찾았습니다. 최종적으로 라이브 전시를 만들고 싶습니다. 저희는 한국에 갈 겁니다. 한국에 있는 각자의 고향 도시에서부터 동시에 떠나는 것으로 시작하는 전시입니다.]
이들의 작품에는 나의 뿌리와 다시 연결되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예술가들은 오늘도 '한인'이라는 이름으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새로 써 내려갑니다.
뿌리를 찾아 떠나는 그들의 여정을 응원합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