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지구 반대편, 브라질도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브라질 정부가 긴급 방어에 나섰지만 유가 상승 여파로 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일용직 노동자들의 생계까지 위협하고 있는데요.
중동발 에너지 쇼크가 집어삼킨 브라질 민생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사]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장거리 화물차를 모는 다닐로 제수스레미 씨는 최근 폭등한 기름값 때문에 운전대를 잡기가 무섭습니다.
운송비에서 떼는 유류비 부담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커졌기 때문입니다.
[다닐로 제수스레미 / 트럭 운전사 : 요즘 이 연료 탱크를 채우려면 4천 헤알 정도 들어요. 예전에는 한 3천 헤알 정도 썼는데. 엄청 올랐죠. 물류는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잖아요. 다들 힘들어지는 겁니다.]
실제로 다닐로 씨처럼 탱크 3개가 달린 대형 트럭을 한 번 가득 채우는 비용은 이란 사태 이전 2천8백 헤알 선에서 최근 4천 헤알, 우리 돈 120만 원 선까지 폭등했습니다.
하루 600L 안팎의 기름을 쓰는 화물차 기사들에게는 생업을 포기해야 할 수준입니다.
원인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입니다.
이란 사태로 국제 브렌트유가 지난 3월 말 배럴당 120달러를 넘어서자 세계 9위 산유국인 브라질도 충격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원유는 팔면서도 정제 시설 부족으로 내수용 경유는 다시 수입해 와야 하는 '자원 부국의 역설' 때문입니다.
브라질 석유청에 따르면, 이란 사태 직전인 지난 2월, 리터당 5.92헤알이던 경유 가격은 5월 넷째 주 기준 7.31헤알까지 치솟았습니다.
전체 화물 물류의 60%를 경유 트럭에 의존하는 브라질은 비상이 걸렸습니다.
지난 2018년 전국을 마비시켰던 트럭 운전사들의 파업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옵니다.
브라질 정부는 긴급 보조금을 투입하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중간 유통 단계에서 마진을 챙기며 현장 가격이 내려가지 않자, 에너지부 장관까지 나서 민간 업계를 강력히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알렉산드르 실베이라 / 브라질 광물에너지부 장관 : 연방 정부가 취한 유가 안정 조치들의 인하 효과를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더 서둘러 줄 것을 강력히 호소합니다.]
정부와 업계가 힘겨루기를 벌이는 사이 생필품과 식료품 가격도 크게 올랐습니다.
고정 수입 없이 물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은 서민과 일용직 노동자들은 그야말로 생존 위기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라우라 세안드라 / 일용직 노동자 : 저는 (물가 상승을) 충분히 체감 중입니다. 저는 일용직이라 고용주에게 물가 압력이 들어가면 바로 제게 일을 안 줍니다. 수입이 줄면 예전처럼 물건을 살 수 없게 됩니다.]
중동 전쟁의 여파가 브라질 민초들의 삶과 경제까지 뒤흔들고 있습니다.
YTN 최가영(weeping0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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