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란 전쟁 여파로 호주 유가가 급등하면서 멜버른 한인 상권도 원가 상승과 소비 위축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정부가 유류세 인하와 대중교통 무료 개방 등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사태 장기화에 대한 불안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제조업부터 관광업까지 멜버른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봤습니다.
멜버른 외곽의 한 김치 공장.
오늘도 공장은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지만, 대표의 고민은 깊어만 갑니다.
[김 성 준 / 김치 공장 대표 : 저희가 작년에 많이 시설 투자도 하고 이 공장을 증설을 해서 원래 올해는 많이 늘려야 되는 입장인데 매출을. 근데 그것에 대해서 많은 업체들이 다 긴축을 하다 보니 좀 걱정이 큽니다.]
지난 2월 말 이란 사태 직후 호주의 휘발유 가격은 약 1.5배, 경유 약 2배까지 급격히 치솟았습니다.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로 현재는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번 오른 물류비용은 꺾일 줄 모르고 있습니다.
[김 성 준 / 김치 공장 대표 : 저희한테 배달을 오고 있는 많은 업체들이 점점 그 원가 상승을 이유로 해서 단가를 올리고 있어서 앞으로 좀 걱정이 됩니다.]
실제로 지난 3월 호주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1% 급등했는데, 교통 부문이 9.2%, 특히 자동차 연료비는 32.8%나 치솟았습니다.
호주 통계청이 월간 통계를 도입한 2017년 이래 가장 큰 상승 폭입니다.
관광업도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김 승 범 / 관광회사 대표 : 한 30~40%의 고객이 지금 안 오시고 있습니다. 유류비는 이래가지고 저희들이 참 영업하는 데 손님들한테 아무래도 전가할 수밖에 없는 그런 부담이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정부도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연방 정부의 유류세 감면에 이어 빅토리아주 정부도 자동차 등록비의 20%를 환급해 주는 정책까지 내놨지만,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손님이 줄어든 사이, 평소 미뤄왔던 차량 점검을 챙기며 시기를 버티고 있습니다.
[김 승 범 / 관광회사 대표 : 여행업(관광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정부 대책이) 큰 도움은 되지 않습니다. 이 기회에 자동차를 갖다가 좀 더 많이 수리하고 자동차를 좀 더 보완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가졌으면…]
상황이 쉽사리 나아지지 않자, 빅토리아주 정부는 대중교통 무료 개방이라는 추가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6월부터는 요금을 절반으로 낮추는 방식으로 전환되는데, 정기 이용자는 연말까지 최대 850호주달러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정책 시행 후 대중교통 이용객은 10%가량 늘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의 대응책을 두고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립니다.
[잭 / 대중교통 무료 찬성·호주 멜버른 : 시민들과 지역민들을 지원하는 것은 좋다고 생각합니다. 짧은 기간 동안은 괜찮지만, 장기적으로는 좋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마리 키블 / 대중교통 무료 반대·호주 멜버른 : 빅토리아 주정부는 부채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미래 세대에 부담을 지우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불필요한 정책을 계속하는 것은 진정으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목적보다는 표를 얻기 위한 정책으로 보입니다.]
멜버른 한인 경제계도 단기적인 지원책이 사태 장기화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읍니다.
[박 진 우 / 세계한인무역협회 멜버른지회 부회장 : 멜버른에 있는 한인들 내에서도 많이 정보 교류가 될 수 있게끔 한인 무역협회뿐만 아니라 한인 경제인 그리고 우리 한인 전체가 공유를 할 수 있는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란 사태의 끝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멜버른 한인사회는 위기를 극복할 실질적인 해법을 찾기 위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YTN 강현정 (khj8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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