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전쟁으로 빚어진 나프타 대란에 건설자재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진 지 오래입니다.
자재 가격 상승을 못 견딘 중소 건설사의 폐업이 이어지고 있고, 중견·대형 건설사들까지 흔들리면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벽이나 유리 등에 붙이는 시트지 제조 업체가 상품을 놓아두는 창고입니다.
건설현장 등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언제든 납품할 수 있게 원래 재고를 꽉 채워둬야 하지만, 곳곳에 텅 빈 공간이 보입니다.
여름철 수요가 집중되는 시트지 제품을 중심으로 이렇게 재고가 동난 상태입니다.
업체가 취급하는 제품 130여 개 가운데 30%가량이 재고가 없는 상황입니다.
이란전쟁 이후로 제품 생산이 제대로 안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트지에는 필수 재료로 PVC가 들어가는데, PVC는 에틸렌으로 만들어집니다.
이 에틸렌의 주원료인 나프타가 수급난이 빚어진 탓에 PVC 역시 구하기가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공급이 부족해진 PVC 가격이 오르면서 생산 단가도 높아진 만큼, 시트지 업체들도 판매 단가를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박현호 / 경기 파주 시트지 제조업체 대표 : 시트지 업계도 지금 가격이 3월에 인상이 됐고 4월에 또 인상이 됐고 5월도 계속 인상이 된다는 거는 그만큼 수급이 불안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르는 거라서….]
이러한 마감재 외에도 도로포장에 쓰이는 아스콘, 레미콘 혼화제도 수급 불안으로 각각 30% 오르면서 건설 업계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4월까지 폐업을 신고한 건설업체 숫자는 1,400곳 정도로, 지난해보다 15%가량 많았습니다.
중견 건설업체 중에서도 유탑 건설은 회생 절차 폐지로 파산 절차를 밟게 됐고,
대형 건설사인 롯데건설도 장기 근속자 등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을 받으며 인력구조 재편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계속된다면 이달 중 아예 전체 공정이 멈추는 건설 현장이 나올 수도 있다는 위기감도 감지됩니다.
심지어 이란전쟁이 일단락된다 해도 이미 올라버린 공사비는 그대로 굳어질 것이란 예측이 지배적입니다.
[이은형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단순하게 호르무즈 해협이 개통됐다고 해서 전쟁 이전과 같은 물량의 물동량이 오갈 거라고 기대하기는 어렵죠. 수입 자재는 국제 무역이라 달러 기준 결제에요, 그러니까 환율이 공사비 상승요인으로 작용하죠.]
타개책으로 정부는 자재 수입단가 완화와 공급망 다변화 등 방침을 내놨지만, 건설업계의 짙어진 침체 분위기를 해결할 대책이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YTN 정현우입니다.
영상기자 : 이근혁
디자인 : 신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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