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증거가 많다고 주장해온 윤석열 대통령은 탄핵 심판정에서는 이에 대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며 한발 물러난 태도를 보였습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도 부정선거 증거는 많지만 확인된 것은 없다고 말했는데, 헌재가 비상계엄의 정당성을 인정할 근거라고 판단할지 주목됩니다.
부장원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대국민 담화에서 비상계엄의 목적 중 하나로 부정선거 의혹을 들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지난달 12일 대국민 담화 : 민주주의 핵심인 선거를 관리하는 전산시스템이 이렇게 엉터리인데, 어떻게 국민들이 선거 결과를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일부 극우 유튜버의 주장에 머물렀던 '부정선거론'은 윤 대통령이 직접 불을 지피면서 걷잡을 수 없이 퍼져 나갔습니다.
[유튜브 채널 '공병호TV' : 대한민국이 부정선거의 수렁에 빠져 있음을 만방에 선포했기 때문에, 대통령의 생환 여부와 관계없이 윤 대통령은 영웅이 된 겁니다.]
특히 지난 15일 체포 이후 공개된 윤 대통령의 옥중 자필 편지는 음모론에 정점을 찍었습니다.
"부정선거의 증거는 너무나 많다", "선관위의 엉터리 시스템도 다 드러났다", "엄청난 가짜 투표지가 발견됐다"거나 "선거 조작으로 언제든 국회 의석을 계획한 대로 차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 헌재 탄핵심판에 출석해 밝힌 입장은 달랐습니다.
부정선거 의혹의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선관위 전산 시스템 점검이 필요했다고 말했는데, 증거가 충분하다던 기존 입장과 모순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탄핵심판 3차 변론기일 (지난 21일) : 저희가 무슨 선거가 전부 부정이어서 믿을 수 없다는 그런 '음모론'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팩트'(사실)를 확인하자는 그런 차원이었다는 점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역시 헌재에 증인으로 출석해 평소 대통령이 부정선거 증거가 너무 많다고 얘기했다면서도, 확인된 게 없어 실체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비상계엄의 목적이었다고 말했습니다.
[김용현 / 전 국방부 장관 (지난 23일) : 굉장히 국민적 의혹이 많고 (부정선거의 증거가 너무나 많다면서요?) 증거도 많죠. 많지만 아직까지 그것이 확인된 게 없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공식적으로 부정선거가 많다' 이렇게 얘기할 수 없기 때문에 담화문에는 안 넣었지만….]
결국 부정선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 건 없다는 말인데, 대통령 변호인단은 시중에 떠도는 사진 등을 근거로 여전히 부정선거 의혹을 부각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이미 대법원 판결 등을 통해 허위로 밝혀졌다는 선관위의 반박이 나오는 가운데 헌재가 부정선거에 대한 대통령 측의 주장을 계엄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근거로 인정할지 주목됩니다.
YTN 부장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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