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3·1절 기념식에서는 이 장면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스치듯 만난 두 사람, 어제 기념식 현장으로 가보실까요?
행사가 시작되기 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모습이 보이고요,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잠시 후에 자리에 앉습니다.
정 비대위원장,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를 두고 이 대표를 향해 "정치적 사망 선고"라며 비판했는데,어제는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네요.
잠시 후에는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도착하고요,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도 자리합니다.
이재명 대표와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장했던 인사들이 한자리에 모인 상황이 어색해 보이기도 하네요.
자, 주목할 장면은 여기입니다.
행사를 마치고 퇴장하던 윤석열 대통령이 여야 지도부와 인사를 나눴는데요.
이재명 대표와도 인사하죠?
짧은 순간, 악수를 하며 눈을 마주쳤는데, 대화는 없었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공식 석상에서 만난 건 지난해 10월 국군의날 기념식 이후 5개월 만이고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뒤에는 처음입니다.
지금까지, 어색한 만남의 현장이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에서는 수박 찾기가 한창입니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최소 30여 명 이탈표가 나오자, 이들을 찾아 공개 심판하자는 움직임이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 나온 겁니다.
겉과 속이 다른 반란 의원을 색출하겠다는 건데, 이 대표 팬 카페 '재명이네 마을' 등에는 '수박 리스트', '낙선 명단'까지 돌았습니다.
그러자 여기 포함된 의원들이 나는 찬성 안 했다며 부인하고 나서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무기명 투표인데 찬반 여부를 묻는 건 물론, 예단해 공격하는 행위가 과연 민주 정당의 모습이냐,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이재명 대표에게 물어봤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28일) : (지지자들이 가결 투표하신 분들 색출하고 있는데 자제 요청 하실 건가요?) 자, 여러분 이재명을 잡느냐 못 잡느냐 이런 문제보다는 물가도 잡고 경제도 개선하고 사람들의 삶도 낫게 만드는 문제에 많이 관심 가지시기 바랍니다. (대표님 혹시 거취 표명 좀 하실 건가요? 지지자들에 대한 자제 요청하실 건가요?) …….]
이 대표는 강성 지지자들의 행동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는데요.
어제 3·1절 기념식을 마친 뒤에도 윤 정부의 대일 외교를 비판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피해자가 억울해서 가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해라, 배상해라, 이렇게 요구하고 있는데 피해자를 보호해야 될 정부가 나서서 아 돈 필요해? 얼마면 돼? 내가 대신 줄게,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돈이 없어서 싸우고 계십니까, 어머니!]
이 대표는 대신 당 대변인을 통해 강성 지지층에게 색출 작업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고요.
대변인들은 거듭 이런 상황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의겸 /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찬반 투표를 어떻게 했는지 알아보려고 하는 시도, 노력 자체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첫째도 단결, 둘째도 단결, 셋째도 단결입니다.]
[안호영 / 더불어민주당 수석 대변인 (지난달 28일) : 이재명 당 대표는 이번 일이 당의 혼란과 갈등의 계기가 돼서는 안 된다, 특히 의원들 개인의 표결 결과를 예단해 명단을 만들어 공격하는 등의 행위는 당의 단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들은 중단해 주셔야 한다.]
당내에서는 체포동의안 표결 전부터 이 대표가 거취 표명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는데요.
이 문제를 전당원 투표에 부치자는 제안도 나왔습니다.
친명계 안민석 의원의 말인데요. 들어보시죠.
[안민석 / 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앞으로 더 거세게 당대표 사퇴 요구가 있을 것입니다. 이 문제는 이 대표의 판단이 중요하겠지만 이건 당원들에게 물어봐야 되는 것이죠. 국회의원들이 당의 주인이라고 착각하는 것은 오산이고요.]
하지만 당 지도부는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김의겸 /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 안민석 의원님이 그렇게 말씀하신 충정은 제가 충분히 짐작은 합니다. 우리 내부의 서로 견해 차이를 확인하고 그걸 해소하기 위해서 서로 허심탄회하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할 때이지 그것을 밖으로 크게 벌이면서 외화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에서 벌이지는 상황을 두고 국민의힘은 이렇게 외쳤습니다.
"바보야, 문제는 이재명이야!"
이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시작으로 민주당에 공포정치가 시작됐다며 배신자 색출에만 정신이 팔려 '수박 논쟁'에 여념이 없다고 비판했는데요.
정진석 비대위원장도 '이탈표'가 아니라 '정의표'라며 민주당 강성 지지자들의 움직임을 지적했습니다.
[정진석 /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 (민주당 내에서 이탈 표심이 이어지는 것 같은데 민주당 상황 어떻게 보시는지?) 찬성표를 던진 민주당 의원들을 반란표라고 얘기하고 색출한다는 걸 들었는데, 국민은 반란표라는 표현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정의로운 '정의표'고 용기있는 '용기표'고 상식에 입각한 '상식표'라고 다들 생각하세요. 의원 개개인이 헌법 기관이기 때문에 자기 양심 따라서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힘은 오늘로 새로운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6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김기현 후보는 지난 주말 '김나연대'를 강조하며 나경원 전 의원과 함께 대구·경북 지역을 찾았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지난달 28일) : 제가 다녀보니 대구·경북에 나경원 빼고 아무것도 안 돼요. 맞죠, 여러분. 이번에는 어쩌다 보니 제가 나섰습니다만 앞으로 나경원 대표가 큰 역할을 해야겠죠, 여러분. 그럼 나경원 3번 연호를 외치시죠.]
[나경원 / 국민의힘 전 의원 (지난달 28일) : 대통령과 정말 호흡을 맞출 지도부가 들어서서 그 지도부가 대통령의 개혁을 힘 있게 뒷받침해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생각하시죠, 여러분.]
김기현 의원은 또 예비경선을 함께 했던 윤상현 의원과도 연대하기로 했다며 통합 정신을 강조했는데요.
[김기현 /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지난달 28일) : 나경원 대표님과 '김나연대'도 했지만 얼마 전에 조경태 의원과 '김조연대'도 했습니다. 며칠 전에 윤상현 의원과도 만나 담판을 지었습니다. 윤상현 의원도 김기현을 밀어주겠다고 약속을 해서 '김윤연대'도 다 만들었습니다.]
윤상현 의원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연대설을 부인하며 자신은 중립이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안철수 후보는 김 의원의 '김나연대', '김윤연대'의 진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비판했는데요.
김기현 후보는 뒤에서 끌어당기지 말라며 받아쳤습니다.
[안철수 /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 한마디로 저는 공갈연대라고. 사실 연대를 한다고 하면서도 어떻게 보면 서로 린치를 가하고 협박을 해서 마치 끌어오는 듯하게….]
[김기현 /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 훌륭한 선수는 남을 뒤에서 끄집어 당기지 않고 자신의 실력으로 앞을 향해 달려나가는 것입니다. 자신의 실력으로 잘 경주하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안철수 후보, 전당대회 공정성에도 의문을 제기하며 대통령실이 전당대회에 부당하게 개입한다고 목소리를 냈습니다.
SNS에 올린 글인데요.
이번 전당대회는 여러모로 낯설다, 대통령실·비대위·선관위 모두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는 건 저만의 피해의식인 거냐며 '윤안연대' 발언에 대한 정무수석의 지적 등 대통령실의 부당한 개입에 맞서지 않은 건 당 내분은 안 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안 후보는 자신이 김기현 후보에 치이고, 천하람 후보에 쫓기는 상황에서 '할 말은 한다'는 전략을 세운 걸까요?
하지만, 천하람 후보는 이미 늦었다며 안 후보를 견제했습니다.
안 후보가 '윤안연대' 논란 이후 우물쭈물하다 무대에서 떨어졌다, 개혁성을 보여줄 시기를 놓쳤다며 자신이 결선에 올라갈 거라고 자신했습니다.
[천하람 /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 윤안연대 안 쓰겠다, 윤핵관 안 쓰겠다. 그 후에도 특별한 개혁 성향이 한동안 안 나왔어요. 그러면서 구도 자체에서 좀 밀려나신 것 아닌가. 사실 표현이 좀 그런데 안철수 후보님이 이번에 저에게 레드카펫을 깔아주실 거다. 저희가 여러 자료들을 분석했을 때 저는 천하람·김기현 결선은 200% 확신합니다.]
황교안 후보는 특별 기자회견을 열고 김기현 후보의 부동산 의혹을 거론하며 거듭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황교안 /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 : 그냥 덮어놓고 가자. 내부 총질하면 안 된다 이건 여러분 말이 안 되는 얘깁니다. 제가 지금 뭐 말씀은 안 드리겠지만 많은 부동산 거래가 있었어요.]
8일 열리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모레 4일부터는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가 시작됩니다.
후보들은 오늘 서울·인천·경기 합동연설회를 하며 '수도권 대첩'에 나서는데요.
마지막 합동연설회, 표심을 잡기 위한 후보들의 치열한 공방전을 지켜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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