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당 핵심 인사들의 용퇴를 거듭 촉구해 온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기득권 장벽에다 인요한 위원장의 연이은 설화가 겹치면서 동력을 잃은 모습입니다.
별다른 성과 없이 결국 빈손으로 해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데, 전권을 약속했던 지도부의 리더십 타격도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이종원 기자입니다.
[기자]
보궐선거 참패 이후 여당 구원투수로 등판한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일성부터 여론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습니다.
[인요한 /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지난 10월 23일) : 이건희 회장님 말씀 중에, 참 제가 깊이 생각한 게, 와이프하고 아이만 빼고 다 바꿔야 한다.]
곧바로 '통합'을 기치로 1호 혁신안을 선보여 관철했습니다.
당 주류에서 멀어져 있던 이준석 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의 징계 철회를 주도한 겁니다.
이슈몰이에 나서며 받은 탄력은 당 지도부와 중진, 친윤 핵심 그룹까지 겨냥한 용퇴 요구로 이어졌습니다.
[인요한 /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지난달 3일) :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지역의….]
하지만 당사자로 지목된 인사들의 요지부동에 '인요한 혁신위 발 쇄신'은 한 달 넘게 제자리걸음입니다.
아직 때가 아니라는 지도부 답변이나 이른바 '버스 몰이'에 나선 장제원 의원 등을 거듭 압박했지만, 되려 인 위원장의 발언들이 논란을 키우며 발목이 잡혔습니다.
[인요한 /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지난달 15일 YTN 라디오) : 대통령에 직접으로 연락 온 건 아니고요. 지금 하는 것을 그냥 소신껏, 생각껏 맡아서 임무를 끝까지, 그렇게 그냥 거침없이 해라, 이런 신호가 왔어요.]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지난달 16일) : 당무에 개입하지 않고 있는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돼서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계속된 '러브콜'에도 면전에서 면박만 준 이준석 전 대표의 부모를 비판한 건 인 위원장의 입지를 좁히는 결정적 계기가 됐습니다.
[이준석 / 국민의힘 전 대표(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 부모 끌어들여서 남 욕하는 건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12년 하는 동안 제가 당해본 일도 없고….]
이후에도 실수는 실수고, 혁신은 혁신이라며 기존 용퇴 권고를 정식 안건으로까지 의결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습니다.
인 위원장의 전격적인 '공천관리위원장 추천' 요구가 더 큰 후폭풍을 불러왔습니다.
[인요한 /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그제) : 전권을 주신다고 공언하셨던 말씀이 허언이 아니면, 저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해주시기 바랍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그제) : 인요한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이 되기 위한 그런 목표를 가지고 활동했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리를 가지고 논란을 벌이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 보입니다.]
인요한 혁신위의 활동 시한은 오는 24일까지 입니다.
혁신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조기 해산 카드로 압박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릴 거란 전망이 적잖았지만, 지금은 스스로 동력을 상실한 모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더 힘을 받는 분위기입니다.
시한을 못 박은 혁신위의 희생 요구를 국민의힘 지도부는 선을 넘은 거라고 보는 기류가 역력합니다.
그러나 출범 당시 김기현 대표가 인요한 위원장에게 전권을 공언했다는 점에서 '빈손 혁신위'가 현실화할 경우, 김 대표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 할 거란 지적이 많습니다.
YTN 이종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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