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뉴스나우] 6년 만에 '대북 확성기'...남북, 강대강 대치

2024.06.10 오후 01:29
■ 진행 : 정지웅 앵커
■ 출연 :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NOW]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북한의 오물풍선 도발에 우리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다시 시작했습니다. 당분간 남북 심리전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데요. 관련된 자세한 내용,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우리의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새로운 대응을 하겠다, 이렇게 경고했습니다. 새로운 대응, 이게 뭘 의미합니까?

[임을출]
일단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내용을 보면 지금까지 자기들이 전단지 살포한 행위는 낮은 단계의 조치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그 얘기는 뭔가 하면 앞으로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 단계를 높여갈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시사를 했고요. 그러면서 새로운 대응을 예고를 했는데 그다음 문장이 보면 결국은 지금까지 자기들이 뿌려왔던, 살포해왔던 휴지나 오물들을 계속 일상적으로 목격하게 될 거다. 이렇게 우선은 얘기를 했어요. 새로운 대응 내용의 구체적인 내용을 아직 우리가 정확하게 가늠하기는 쉽지 않지만 북한이 지금까지 보여줘오고 대응했던 패턴을 보면 일단 우리가 탈북단체들이 보내는 이 모든, 자기들은 선전선동물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이게 오물이기 때문에 자기도 여기에 상응하는 대응을 해 주겠다. 지금까지는 낮은 단계의 대응을 했는데 앞으로는 점점 단계를 높여나가겠다, 이렇게 얘기했기 때문에 그러면 더 높은 단계가 무엇일까? 이게 우리가 앞으로 주목해야 될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거죠.

[앵커]
지금 북한이 대북 확성기 방송에 상당히 예민한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대북 확성기 방송이라는 게 이런 것이지 않습니까? 큰 스피커에 BTS 노래라든지 아니면 김정은에 대한 비판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담아서 내보내는 건데 이게 정말 위력이 상당한가요?

[임을출]
과거 남북관계 역사를 보면 남북 대화나 협상이 재개될 때 북한이 가장 우선순위로 요구했던 것이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이었습니다. 그만큼 북한이 이 문제를 예민하게 그리고 또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또 어느 정도 체제에 타격을 주는 요소라는 것은 인정한 거죠. 그런데 그 사이에 북한이 많이 변했죠. 김정은 정권이 등장을 했고 그리고 핵미사일 역량을 계속 고도화시키고 있고 또 김정은 위원장의 위상이 굉장히 지금 고조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그러니까 문제는 이 전단지의 내용이라든지 확성기 방송의 내용들이 자신들이 표현하기를 신성시하는 자기들의 제도와 사상, 더군다나 김정은 위원장의 위상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이렇게 얘기하는 거죠. 그러니까 북한으로서는 방송이든 전단지든 참고 지켜볼 수만은 없는 겁니다. 어떤 식으로든 대응을 할 수밖에 없는 요소가 있다. 그게 바로 북한의 김정은 체제라는 독특한 특성. 그리고 또 김정은 위원장의 위상이 점점 신성시되어 가고 있고 절대화되어 가고 있는 이 과정에서 전단지나 방송의 내용들이 권위를 흔들고 있다. 이렇게 판단하는 한, 북한의 강력한 대응은 있을 수밖에 없을 거다. 이런 점에서 우려가 되는 거죠.

[앵커]
접경지 주민들 같은 경우에는 특히 더 불안감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요. 물리적인 충돌 가능성도 발생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임을출]
충분히 가능하죠. 지금 북한의 단기적인, 그러니까 오물풍선을 보내는 단기적인 목표는 일단 탈북단체들의 삐라, 그러니까 전단지 살포를 중단하라는 것. 이게 첫 번째 목표예요. 그렇지만 앞으로 지속적으로 확성기 방송도 되고 전단지가 계속 유포가 된다면 북한으로서는 보다 강력한 대응수단을 모색할 수밖에 없고 그게 군사적 충돌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은 거죠. 그리고 과거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결국은 대북 확성기 방송이나 전단지가 북한의 물리적 대응을 유발하는 핵심 요소가 되었잖아요. 그래서 개성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우리가 다 지켜보는 앞에서 완전히 폭파가 된 적도 있고, 또 2015년에 우리 군인들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겨냥해서 고사포까지 바로 공격을 하는 그런 일까지 벌어졌잖아요. 이런 전례를 고려한다면 군사적,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개연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할 수밖에 없는 거죠.

[앵커]
우리뿐만 아니라 북한에도 실제로 확성기 방송을 할 수 있는 장비가 있지 않습니까?

[임을출]
2015년, 2016년 이때까지만 해도 우리의 장비, 확성기 기술적 수준이 훨씬 우위에 있었기 때문에 북한이 대남방송을 해도 큰 의미가 없었죠. 방송의 질이랄까 또 파장, 능력 이런 것이. 지금 화면에 나오고 있지만 가청거리도 완전히 다르고. 이런 능력의 차이가 있었는데 그동안 시간이 몇 년이 지났단 말이에요. 그 사이에 북한의 방송 기술력이 향상될 가능성도 있어보이고요. 그런데 문제는 방송 내용, 콘텐츠의 차이 때문에 북한이 어떤 방송을 해도 효과를 발휘할 수가 없어요.

[앵커]
확성기를 기술이 더 좋아졌어도 그 내용이 와닿지 않는 거죠?

[임을출]
그런 거죠. 북한이 어떤 심리전 방송을 해도 거기에 동조를 하거나 또 심리적 동요를 할 우리 측의 군인이랄까, 접경지역 주민들은 거의 없다고 봐야 되잖아요. 물론 가청, 시청 거리도 굉장히 짧고 가청 거리도 굉장히 짧고. 여기서 북한으로서는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승산이 없어요, 사실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북한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이라고 해서 2020년 이후에 외부에서 들어오는 정보, 문화 통제를 지금 굉장히 엄격하게 하고 있어요. 이미 뉴스를 통해서 많이 알려졌지만 남한 드라마 방송을 시청하고 유포를 하면 심하게는 사형까지 처하는 그런 형벌 조항이 추가되어 있는 그런 상황이거든요. 그러니까 그만큼 북한에 유입시키는 콘텐츠가 김정은 위원장이 지금 만들고자 하는, 또 북한 정권이 세우고자 하는 유일영도체계 그리고 또 사상문화체계 이런 데 상당히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북한으로서는 강력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고, 그렇지만 심리전으로는 맞대응이 어렵다, 이렇게 얘기할 수가 있죠.

[앵커]
오물풍선 살포 같은 경우에 1, 2차 때와는 다르게 3, 4차 때는 서풍이 불 때 살포를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냥 생각해 봤을 때는 바람이 조금 바뀌면 살포를 하면 될 텐데 이렇게 무리하다고 해야 될까요, 효율이 떨어지는 살포를 한 이유는 어떻게 보십니까?

[임을출]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 내용을 보면 자기들이 풍선 기구를 1400개를 띄웠다고 하더라고요. 그걸 유포했는데 우리 군 당국에서는 310개 정도밖에 발견이 안 됐다. 나머지는 다 남쪽 지역에 낙하가 안 된 거죠. 한마디로 낙하효율이 떨어지는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어쨌든 북한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자기들이 남쪽에서 날려오는 전단지의 숫자, 건수 여기에 철저하게 비례해서 자기들도 맞대응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얘기를 했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탈북단체들이 보내는 전단지의 숫자 이런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로 북한에서 발견되는 그 양, 그 건수에 따라서 자기들이 대응을 하겠다고 얘기했고. 또 즉시적으로 대응을 했다고 했기 때문에 그런 맥락에서 아마 조금 무리하게 오물풍선을 날린 게 아닌가 이렇게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일각에서는 지금 북한이 오물풍선을 살포하면서 관련된 데이터를 보고 있다, 이런 얘기도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효율이 있다, 이렇게 보십니까?

[임을출]
저는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봅니다. 북한이 지금까지 군사무기들, 특히 신형 무기체계를 개발하는 과정을 보면 초기 단계에서는 조금 효율도 떨어지고 실패 확률이 높다고 하더라도 계속 실험하는 느낌들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은 오물풍선에 그치고 있지만 이것을 무기화한다는 계산을 한다면 얼마든지 다양한 남측의 대응방식도 지켜볼 수도 있고, 또 오물풍선의 역량을 더 강화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수도 있고. 그걸 위해서는 축적된 데이터가 굉장히 중요할 수 있겠죠. 그래서 그런 맥락에서 오물풍선도 이게 단순히 심리전 도구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안보 위협을 결정적으로 가중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렇게 봐야 되겠죠.

[앵커]
조금 전에 언급해 주신 오물풍선의 무기화라는 것은 오물 대신 폭탄이라든지 생화학무기라든지 이런 것을 실어서 내려보낼 수 있다는 말씀이시죠?

[임을출]
그렇죠. 그건 극단적인 시나리오를 통해서 예상할 수 있는 부분들이기는 한데 남북 관계의 악화 가능성 그리고 군사적 충돌까지 전개가 된다면 북한으로서도 반드시 전쟁에서 승리를 해야 될 거 아닙니까? 런 맥락에서 오물풍선의 무기화 가능성은 열어놓고 봐야 되겠죠.

[앵커]
정치권에서는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오물풍선이 우리 국민들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넘어오기 전에 격추를 해야 된다라는 얘기인데 먼저 여쭤볼 게 격추는 할 수 있습니까?

[임을출]
제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자신 있게 얘기할 수는 없는데요. 그런데 이 풍선이 한두 개도 아니고 수백 개, 수천 개가 날아오는데 그걸 일일이 조준사격을 한다? 만약에 실제로 조준사격을 한다고 그러면 그건 거의 국지전 상황이라고 봐야 될 거 아닙니까. 물론 드론을 활용해서 격추할 수도 있겠지만 물론 우리 군 당국에서 다양한 대응 시나리오를 갖고 있을 거라고 저희들은 믿고 있는데 어떻든 오물풍선에 사격을 가하는 순간 지금보다 훨씬 군사적 긴장이나 충돌의 가능성은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
이렇게 저는 봅니다.

[앵커]
교수님이 보실 때는 직접적인 사격이나 이런 것들을 통한 격추는 가능성을 낮게 보시는 거죠?

[임을출]
그렇죠. 그건 교전행위에 준하는 조치라고 보여지기 때문에 더군다나 오물풍선이 오물에 그치는데, 오물만 들어 있는데 그것을 격추했을 때 과연 그게 교전규칙에 합당한 대응이냐, 이런 비판의 목소리도 나올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오물 안에 무엇이 들어 있을지에 대한 것도 우리가 미리 짐작하기도 어렵고 대응하기 쉽지 않은 북한의 도발이라고 봐야 되겠죠.

[앵커]
탈북민 단체들이 대북전단을 살포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것을 제재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임을출]
지금 많은 분들이 헌법재판소 판결 내용을 가지고 얘기하죠. 지금까지 탈북단체들은 어떻게 보면 표현의 자유가 제일 중요하다. 이 표현의 자유를 통해서 북한 주민들의 알권리를 우리는 충족시켜야 된다. 이런 논리로 대응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제가 걱정하는 것들이 그런 건데 사실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지금 접경 지역 주민들의 불안 또는 실제로 생명과 신체에 위해가 가해질 수 있는 그런 상황들이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헌법재판소에서도 사실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 보장. 그리고 남북 간의 긴장 완화를 위해서는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상황 관리를 해도 된다. 그런 취지의 판결을 한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지금 저희들이 지혜를 모아야 되는 게 표현의 자유를 일정하게 허용하면서도 접경 지역 주민들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도 보장하는 그런 방식의 대응이 필요하지, 지금 표현의 자유만을 앞세워서 주민들이 불안하고. 그리고 지금 접경지역 주민들만 불안한 게 아니라 오물풍선들이 전국적으로 확산이 되고 있잖아요. 그런 점들도 균형을 잘 맞춰서 대응하는 지혜를 보여줄 때다. 저는 이렇게 봅니다. 그래서 정부에 보다 적극적인 상황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이렇게 저는 생각을 합니다.

[앵커]
이어지는 질문이기는 한데요. 정부가 헌법재판소의 판결, 결과를 벗어나지 않고도 예를 들어서 형사적인 처벌이 아니라 행정적인 대응을 통해서 대북전단 살포를 막을 수 있다라는 의견도 있는데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임을출]
지금 헌법재판소 판결을 보면 현장에서 경찰력을 좀 더 동원해서 상황에 따라서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으면 개입을 해라. 이런 내용의 취지의 판결을 했어요. 그러니까 전단 살포와 관련해서 탈북단체들의 사전신고를 받는다든지 또 내용을 봐서 경찰이 좀 더 현장 상황을 봐서 적극적으로 상황을 관리할 수 있는 그런 재량권을 부여했다고 보는 거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탈북단체 이분들이 표현의 자유를 앞세워서 경찰들의 현장 통제에 순응을 하고 있지 않다고 지금 제가 알고 있거든요. 이런 부분에서 어떻든 지금 이 위기가 단순히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데 그치면 괜찮은데 더 큰 안보 위기로 연결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은 상황에서는 경찰이 보다 현장에서 관리 감독을 조금 더 강화하는 방향에서 국민의 공공이익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저는 생각합니다.

[앵커]
짧게 하나만 더 여쭙겠습니다. 대북 방송을 재개를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물풍선이 계속해서 내려오면 우리나라 국방부 차원에서 추가적인 대응 방안이 있습니까?

[임을출]
그게 앞서 질문해 주신 조준사격 같은 게 가능할 수도 있겠죠. 지금 오물풍선을 100%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요. 더군다나 바람에 따라서 오물풍선의 방향도 결정이 되잖아요. 낙하방향이나 지점이 결정이 되기 때문에 과연 이런 부분까지 완벽하게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저는 상당히 의문시되는 부분이거든요. 우리도 똑같이 군사적 조치를 통해서 이걸 막는다는 건데. 저는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을 거다, 이렇게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북한 오물풍선 그리고 우리의 대북 확성기 대응을 둘러싼 여러 가지 상황들 자세하게 분석해 봤습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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