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거래 비수기에도 전세 "부르는 게 값"...빌라마저 '들썩'

2020.12.10 오후 05:16
[앵커]
통상 연말은 주택시장의 계절적 비수기인데요.

그런데 전세 시장은 예외입니다.

세금 인상에다 저금리, 새 임대차법 요인 등이 겹치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더욱 심화하고 있습니다.

김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은 지 40년이 넘은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입니다.

지난달 말, 전용면적 76㎡가 전세 5억 원 안팎에 계약됐습니다.

그런데 며칠 만에 호가가 두 배나 뛰었습니다.

이마저도 4천4백 세대 가운데 임대물건은 7개에 불과합니다.

강남 학군 수요가 많아 실거주보단 세입자가 더 많았던 곳입니다.

하지만 재건축 실거주 요건 2년을 채우기 위해 집주인들이 대거 입주하면서 씨가 말랐습니다.

[서울 강남 소재 공인중개사 : 전세가 없다 보니까 아이들 공부가 덜 끝난 분들이 아직 이 동네 살아야 되잖아요. 그런데 전세가가 거의 2배로 오른 거죠. 재계약하는 분들은 2배씩 올랐어요. 전세가가. 그러니까 부르는 게 값이죠.]

세제 강화와 저금리, 새 임대차법으로 전세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승 폭이 다소 축소되긴 했지만, 이번 주 서울 전셋값은 76주 연속 올랐습니다.

특히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의 오름폭은 여전한 상황.

세 부담을 덜기 위한 집주인들의 반전세 선호 경향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 가운데 전세 비중은 60% 정도로 올해 들어 최저치를 나타냈습니다.

줄어든 전세는 반전세 수요로 옮겨붙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난은 결국 빌라 월세마저 들썩이게 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원갑 /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전세는 실수요 성격이 강해 입주물량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특징이 있는데요. 내년에는 입주 물량이 올해보다 많이 줄어들어서 불안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고요.]

공공임대를 전면에 내세운 정부의 전세난 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면서 전세 수요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현우[hmwy1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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