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이광연 앵커, 나경철 앵커
■ 출연 : 나연수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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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식시장에 '1월 효과'라는 말이 있습니다. 새해 시장에 대한 낙관 심리가 반영돼뚜렷한 이유 없이도 1월 주가 상승률이다른 달보다 높게 나타나는 현상인데요. 그런데 올해 1월은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그 이유가 뭔지, 언제쯤 시장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지, 경제부 나연수 기자와 함께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안 바쁜 주가 없었겠지만 지난 한 주 참 바빠보였습니다. 증시 전화연결이 많았더라고요.
[기자]
이번 주 날씨도 추웠지만, 주식 시황판도 파랗게 얼어붙어서 보기만 해도 추웠습니다. 어디까지 떨어질까 이런 생각이 드는 한 주였고요. 제가 이번 주에 증시 애널리스트라든지 경제 전문가들과 통화하면서 많이 들은 말이 너무 이상하다, 이례적이다, 또는 뭐가 도대체 주가 하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지 좀 취재를 해서 알려달라 이런 말까지 들을 정도로 이례적인 한 주였습니다.
[앵커]
뒷배경도 많이 추워보이네요. 이상한 한 주였는데 그러면 오늘 시장 마감 상황부터 보겠습니다.
[기자]
제가 아까 오후 2시 조금 넘겨서 주식 시황 전화연결로 전해 드렸거든요. 그때 너무너무 조마조마하더라고요. 지금 코스피 주가를 말씀드리는 중에도 이 주가가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파란색으로 바뀌었다, 실시간 이렇게 바뀔 정도로 엎치락뒤치락하는 하루였습니다. 외국인이 매도하고 나면 개인이 매수로 들어가는 매도세와 매수세가 맞붙었던 하루라고 볼 수 있겠고요. 오전 한때 2450선을 회복하나 싶더니 오후에는 또 2,430선으로 무너져내리는 이런 모습도 나타났습니다. 결국 오늘 종가는 개장가와 거의 같은 수준에서 거래가 마감됐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0.17% 오른 2,440.04로 거래를 마쳤고요. 외국인이 1,311억 원, 기관이 191억 원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1,214억 원 순매수하며 간신히 2,440선을 방어했습니다.
코스닥지수는 0.87% 상승해 840.33으로 마감했습니다.
[앵커]
엎치락뒤치락, 팽팽했던 증시. 소폭 반등을 했거든요. 그만큼 어제 하락 폭이 컸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봐야 될 것 같아요.
[기자]
어제 코스피지수 거의 2.5% 가까이 내려갔죠. 2,435.9를 찍으면서 시장에 당혹감을 안겼는데요. 어제는 코스닥지수 역시 2.55% 하락한 833.05로 마감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어제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의 하나로 한국거래소 찾은 날이었습니다. 증권시장에 대한 윤 대통령의 구상부터 잠시 들어보시겠습니다.
[윤석열 / 대통령 : 이 증권시장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과 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장입니다. 그리고 누구나 자기 능력으로 오를 수 있는 기회의 사다리가 됩니다.]
[기자]
이렇게 자본시장을 기회의 사다리로 만들겠다는 정부 구상을 발표한 날이었는데, 하필 지수가 올해 들어 가장 낮았습니다. 코스피가 2,430선을 기록한 게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어제가 처음이었고요. 어제 852개 종목이 하락했고, 상승 종목 수는 72개에 그쳤습니다. 연초 이후에만 8.26% 하락하며 12월 상승분 모두 토해냈고 연초 이 같은 하향 곡선은 2008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가파른 것이라고 합니다. 최근 홍콩H지수 하락에 따른 ELS 손실 문제점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는데 주요국 증시 가운데 코스피 낙폭이 홍콩H지수에 이어 최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올해 들어 증시 관련 소식 전해드릴 때 종가가 상승했다, 이런 얘기를 한 적이 별로 없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이유가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앵커 말씀대로 계속해서 하락장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건 조금 그래프로 보시면 더 잘 보일 것 같아요.
올해 들어 오늘까지 13 거래일 중에 10 거래일 하락했습니다. 특히 외국인 매도세가 주가 하락을 견인하는 모습이었고요. 일단, 글로벌 시장 흐름부터 보면지난해 말 미국 연준의 피벗 기대감, 그러니까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 전반에 퍼지면서 주가가 상승했었는데 이르면 3월 금리 인하될 거다, 이런 이야기까지 나왔으니까요. 그런데 이 기대감이 점차 위축되고 있습니다. 바로 그제도 미국 연준 이사가 금리 조기 인하에 대해 상당히 유보적인 반응을 내놓으면서 위험 회피심리가 커졌고, 미국 달러 가치와 채권 금리가 반등했습니다. 여기에 최근 지구촌 곳곳에서 지정학적 불안 요인도 더해지고 있습니다. 타이완 총통 선거 이후 중국과의 갈등이 고조됐고예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긴장을 일으키면서 물류대란까지 불거진 상황입니다.
[앵커]
방금 말한 대목들은 주요국 증시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인데 미국이나 일본 증시는 호조를 보였거든요. 이렇게 우리 증시가 유독 맥을 못 춘다고 해야 될까요? 다른 요인이 있습니까?
[기자]
일단 중국의 경기 부진 타격을 우리나라가 직접적으로 크게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보니, 앞서 말씀드린 타이완 총통 선거 등의 대외변수 영향이 우리 증시에 더 뚜렷하게 반영되고 있다고 볼 수 있겠고요. 또 어닝쇼크라고 하죠. 기업의 실적에 따른 충격인데요. 우리 증시의 핵심 업종인 반도체와 배터리 성적이 부진한 것도 한 요인입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전체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기관 수급도 약화됐습니다. 오늘도 순매도세가 강했는데 기관이 올해 들어서만 7조 원 가까운 순매도를 기록하며 외국인 매도세와 함께 주가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달러 강세가 주효했던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건 원·달러 환율 추이를 함께 보시죠. 보시다시피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1,320원대 였던 게 올해 들어 상승세 가팔랐습니다.
특히 어제는 무려 12원 이상 오르며 1,344원을 넘어섰는데,그래도 오늘은 닷새 만에 하락해 1,330원대로 내려섰습니다. 어제보다 4.5원 내린 1,339.7원에 마감했습니다. 또 제가 들은 분석 중에서는 아무래도 이번에 북한 도발 이슈가 미국 대선 국면이랑 맞물리면서 우리 증시에 주는 타격이 평소보다 조금 더 강했던 것 같다, 이런 분석도 있었고요. 소수의견입니다마는 정부의 공매도 금지도 어느 정도 영향을 주고 있는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있었습니다.
[앵커]
방금 짚어주신 대로 오늘 달러화도 내렸고 증시도 소폭 상승 마감했는데 그러면 이제부터는 반등하겠다, 이런 기대감을 가져도 되는 건가요?
[기자]
사실 지난 화요일, 그제 저랑 이야기 나눈 전문가 중 한 분은 코스피 2,500선이 무너졌고 달러가 1,330원 돌파했으니까 코스피는 최저, 달러는 최고점을 찍은 게 아닌가 생각한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는데 어제 바로 사정 없이 예상이 무너져 내렸죠. 시장 예측하기가 참 힘듭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가 변곡점이 될 거란 관측은 많습니다. 오늘 오후는 마치 전투를 보는 듯한 장세였습니다만, 일단 간신히 빨간 불을 켰다는 점, 환율 급등세가 진정 국면이라는 점은 긍정적 신호로 읽힙니다. 참고로 신한투자증권의 분석인데요. 지정학적 위험의 영향이 예전만큼 크지 않다, 한 달 안에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란 분석 보고서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아까 잠깐 언급했습니다만,어제 윤석열 대통령이 거래소를 찾았거든요. 자본시장 친화적인 정책들을 발표했잖아요.
[기자]
네, 우선 지난 2일 앞서 약속했던 내용이죠.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공식화 했습니다. 금융투자소득세는 주식으로 5천만 원 넘게벌어들인 투자자에게 소득의 20%를 세금으로 물리는 제도입니다. 내년 도입 예정이었는데 백지화하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고요. 그러면서도 증권거래세 인하 조치는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증권거래세는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을 전제로 세율을 낮춰온 건데, 금투세 백지화가 되면 전제조건이 사라지는 거거든요. 그런데도 인하 방침을 바꾸지 않은 거죠. 여기에 ISA 납입과 비과세 한도까지 대폭 올렸습니다. ISA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라고 해서 예금과 적금뿐 아니라 주식, 채권, 상장지수펀드 등 다양한 금융투자 상품을 담아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는 소위 만능통장이라고 부르는 건데요. 이 납입 한도를 두 배로, 비과세 한도는 지금보다 2.5배나 늘리기로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연 최대 4,000만 원까지 넣으면일반형 기준으로 104만 원 정도 세금을 덜 내게 된다고 합니다.
[앵커]
이런 모든 정책들이 결국은 투자를 유도해서 시장을 활성화하겠다, 이런 의도가 담겨 있는데 이렇게 되면 세수 부족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아요.
[기자]
정부 생각은 세금을 낮춰 주식 투자 유인을 높이면 전체 거래액이 커져 세수도 늘어날 거라는 생각이거든요. 주식 세제를 과감히 걷어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한국 증시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윤 대통령의 목소리로 직접 들어보시죠.
[윤석열 / 대통령 : 주식시장의 발전을 저해하는 이런 과도한 세제라고 하는 것은 결국, 우리 중산층과 서민에게 피해를…. 대통령령으로 할 수 있는 거라면 정치적으로 어떤 불이익 있다고 해도 과감하게 밀어붙일 수 있지만….]
[기자]
대통령령으로 할 수 있는 건 밀어붙일 수 있지만 금융투자소득세 도입은 여야가 합의했던 사항입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여야 합의사항을 파기하겠다고 밝힌 것이니만큼 실제 백지화까지는 진통이 예상됩니다. 세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라 야당이 호락호락 동의해줄 리 없고, 결국 잇단 감세 정책 발표가 총선용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는데요. 이런 현실도 감안하면서 시장 흐름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경제부 나연수 기자와 함께 증시 흐름 분석해 봤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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