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사건X파일] "수십년 살았는데..." 법원, 사실혼 부인 유족연금 불인정

2026.04.17 오전 09:52
■ 방송 : FM 94.5 (06:40~06:55, 13:40~13: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04월 17일 (금)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박은석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배우자와 사별한 경우엔 재혼하면 유족연금이 끊기는데 반대로 이혼한 경우엔, 재혼 후에도 분할연금을 계속 받는 사례가 있다면, 과연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법적으로 바로 잡아야할 대목도 없을까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관련 이야기, 자세히 나눠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오늘은 로엘 법무법인, 박은석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박은석 :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박은석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기본적인 질문부터 드려볼게요.직업군인 혹은 공무원과 혼인 관계를 유지하다가, 사별하게 된 경우 남아 있는 배우자는 유족연금을 당연히 받을 수 있죠?

◇ 박은석 : 네, 우리 법은 ‘유족연금’ 제도를 정하고 있습니다. 남편이 군인 등으로 복무하다가 사망했을 때, 그 배우자가 생계를 이어갈 수 있도록 국가가 일정 금액을 지속적으로 지급하는 제도인데요. 오랜 기간 군인 남편의 뒷바라지를 해온 배우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노후 생계의 핵심 수단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사별 이후에도 이를 일정부분 보장해주는 것이구요. 이때 금액은 사망 당시 지급받고 있던 금액의 60퍼센트를 기본적으로 받으실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오늘 다뤄볼 핵심은, 배우자와 사별한 뒤 유족연급을 받던 사람이, 재혼을 하게 되면, 연금을 더 이상 받을 수 없다..던데 맞는 이야깁니까? 제도의 취지와 함께 설명을 해주시죠.

◇ 박은석 : 네, 마찬가지로 우리 법은 유족연금 수급권의 상실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배우자의 경우에는 사실혼 관계를 포함하여 재혼한 경우에는 수급권이 상실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배우자가 새로운 혼인관계를 시작한 이상, 새로운 배우자가 부양을 하면 되는 것 아니냐. 더 이상 국가가 남겨진 배우자를 부양해 줄 필요는 없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규정입니다.

◆ 이원화 : 사실 일반인들 입장에서는 여기서부터 감정적으로 납득이 잘 안 되는 지점이 생깁니다. 재혼을 할 나이가 아무리 많더라도 예를 들어, 일흔, 여든이 넘은 경우라면, 젊은 부부처럼 새로운 부양관계가 형성된다고 보기 어려운 것 아니냐,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도 나이와 관계없이, 재혼하면 무조건 유족연금이 끊나요?

◇ 박은석 : 네 맞습니다. 유족연금 수급권은 배우자의 나이와 상관 없이 재혼으로 인하여 박탈됩니다. 사실 그 정도 연세라면 새로운 배우자분도 별다른 소득이 없으실 확률이 높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령상 연금 수급권이 박탈이 되구요. 실제로 오늘 오프닝에서 소개해드린 이야기처럼, 군인이었던 남편과 사별한 후 유족연금을 받아오던 80대 여성이 재혼하였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보훈청으로부터 연금 수급권을 박탈당하고, 이미 지급한 연금의 환수를 위하여 통장 등의 재산을 압류당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 이원화 : 실제로 이런 문제들 때문에 재혼 사실을 숨기고 살아가는 경우 적지 않다고 하는데...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동거만 이어가는 경우, 법적으로는 어떻습니까. 혼인신고를 하지 않으면 계속해서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는 건가요?

◇ 박은석 : 아닙니다. 우리 법령은 사실혼의 경우라도 유족 연금수급권이 박탈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실혼의 경우에는 혼인신고 등의 행정적인 절차가 없기 때문에 행정적으로 곧바로 확인되지 않는데요, 때문에 배우자의 재혼사실이 한참 후에야 뒤늦게 밝혀지고, 그동안 지급받은 막대한 금액의 유족연금을 환수 조치하는 사례도 많이 있습니다.

◆ 이원화 : 이런 경우는 어떻습니까. 알고도 신고를 안 한 경우도 있겠지만 정말 몰라서 신고를 안 한 경우도 있을텐데요. 그래도 법적으로는 문제가 되는 건가요?

◇ 박은석 : 네 맞습니다. 법리적으로는 재혼한 배우자가 그동안 지급받은 유족연금이 법령상 근거 없이 받은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보아 반환을 청구하게 되는건데요. 이는 재혼 사실을 알고도 숨긴 것인지 아니면 신고해야 하는 줄 모르고 받은 것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반환하여야 할 대상이 됩니다. 다만 이자까지 쳐서 반환해야 하느냐 등과 관련하여 그 규모의 차이가 있을수는 있구요.

◆ 이원화 : 이 문제가 헌재에서도 다뤄진 적이 있죠. 어떤 헌법소원이 제기됐던 거고, 결과는 어땠습니까.

◇ 박은석 : 네. 지난 2022년 헌법재판소는 재혼으로 유족연금 수급권을 상실시키는 법률이 위헌인지 여부에 대하여 2차례에 걸쳐 판단한 적이 있는데요. 결과는 2차례 모두 5대 4로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합헌 결정의 주된 논거는 첫번째는 유족연금은 재산권이 아니라 사회보장의 성격이 강하므로 나라가 그 내용을 정할 수 있다는 점, 두번째로 국가는 한정된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여야 하는 점, 마지막으로 재혼으로 배우자에게 새로운 부양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재혼으로 인한 연금 수급권 박탈이 크게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제도가 위헌이라고 판단한 재판관도 4분이나 계셨으니까, 비교적 위헌 여부에 관한 논쟁이 치열했다고 볼 수 있겠죠.

◆ 이원화 : 그런데 합헌 결정이 나왔다고 해서, 논란이 완전히 정리된 건 아닌 것 같거든요. 특히 많은 분들이 가장 납득하지 못하는 대목이, 사별 뒤 재혼은 유족연금이 끊기는데 이혼 뒤 재혼,은 분할연금이 유지되는 경우가 있다,는 부분이거든요. 일반인들 입장에선 사별은 안 되고, 이혼은 되냐, 이렇게 느낄 수밖에 없는데 법적으로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거죠?

◇ 박은석 : 네 맞습니다. 만약에 연금 수급권자가 생존 중 이혼한 경우에 배우자는 ‘분할연금’ 제도가 적용되는데요. 이는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배우자가 재혼하더라도 계속해서 받을 수 있습니다. 앞서 유족연금의 경우에는 ‘사회보장적 성격’이 있기 때문에 나라가 그 내용을 비교적 자유롭게 정할수 있는데, 유족 연금의 경우에는 그 사람에게 귀속되는 ‘재산권’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재혼 여부와 관계없이 그 사람의 사유재산을 보장해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여기서.. 최근 나온 군인연금 판결이 또 한 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것 같습니다. 이혼 조정서에 혼인관계가 파탄됐다,란 문구가 적혀있었음에도 법원이 전 배우자에게 연금을 분할해야한다, 판단했다는 건데 우선, 어떤 경우인 건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개요부터 설명을 해주시죠.

◇ 박은석 : 네. 우선 이 사건 원고는 군인으로서 오랜 기간 복무하신 분인데요. 2000년에 배우자와 협의이혼을 하셨다가 따님 문제 때문에 2007년에 서류상으로 다시 재결합을 하셨다고 합니다. 이후에 2020년 다시 이혼을 하셨고, 이때 이혼 조정 조서에 보면 ‘2000년부터 혼인 관계가 파탄되었다’라는 문구가 포함되었습니다. 이 사건 쟁점은 ‘2번째 혼인에 실체가 있었느냐’인데요. 원고는 이거는 딸 때문에 서류로만 혼인관계였던 것이다 라고 주장하였고, 반면 피고 측에서는 2번째 결혼 역시 실제 혼인관계에 있었기 때문에 해당 기간을 모두 산입해서 분할연금을 정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이죠. 법원은 2번째 결혼의 실체가 있다고 보아 피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 이원화 : 보통 그런 문구까지 들어가 있으면, ‘사실상 끝난 관계였구나’ 생각하기 쉬운데, 왜 그럼에도 법원은, 그 문구만으로 부족하다, 본 건가요?

◇ 박은석 : 네. 법원은 어떤 서류에 담긴 문구보다는, 혼인에 관한 실체적인 관계를 보다 중요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두 분이 2차 혼인 기간에 실제로 5년간 동거를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또 3년 이상 주민등록 주소지를 같이 했던 점, 손주 양육에도 함께 참여한 점 등을 근거로 두 사람이 실체적인 혼인관계에 있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비록 이혼 조정조서에 혼인관계가 파탄났다는 문구가 있기는 하지만, 그 문구만으로 향후 연금 분할과 관련한 명확한 합의가 있었다, 내가 두 번째 혼인으로 인한 연금 분할은 받지 않겠다 라고 정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고 판단하였습니다.

◆ 이원화 : 군인연금 관련한 사례들, 짚어보고 있는데 이야기 나온 김에 한 가지 사례 더 살펴보죠. 사실혼 관계를 맺고 수십년 살았는데 유족연금 지급대상이 아니다,라고 본 판결도 있었죠. 어떤 상황이었던 거죠?

◇ 박은석 : 네. 이 사안의 경우에는 군인의 법률상 배우자가 이미 계신 상태에서, 서류상 정리를 하지 않고 새로운 사실혼 배우자가 계셨던 상황입니다. 사실은 사실혼 배우자와 훨씬 더 오랜 기간, 수십년간 혼인관계가 유지되었긴 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법은 법률혼이 존재하는 상황에서의 사실혼은 법으로 보호하고 있지 않거든요. 이를 ‘중혼적 사실혼’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비록 사실혼 관계에 있다고 하더라도 법률혼 배우자와 법률상 혼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국방부와 법원 모두 ‘법률혼 배우자가 유족연금의 수급권자이다’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 이원화 : 사실혼 관계였다, 가정법원에서 1,2심 승소를 했음에도 유족연금을 둘러싼 소송에서는 패소했다. 같은 사실혼인데도 왜 결론이 달라진 거죠?

◇ 박은석 : 네. 당시에 다른 가정법원에서 사실혼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해 소가 제기되어 판단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가정법원이 두 분의 사실혼 관계를 인정하는 취지로 판단을 한 것은 맞는데요. 그러나 당시 가정법원 소송 과정에 법률혼 배우자가 어떻게 보면 매우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송에 전혀 참여하지 못했고, 이를 뒤늦게 알고 상소했다라고 하는데, 이런 점도 행정법원에서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양 당사자 사이에서 사실혼 관계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서는 가정법원에서 혼인의 실체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고. 다만 그로 인해 다른 사람, 즉 법률혼 배우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상황이 되자 행정법원에서는 또 다른 판단을 내린 것으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집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