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며칠 전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서울 청계천 물이 불어나면서 시민이 고립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애당초 복원공사가 최근 집중호우와 같은 기후변화를 고려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까지 안고 있습니다.
안윤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청계천 물이 급격히 차오르며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시민이 고립됐습니다.
지난 10일, 불과 15분 만에 13㎜의 폭우가 쏟아지며 벌어진 일입니다.
지난해 7월에도 똑같은 일이 벌어져 나들이객 12명이 간신히 구조됐습니다.
청계천은 하천 폭이 좁은데다, 산책로는 빗물이 스며들지 않은 콘크리트로 돼 있습니다.
이런 곳에 서울 종로를 비롯해 주변 4개 지자체, 400여 개 하수관에 들어찬 물이 밀려듭니다.
청계천 249개의 수문은 조작할 수 없어 조금만 비가 와도 자동으로 열리게 돼 있습니다.
물이 흘러넘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7년 전에 완공된 청계천은 게릴라성 폭우가 잦아진 최근 기후변화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인터뷰:박주양, 한양대 건설환경공학과 교수]
"10년 전에 청계천을 설계할 때 강우 패턴과 달리 지금은 기후가 굉장히 복잡하게 바뀌고 있거든요. 지금 기준으로 하면 (하수시설) 증설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가 생각이 되고요."
수문이 높은 위치에 설치돼 물줄기 때문에 대피로가 막히는 문제도 있습니다.
비를 피하기 위해 다리 밑으로 오게 되면 양쪽 수문에서 떨어지는 물줄기 때문에 꼼짝할 수가 없게 됩니다.
위험을 알리는 시설은 비가 오면 잘 들리지 않는 50m마다 하나씩 설치된 스피커 뿐입니다.
[인터뷰:강현구, 서울시설공단 청계천관리처]
"비가 예보되면 20~30분 전에 경보음과 안내방송이 나오고, 안내 요원이 대피 유도를 합니다. 그 때 신속하게 대피해야..."
대피령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도록 스크린과 경보음 장치를 설치하거나, 청계천에 하수시설을 추가로 건설해 산책로가 잠기지 않게 하는 대책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안윤학[yhahn@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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