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화장비용 100만 원 남기고'...고독사

2014.03.04 오전 11:20
[앵커]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마지막 길.

가족 해체와 경제적 빈곤으로 해마다 수백 명이 외로운 죽음을 맞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서울의 한 단독주택 셋방에서도 67살 정 모 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서랍 안에서는 '화장해 달라'는 글과 함께 백 만 원이 발견됐습니다.

막노동을 하며 생계를 이어가며, 마지막으로 남긴 재산이었습니다.

이웃들은 할아버지가 황달 증세가 심했지만, 병원치료는 받지 못했고, 이 때문에 5달 전부터 일 하러도 나가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혼자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해마다 늘어서 지난 2010년에는 636명이던 것이 2012년에는 810명까지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통계에 잡히는 숫자는, 사망한 뒤 가족이 나타나지 않은 사람들에 한정돼 있습니다.

실제로는 더 많다는 얘깁니다.

더 문제인 것은 잠재적 고독사 위험군인 노인 1인 가구가 점점 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지난해 125만 명이었던 독거노인은 2020년에는 174만 명으로, 2035년에는 343만 명으로 크게 늘 것으로 보입니다.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이 되면 자녀와 따로 살 가능성이 더 높고, 이혼 등으로 인한 독신가구도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책이 필요하겠죠.

전남 신안군은 지난 2007년 공영장례 지원 조례를 제정해, 군에서 장례비를 지원해줍니다.

신안군에는 모두 1004개 섬이 있는데, 혼자 사는 노인이 많고, 장례비용도 육지보다 더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

또 혼자 사는 노인들을 한 집에 모여 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도 있습니다.

전국 51개 시군구에 363곳에 공동생활가정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혜택은 일부만 받고 있습니다.

정책이 기초생활 수급자 위주로 짜여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정 할아버지도 자치단체가 독거노인 전수조사를 벌였는데도 보호망 안으로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상당수 노인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는 상황.

언제까지, 이런 안타까운 소식을 계속 전해 드려야만 하는 건지 가슴이 답답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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