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독방 가두고 부모 모욕까지...간호사들의 '태움'

2018.02.20 오전 09:16
■ 배상훈 / 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장, 이수희 / 변호사

[앵커]
서울 모 대형병원 간호사가 설 연휴 중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 있었는데요. 이와 관련해서 경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간호사 조직 내에 태움이라는 문화가 지금 논란이 되고 있어요.

[인터뷰]
일종의 도제식 수업을 가장한, 가르침을 가장한 형태의 괴롭힘이라고 할 수 있는 건데요. 어떤 간호사 조직이라든가 이런 의료계 쪽에서는 직접적인 교육보다는 1:1로 붙어서 가르칩니다.

그런데 가르칠 때 이런 부분들이 있죠. 주사기 바늘이라든가 이런 것의 상당히 생명에 위험이 갈 수 있는 부분을 그들 얘기대로 하면 굉장히 엄격하게 하거든요.

그럴 때 조금 폭력이라든가 아니면 큰소리가 난다라고 얘기를 하고 그것을 일정 정도 감내해야 된다 그런 개념으로 태움이라고 하는 건데 원래 간호사들이 나이팅게일 선서를 합니다.

선서할 때 촛불을 들고 선서를 하거든요. 그때 촛불이 다 타고 할 때까지 태움이라고 하는 사실 그 부분인데. 영혼을 다 태울 때까지 충성해라 그런 쪽으로 잘못 오독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절대 반항하면 안 되고 선배의 말을 그대로 들어라라는 쪽으로 잘못 이용하고 있는 거죠.

[앵커]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 경찰이 조사를 하고 있는데 말이죠. 병원 내에서 자체적으로 감찰을 했는데 그런 사실은 없다 이렇게 나왔어요.

[인터뷰]
그런데 이건 사실 저희같이 수사해 본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렇게 하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질문지 들고 줄 서서 들어와서 인정합니까, 인정합니까? 이러면 누가 인정하겠습니까? 동시에 해야 됩니다.

각기 다른 방에 넣고 똑같은 질문을 하되 어떤 반응을 놓고 봐야 되는데 조사 자체가 이런 식으로 했다는 것은 당연히 누군가가 배신자가 돼야 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 부분이 본인이 만약에 그걸 했을 때 받을 어떤 불이익 같은 걸 생각했을 때 사실은 이런 조사는 왜 이렇게 했는지 저는 이해가 안 됩니다. 그러니까 이건 조사 방법이 잘못됐다는 거고.

[앵커]
경찰의 조사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병원의 감찰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인터뷰]
저는 둘 다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방식 자체를 이렇게 하면 안 되거든요. 왜냐하면 이건 집단 괴롭힘 상황이기 때문에 모두 다 가해자가 될 수 있는 겁니다.

그런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서의 조사방식은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거죠. 그런데 저는 선뜻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고요. 물론 어떤 SNS라든가 아니면 문자 부분에서 이런 부분이 없었다고 했지만 실제로 그렇게 증거를 남기지 않습니다, 이런 괴롭힘은.

그러니까 그 자체가 없었다고 해서 괴롭힘이 없었다. 그건 난센스죠.

[앵커]
지금 현장에 있는 간호사들 일부 중에서는 새로 들어오는 간호사들의 인력도 사실 적고 실무교육이라는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1:1로 붙어서 사실 좀 강하게 가르칠 수밖에 없다라는 이야기도 하고 있거든요.

[인터뷰]
생명을 다루니까 그리고 강하게 트레이닝을 해야지 또 잘 배우고 또 효율성 면에서의 얘기인데 효율성 면에서 보면 강한 트레이닝이 반짝 효과가 있을 수는 있지만 그것이 진정한 의료인의 길을 걷는 데 있어서 먼 시각으로 보면 정말 원하는 그런 효과를 볼 것인가 이런 것도 있고요.

또 하나는 강하게 트레이닝한다는 것에 폭행이 결부가 되면 머리 잡아당기기, 심지어는 뺨때리기도 한다는데 그건 폭행이죠. 그건 형사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는 폭행이고요.

그리고 또 하나는 이런 것으로 인해서 이런 사망의 결과를 낳았다는, 자살의 결과를 낳았다라고 하면 사용자 배상책임이라는 것을 물을 수도 있어요. 병원 측이 그런 것을 알면서도 방관했다고 하면. 그래서 이건 또 민사적으로도 책임지울 수 있는 부분입니다.

[앵커]
암묵적인 직장문화가 큰 문제가 되는 건데요. 이것을 법적으로 어떻게 처벌하고 하는 여지를 두기에는 조금 미묘한 부분이 있을 것 같아요.

[인터뷰]
입증이 쉽지 않죠. 이게 같은 것이 학교 내 폭력으로 아이가 자살하는 경우에 배상책임을 묻는 것과 같은 법리입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병원의 태움 문화 살펴봤습니다. 사건사고 함께 짚어봤는데요. 배상훈 서울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학과장이수희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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