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현장24] 무단침입에 욕설까지...동물 구조의 민낯

2019.04.23 오전 08:21
[앵커]
안락사 논란을 빚은 케어의 박소연 대표처럼 동물 구조를 명목으로 불법을 일삼는 동물권 단체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 단체 회원들은 사유지에 무단침입하거나 동물을 데려온 뒤 치료비 명목으로 돈을 요구해 고소까지 당했습니다.

김우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기도 김포시의 한 개 사육장.

마스크와 장갑으로 무장한 무리가 서성입니다.

언덕 아래로 성큼성큼 내려가더니 사육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잠시 뒤 성인 남성 만한 개를 안고 나옵니다.

동물권옹호 단체 회원들입니다.

사유지에 무단 침입한 회원들은 쇠사슬로 묶인 잠금장치를 뜯고 이곳 사육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같은 개 사육장을 3번씩이나 찾아가 소동을 일으켰습니다.

2, 30대 회원들은 60대인 주인에게 욕설을 퍼붓고 위압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동물권 단체 관계자 : (아니 남의 개를 막 가지고 가면 나는 어떻게 되란 이야기야?) 우리한테 와서 찾아가라고 해! XXX, 미친 거 아니야?]

30년간 식용견 농장을 해온 주인은 눈앞에서 개 21마리를 빼앗겼습니다.

[홍길복 / 개 사육장 주인 : 개를 무조건 강제로 그냥 막 끊고 가져가니까 혼자 힘이 감당이 안 되니까…. 밀치고 욕을 하면서 그러니까 저는 혼자 고스란히 당한 거죠.]

홍 씨는 개를 다시 돌려받기 위해 단체 측에 연락했지만, 황당한 답변을 받았습니다.

구출한 개 21마리의 치료비가 620만 원이 나왔다며 그 비용을 내지 않으면 돌려줄 수 없다는 겁니다.

단체는 지자체에서 구조견 치료와 관리를 위임받았기 때문에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입니다.

[동물권 단체 대표 : (지자체가 권리를 단체에 넘기신 건가요?) 그렇죠. 구두로 그렇게 하신 거죠. 그게 가능한 일입니다. (저희가) 권리 대행을 한 거죠.]

하지만 김포시는 그런 권한을 준 적도 없고 오히려 단체에 뒤통수를 맞았다고 항변합니다.

문제의 단체가 사흘간만 개들을 관리하겠다고 부탁해 맡긴 건데 돌연 말을 바꿨다는 겁니다.

[김포시청 관계자 : 동물권 단체가 분명히 말할 때는 우리가 잠깐 보호하고 있다가 다시 돌려주겠다. 그래서 끝난 상태에서 가져간 것뿐이고. 저로서는 좋게 끝나려니 했죠. 사기라니까요.]

다른 동물권 단체 관계자들은 이렇게 거짓말과 범법까지 저지르면서 구조 활동에 열을 올리는 이유를 돈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구조 현장처럼 자극적인 콘텐츠를 SNS에 올리고 홍보하면 다른 수단보다 후원금이 쉽게 모이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극단적인 구조활동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조희경 / 동물자유연대 대표 : 아주 정말 급박한 동물 학대가 심각한 상황일 때 그러한 방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최대한 상대방을 설득하고 합의를 끌어낼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서….]

구조 명목으로 빼내온 21마리 중 3마리가 죽은 가운데 사육장 주인은 동물권 단체 회원들을 절도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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