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한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글이 화제가 됐습니다.
사진을 보면 흰색 벤츠 차량이 주차 칸 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지요.
빈 자리가 하나 뿐인데 이른바 '갑질 주차'에 연락도 잘 닿지 않아서 보복 주차를 했다는 글이었습니다.
흰색 벤츠 차량 주인이 운전석에 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바싹 붙여 주차를 해놓아서 '깻잎 주차'라고 불렸고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는 등 호응도 컸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만에 공식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지난 7일 같은 인터넷 사이트에 앞선 글을 올린 사람이 '벤츠 보복 주차 공식 사과문'이라는 글을 올려서, 거짓이 포함된 글이었다며 사과문을 올린 겁니다.
벤츠 차량 주인이 해명한 글과 보복 주차를 했다는 사람의 말을 종합해보면 사건의 전말은 처음 글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쇼호스트인 벤츠 차주는 방송 시간에 늦어 급하게 주차하느라 실수했다는 사정을 설명을 했고 정중하게 사과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오히려 차를 빼는 과정에서 글을 올린 쪽이 차를 긁었고, 일부 수리 비용만 받고 끝내기로 원만하게 해결한 상황인 겁니다.
벤츠 차주가 공개한 문자인데요.
문자에서 보시듯 사건이 있었던 건 4월 초였습니다만, 해당 글은 한 달이 지난 5월 1일에 게시됐죠.
다시 공식 사과문을 보시죠.
한 달이나 지나 글을 올린 이유에 대해 보복 주차 글을 올리면 관심을 끌겠다 싶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결국 관심을 받고자 하는 그릇된 욕심이 어떤 이에게는 큰 고통을 주는 결과를 낳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례가 처음은 아닙니다.
지난 2월 프로배구 박상하 선수의 학교 폭력 폭로.
중학교 때 14시간 갇혀 폭행을 당했다는 온라인 폭로는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이 폭로 글 때문에 박상하는 사과하며 은퇴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역시 거짓이었습니다.
중학교 동창이었지만, 박상하 전 선수와는 일면식도 없었습니다.
학교 폭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았던 박상하 선수는 은퇴했지만 거짓 폭로에 정신적 고통이 컸습니다.
갑질 주차, 유명인 학교 폭력 등은 모두 대중의 감정과 분노를 자극할 만한 소재입니다.
관심을 끌겠다는 이유로, 공론화를 시켜보겠다는 이유로 사실이 아닌 거짓을 폭로하는 것.
무고한 누군가가 돌을 맞을 수 있습니다.
또 사회적으로 불필요한 논쟁도 부추기곤 하죠.
엄한 처벌도 필요하겠지만 폭로에 대한 진실 여부가 가려질 때까지 사안을 좀 더 깊게 보고 기다리는 대중의 안목도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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