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응급환자가 치료할 병원을 찾아 헤매다 구급차 안에서 안타깝게 숨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여당과 정부는 경증환자를 빼서라도 응급환자를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겠다고 하는데, 현장 의사들은 실효성이 낮다고 지적합니다.
신윤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교통사고를 당한 70대 남성과 건물에서 떨어진 10대 여학생이 구급차를 타고 2시간 넘게 헤매다 수술할 병원을 못 찾고 잇따라 숨졌습니다.
의사와 병상이 부족하고, 응급실에 경증 환자가 많은 데다 119구급대와 병원 사이 정보가 공유되지 않은 게 공통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김성현 / 강남소방서 역삼119안전센터 구급대원 : 지금 구급대원도 병원도 공감하는 근본적인 문제는 응급실에 응급하지 않은 환자가 너무 많다는 것이고 비응급 환자가 많다 보니 진짜 긴급 응급 환자를 수용할 자리가 없고요.]
이에 당정은 환자 중증도와 병원별 상황을 파악해 이송과 전원을 지휘할 컨트롤 타워를 만들고, 이를 통해 배정된 환자는 의무적으로 수용하도록 하겠다며 서둘러 대책을 내놨습니다.
[박대출 /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병상이 없는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경증환자를 빼서라도 (병상) 배정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의무화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중환자실이나 응급실 의료진 부족에 시달리는 현장에선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응급실과 수술실, 중환자실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취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데다,
[이형민 /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 : 제가 응급실에서 일하면서 중환자실에 환자를 올려보낼 때도 중환자실에 직접 전화를 해서 물어봐야 합니다. 왜냐면 전산상으로는 비어 있는데 그 자리가 수술하고 나올 사람 자리인지… 병원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려면 병원마다 그거 입력하는 사람만 2~3명이 24시간 있어야 해요.]
경증환자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려 받거나 빼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이형민 /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 : 다른 데로 가시오라고 했을 때 나중에 경과가 나빠지게 되면 그러한 문제들은 누가 또 책임을 질 것이냔 말이죠.]
보건복지부는 권역 응급의료센터를 확충하는 응급의료 대책을 앞서 발표했지만, 지금도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오히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단 조언입니다.
[이형민 /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 : 인력과 시설과 장비가 집중되어야 의미가 있습니다. 외상센터가 외상센터로서 기능하려면은 하루에 60명~80명이 스탠바이를 하고 있어야 돼요.]
이와 함께 의료진들이 필수 응급의료 현장을 떠나지 않도록 강도 높은 지원책과 함께 의사 수 확대 등 중장기적인 대책 마련도 더 늦출 수 없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신윤정입니다.
촬영기자 홍성노
영상편집 안홍현
그래픽 이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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