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불쑥 찾아오는 노인 우울증...맞춤형 상담소 '절실'

2024.01.27 오전 06:10
[앵커]
어르신들의 복지 사각지대를 집중 조명하는 YTN 기획 보도, 두 번째 순서입니다.

노인들은 사회적 교류가 상대적으로 줄면서 우울한 마음을 겪기 쉬운데요.

이럴 땐 말동무 삼아 상담을 받는 게 큰 도움이 되지만 정작 노인들을 위한 맞춤형 상담소는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권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1년 전 남편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홀로 지내게 된 70대 백복현 씨,

한동안 우울한 마음이 떠나질 않아 병원까지 찾아가 봤지만, 큰 효과는 없었습니다.

[백복현 / 서울시 공덕동 : 수면유도제 이런 걸 주시다 보니까 오히려 그걸 제가 먹고도 잠을 여전히 못 잤어요. 그래서 이걸 먹으면 괜히 내 마음만 이상해지고.]

오히려 누군가를 만나며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 게 일상을 되찾는 데 더 도움이 됐습니다.

[백복현 / 서울시 공덕동 : 굉장히 에너지가 됐었죠. 대화를 사람이 혼자서는 못 살 것 같고요. 진짜 벽 보고 말할 순 없잖아요.]

이처럼 노인들에겐 소통이 중요하지만, 어느 순간 본인도 모르게 마음의 병을 얻을 수 있습니다.

날씨가 춥다고 밖에 나오지 않고,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을수록 우울감은 쉽게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 누군가에게 고민을 털어놓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노인 상담소를 찾는 발길이 늘고 있습니다.

[김기정 / 서울시 청구동 : 나의 우울한 면, 고민거리죠. 심적 갈등을 누구하고 대화를 나누면 좋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죠.]

노후에 대한 걱정과 치매에 대한 두려움 등 상담 유형도 다양합니다.

함께 사는 가족이 있어도 대화가 막혀있는 경우도 많고, 지난 수십 년 세월이 야속하다고 호소하기도 합니다.

[고광희 / 서울시 어르신상담센터 : 전화나 온라인 상담으로 문의하는 경우가 많아지셨어요. 드러나는 증상은 우울과 같은 증상인데 깊은 내용을 보면 가족 간의 갈등 그리고 오랜 기간 누적돼있는 화가 많으세요.]

하지만 막상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는 노인 상담소는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

서울에서 비용 없이 대면으로 노인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합니다.

[백종우 / 경희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마음 건강도 함께 평가도 받고 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고요. '노노케어'라고 불리는 (노인끼리) 서로를 돕는 활동 같은 상담과 치료 지원 시스템이 여러 가지가 함께 갈 필요가 있다고….]

우울증은 마음으로 앓는 감기라고 불리지만, 오랜 기간 내버려둘 경우 자칫 극단적 선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우울증을 겪는 노인은 계속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보니, 말동무로서 함께 고민을 나눌 수 있는 상담소가 확대돼야 한단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권준수입니다.

촬영기자 : 윤소정 이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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