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UP] '응급실 뺑뺑이' 119구급대원이 말하는 응급의료 위기

2024.09.04 오전 08:26
■ 진행 : 윤재희 앵커
■ 출연 : 조정암 공노총 소방노조 부산본부 구급국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UP]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응급의료 공백 사태, 어떤 상황인지 현직 구급대원에게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노조 부산본부 조정암 구급국장 화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국장님, 나와계시죠.

[조정암]
안녕하십니까?

[앵커]
요즘 근무가 많이 힘드실 텐데 오늘은 쉬는 날이시라고요?

[조정암]
네, 저는 오늘 근무를 하고 쉬는 날에 있습니다.

[앵커]
구급대원으로 근무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을까요?

[조정암]
제가 만 13년 4개월을 구급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입니다.

[앵커]
13년이 넘으신 상황이고요. 요즘 '응급실 뺑뺑이' 얘기가 많이 나와서 관련되는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현장에서 체감을 크게 하실 것 같은데 특히 부산의 경우에는 의료공백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요?

[조정암]
지금 부산 같은 경우는 4개의 대학병원이 있고 전공의가 사직한 이후로 병원들에서 작동하는 것들이 이전보다는 병원 수행이 어려운 상태고요. 그리고 다른 지역과 다르게 고령화로 인해서 의료수요가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만약에 부산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부산 내에서 이동은 가능한 상황인가요?

[조정암]
환자 상황에 따라 그리고 병원의 수용 능력에 따라서 달라진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부산에서 수용이 가능한 경우도 있으나 이런 경우들이 병원의 제반사정이나 이런 것들로 인해서 울산, 창원, 대구 그 이상으로도 환자를 이송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벌써 부산에서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울산이나 대구, 더 먼곳으로도 이송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국장님, 보통 환자를 태우면 어떤 과정 통해서 이송 병원이 정해지게 되나요?

[조정암]
먼저 저희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서 환자의 상태를 먼저 확인합니다. 그래서 기본적인 생체리듬을 확인하고 그 이후에 환자에게 적확한 병원을, 지침에 따라서 인근에 가장 가까이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선정하는 과정을 밟고요. 그런데 그 과정에서 병원에 전화로 먼저 수용 확인을 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에 전화 확인을 해서 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앵커]
가장 최우선적으로는 가장 가까운 병원이 우선인 것 같은데 의정 갈등 전과 비교한다면 지금은 어느 단계부터 막히는 건가요?

[조정암]
저희가 느끼기에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환자 상태에 따라, 그리고 병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씀을 드렸던 내용과 연장선상에 있고요.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지금 이전보다는 그런 상황들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앵커]
수용 불가 응급실이 미리 공지되기도 합니까?

[조정암]
국립의료원 종합의료센터 종합의료상황판에 그런 내용들이 공지됩니다. 거기서 필요한 중재수술에 관련된 내용들이 더 확인되고 있고요. 그런데 거기서 메시지라는 게 있는데, 그 메시지에서 대학병원 같은 경우 단일환자만 가능하다는 제한적인 진료만 가능한 부분들이 많기 때문에 실제로 현장과 메시지의 내용들은 보여지는 것과는 상당히 괴리감이 크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공지에는 없었는데 막상 환자 이송에 대해서 문의전화를 하면 수용 불가인 경우도 많다고 볼 수 있을까요?

[조정암]
병원의 상황을 저희가 다 알 수 있는 건 아니고요. 그리고 병원에서도 그런 내용들을 전부 다 100% 공개하는 건 병원 사정에 따라서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환자를 받아줄 수 있느냐, 없느냐 이런 전화를 요즘 최대 얼마나 하고 계신지요?

[조정암]
현장에서 전화를 할 수 있는 부분은 20~30통, 많으면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대한 더 하고요. 저희뿐만 아니라 이런 부분들이 안 된다면 케이타스 1단계, 2단계 같은 경우에는 구급상황관리센터로 올려서 함께 전화를 하기 때문에 저희가 현장에서 20~30통 이상 하지만 그런 병원을 가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전화를 하고 있는 게 현 실태입니다.

[앵커]
20~30통을 말씀하셨는데 이게 평소에도 이 정도 통화를 한 건가요? 아니면 요즘 들어서 이런 건가요?

[조정암]
평소에는 이 정도까지 하지 않았던 것 같고요. 의정갈등 이전에는, 의료파업 이전에는 없었고. 그 이후에 지금은 이런 부분들이 자주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앵커]
보통 그러면 시간으로 따진다면 최대 몇 시간 정도 길에서 헤맨다고 보면 될까요?

[조정암]
최대라고 말씀을 하신다면 기본적으로 전화를 해서 병원 선정하기까지 짧게는 10~20분, 길게는 3~4시간까지 병원을 가기 위해서 통화를 하고 있고 그리고 부산 같은 경우에는 부산지역이 선정 안 된다는 경우가 많거든요, 2~3시간 통화했을 때. 그런 경우에는 부산 외 지역으로 간다면 훨씬 더 많은 시간들이 소요되는 경우들이 빈번합니다.

[앵커]
병원이 환자를 못 받는다고 하는 이유 중에서 가장 많이 듣는 건 어떤 게 있을까요?

[조정암]
서울 사례에서는 2차 병원에서는 3차 병원으로 가라고 얘기하고, 3차 병원에서는 2차 병원으로 가라고 하는 그런 단계는 부산은 넘어간 것 같습니다. 그보다 훨씬 더 심하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는 것 같은데요. 현재 부산지역 내 대학병원은 전공의 사태하고 의료인 문제로 인해서 신환 환자는 불가하기 때문에 그런 전화를 할 수조차 없는 상황에 놓여 있고요. 보통 병원에서는 중환자실 부족, 그리고 입원실 그리고 진료과 인원 부족, 그런 내용을 들어서 저희가 지금 병원을 선정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앵커]
여러 가지로 어려운 상황에 지금 근무를 하고 계신데. 빠르게 출동했지만 적절한 치료를 빨리 받지 못해 안타까운 상황이 생기는 경우도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에 경험한 사례가 있을까요?

[조정암]
40대 남성이 폭염에 야외작업 후 휴식을 취하다가 그리고 걷다가 넘어진 후 좌측두부를 바닥에 심하게 부딪쳐서 두부 손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구급대가 5분 만에 도착해서 환자를 접촉해서 환자의 사안에 대해서 심각성을 인지하고 부산지역 병원을 빠르게 수용하기 위해서 전화를 돌렸으나 전화가 연락을 해도 병원 내 부산지역은 선정이 안 돼서 원거리에 있는 70km 떨어져 있는 울산지역 병원까지 이송하게 된 사례가 있었고요.

그리고 다른 사례 같은 경우는 저희가 폭염이 계속되었지 않습니까? 그런 상황에서 환자가 열사병 환자로 41도의 고열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그 환자를 데리고 병원을 선정하다가 병원이 선정되지 않아서 저희 지침에 따르면 응급환자 같은 경우는 대학병원 앞에서 병원을 선정하게끔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병원 앞에서 2시간 반 정도 부산지역 내 병원, 인근 지역 병원까지 다 연락을 했고요. 70km 떨어져 있는, 약 1시간 반 정도 거리에 있는 울산지역 병원으로 이송한 케이스가 있습니다.

또 다른 환자 케이스는 코로나와 호흡곤란 증상이 같이 동반돼 있는 환자분이신데요. 이 환자분 같은 경우도 저희가 병원 선정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아까 말씀하신 30~40통의 전화, 그리고 2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서 부산지역의 병원은 선정이 안 돼서 약 130km 떨어져 있는 대구, 1시간 이상 반 걸리는 대구지역의 대학병원으로 이송한 사례들이 있습니다.

[앵커]
환자가 응급차에 탄 상황에서 제대로 된 진료를 빨리 받지 못하는 상황을 지켜만 볼 수밖에 없는 그런 구급대원들의 답답한 심정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보통 환자를 데리고 응급실에 잠깐이라도 들어가지 않으십니까? 거기서 본 응급실 상황은 어떻습니까?

[조정암]
병원마다 다 다른 것 같습니다. 어떤 병원에서는 환자를 과포화상태까지 수용해 주는 병원도 있고요. 또 어떤 병원은 인력 부족으로 인해서 병상 자체는 여유가 있으나 응급실 내에서는 환자가 그렇게 많지 않은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 경우는 병원마다 상황이나 이런 부분들이 다 있기 때문에 저희가 다 알 수 있는 부분들은 아니나 현장에서 느끼는 부분들에 있어서는 그런 부분을 볼 때마다 허탈감이나 애로점들이 있습니다.

[앵커]
정부는 최근에 응급의료 위기라는 말에 “어려움이 있지만 진료유지는 가능하다” 이런 입장인데,실제로 경험하실 때 어떻습니까? 유지가 앞으로도 가능한 상황으로 보십니까?

[조정암]
제가 제 일의 입장에서 그리고 현직에서 일하는 구급대원 입장에서 유지가 된다, 안 된다를 말씀드리는 건 어려운 내용인 것 같고요. 어려움이 있다는 거는 국민들도 체감할 수 있는 부분들인 것 같습니다.

[앵커]
곧 추석 명절이라 더 걱정인 상황인데 명절이면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평상보다 1.6배 정도 더 많다고 하는데요. 업무 강도도 그만큼 높아지는 거죠?

[조정암]
맞습니다. 추석 때는 외래진료를 하지 않거든요. 그러다 보면 모든 수요들이 응급실에 몰리게 되는 현상들이 발생합니다. 지금의 상황에서도 응급실에 가서 환자 진료를 보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명절 같은 경우에는 외래진료라든지 이런 부분으로 인해서 분산되지 않기 때문에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병원 사정들이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되고 그런 상황에서 중증응급환자 같은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될지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저희들이 고민이 많습니다.

[앵커]
추석 때 보통 어떤 응급상황이 많습니까?

[조정암]
일반적으로는 복통이나 이런 환자들이 많고. 그리고 음주로 인한 사고들. 그리고 추석에는 특별하게 벌초로 인한 예초기 사고. 예초기로 인한 사고들이나, 귀에 벌레가 들어간다든지 특수한 케이스들이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병원에서 음가적 진료가 쉽지 않은 상황이거든요, 추석 연휴에는. 그런 경우들이 있을까 봐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부터 응급실에 군의관도 투입된다고 하는데 의료공백을 완전히 메울 수는 없을 것 같고요. 구급대원으로서 응급환자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부분은 뭐라고 보시는지요?

[조정암]
응급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부분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우선해서 현재의 시스템이 다시 정상화되는 건 누구나 바라는 부분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 구급대원들에게도 많은 애로점들이 있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현장에서 이전보다는 구급대원들이 환자를 보는 시간이 많이 늘어나게 됐습니다. 그리고 중환자들도 많이 늘어났고요.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1급응급구조사나 간호사, 그런 유자격자의 부분들이 절실히 많이 필요한 부분들이라서 그런 인력들의 충원이나 그리고 휴식도 보장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소방노조 부산본부 조정암 구급국장과 함께 현재 응급실 상황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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