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령을 받아 간첩활동을 벌인 혐의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은 전직 민주노총 간부가 북한으로부터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각계각층의 분노를 최대로 분출시키라'는 지령까지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수원지방법원은 지난 6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 민주노총 조직쟁의국장 석 모 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하면서 판결문에 이같이 적시했습니다.
재판부는 239쪽 분량의 1심 판결문 가운데 약 30쪽에 걸쳐 석 씨가 2017년부터 해외에서 북한 공작원과 접선하며 지령과 보고를 주고받고, 평택 미군기지 시설을 촬영한 영상 등 국가기밀을 수집한 증거를 나열했습니다.
이 가운데에는 이태원 참사 직후인 2022년 11월 석 씨가 북한 문화교류국 공작원으로부터 받은 "세월호 참사 때와 같은 정세국면을 조성하는데 중심을 두고 각계각층의 분노를 최대로 분출시키기 위한 조직사업을 적극 전개했으면 한다"는 이메일 지령문도 포함됐습니다.
1심 재판부는 석 씨에게 유죄를 선고하면서 "북한 공작원이 이태원 참사 유족들에 대한 애도로 지령을 내렸을 리 만무하다"며 "피고인은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으면서도 대한민국 체제 전복이라는 목표에 장기간 동조했다"고 질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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