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X파일] '5천원 아이스크림' 훔쳐 CCTV 얼굴 공개된 여고생 극단선택..논란 이유

2026.01.05 오전 10:17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5년 1월 5일 (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윤치웅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무인점포나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물건을 훔친 범인을 찾습니다’라든지 ‘쓰레기 무단투기하신 분 찾습니다’란 문구와 사진, 한번 쫌 본 적 있으실 겁니다. 도둑을 잡고 싶다는 마음, 그리고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고 싶다는 분노, 이해 못 할 감정은 아니죠. 그런데 그 사진 한 장이 한 사람의 인생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다면 어떨까요. 무인점포에서 두세 차례 아이스크림을 훔쳐 먹은 여고생. 해당 점포의 주인은 이 여고생의 범행장면이 담긴 CCTV 캡처본을 평소 알고 지내던 공부방 대표에게 건넸습니다. 모자이크 처리도 돼있지 않던 이 사진은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해당 여고생은 ‘어떻게 얼굴을 들고다니냐’ 자책하다 결국 숨진 채 발견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최근 무인점포에서 물건 값을 지불하지 않은 사람들의 얼굴을 주인이 직접 공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요. 이른바 ‘사적 제재’, 이런 경우 과연 법의 판단은 어떨까요. ‘절도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란 점주와 ‘개인의 명예를 짓밟는 위법’이란 주장, 여러분은 어느 쪽 의견에 더 공감하시나요? 그리고 과연 법은 어디까지를 정당한 대응으로, 어디서부터를 범죄로 판단할까요. 오늘 에서 관련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이원화입니다. 로엘 법무법인 윤치웅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 윤치웅 : 네, 안녕하세요. 윤치웅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여고생이 훔친 아이스크림의 가격이 5천원 남짓이었다고 하던데 어떤 일이 있었던 건지 자세히 설명을 해주시죠.

◆ 윤치웅 :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한 여고생이 아이스크림을 두세 차례 훔쳤다고 합니다. 그래서 매장 업주가 여고생이 아이스크림을 훔치는 장면을 촬영한 CCTV 영상 사진을 평소에 알고 지내던 공부방 원장에게 보여 줬고요, 원장은 학생들에게 사진을 보여 주며 범인을 찾으라고 했다고 합니다. 사진에는 모자이크 처리가 없어서 범인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인지 대부분 알아볼 수 있는 정도였고, 좁은 지역사회에서 금방 소문이 퍼졌다고 합니다. 자신의 범행이 적발된 것을 알고 나서 여고생은 밤새 불안에 떨다 다음날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됐습니다.

◇ 이원화 : 점주 입장에서는 ‘절도범을 찾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 애초에 훔쳐선 안 되는 것 아니냐’ 주장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실제 범행이 있었다고 해도, 무인점포 CCTV 캡처본을 공부방 대표에게 건네고 학생들에게 퍼지게 한 행위, 법적으로 문제 될 수 있죠?

◆ 윤치웅 : 네. 실제로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고 해도 그 사람에 대한 처벌은 국가의 형사법 절차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고요, 피해자 개인이 사적으로 보복을 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만약 얼굴에 모자이크를 한 경우라면 어떻습니까? 이런 경우는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 윤치웅 : 모자이크를 하더라도 모자이크된 사람을 특정할 수 있다면 여전히 책임은 남아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판례도 타인의 얼굴에 대한 초상권을 보호하고 있고요. 모자이크 처리를 했더라도 당사자가 식별된다면 초상권 침해나 명예훼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겠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무인점포 업주는 유가족들로부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었습니다. 사진을 공부방 학생들에게 보여 준 공부방 대표도 함께 고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이원화 : 공부방 대표도 함께 고발됐다고 하셨는데, 점주로부터 사진을 전달받아 제3자에게 다시 유포한 경우, 이 책임은 어떻게 나눠서 보게 되나요?

◆ 윤치웅 : 우선 공부방 대표는 점주로부터 사진을 전달받았는데, 이는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정보를 제3자로부터 제공받은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죄에 해당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정보통신망법에서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을 처벌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여고생의 사진을 카카오톡이나 메시지 등으로 다른 학생들에게 유포한 것은 정보통신망법 위반죄에 해당할 여지가 있겠네요.

◇ 이원화 : 특히 이 사건은 피해자가 미성년자였고요. 금액도 5천원 수준의 아주 소액이었는데, 이런 요소들이 법적 판단이나 양형에 영향을 미칠까요?

◆ 윤치웅 :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이 됩니다. 우선 양형 기준에서도 범행의 발생 경위가 하나의 판단 요소가 되고 있고요, 이 사건을 담당하실 재판부께서 무인점포 업주의 행동을 평가하실 때, 피해자가 아직 미성년자인 학생이었고 그 피해액수가 5천 원 정도에 불과했다는 점을 바탕으로 무인점포 업주의 사적 제재가 과도했다고 판단하실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

◇ 이원화 : 이 질문이 가장 조심스럽다 싶은데요. CCTV 사진 유포와 학생 사망 사이에 법적으로 형사든, 민사든 책임이 인정될 수 있는 여지가 혹시 있다고 보십니까?

◆ 윤치웅 : 법적 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CCTV 사진 유포와 사망사고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겠습니다. 형법에서의 인과관계 이론은 정말 많은 논의들이 있는 어려운 분야이고요. 이 사건도 너무 안타까운 일이라 언급이 조심스럽지만, 사견으로 가해자로서는 CCTV 사진을 유포하는 행위로 인해 피해자가 명예훼손 피해를 입는 것을 넘어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까지 예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므로 인과관계를 인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민사적으로는 법원이 유가족들의 정신적 손해에 대해 적절하다고 판단하는 금액을 위자료로 판결할 수 있겠습니다.

◇ 이원화 : 실제 돈을 냈는데도 절도범으로 오해를 받고 얼굴이 공개된 사례들도 있었죠? 어떤 사건이 있었죠?

◆ 윤치웅 : 네, 인천의 한 무인점포에서 한 초등학생이 돈을 냈는데도 아이스크림 절도범으로 몰린 일이 있었습니다. 아이가 8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사고 가게 계좌로 돈을 송금했는데, 업주가 송금내역을 확인하지 않고 아이 얼굴이 그려진 사진을 인쇄해 가게에 붙여 두었다고 합니다.

◇ 이원화 : 이런 경우는 업주 책임이 더 무거워지나요?

◆ 윤치웅 : 그럴 것이라고 봅니다. 물건 값을 지급받았음에도 확인하지 않은 과실이 있고요. 아이에 대해서 허위사실을 적시해서 명예를 훼손하게 되는 결과가 발생하므로 그에 따른 책임도 지게 될 것입니다.

◇ 이원화 : 그렇죠 이게 사실 적시냐 허위사실 적시냐에 따라서 일단 차이가 나니까요. 그런데 최근 무인점포 점주들 이야길 들어보면 물건 값을 지불하지 않은 사람들, 절도 피해가 너무 잦아서 도저히 방법이 없다. 이거 뭐 매번 경찰에 신고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실효성도 떨어지고. 사실 피해 금액이 적기 때문에 오히여 경찰 수사사 더 잘 진행이 안 되는 측면도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래서 어쨌든 이 점주들은 다른 피해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였다는 얘기를 하기도 히는데, 업주들의 행동이 법적으로 참작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까? 법적으로 허용되는 대응 어디까지라고 봐야 되는지 이런 기준이 있을까요?

◆ 윤치웅 : 명예훼손에서도 만약 공익적 목적이 인정된다면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형법에서도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는 조항이 있어요.

◇ 이원화 : 이게 위법성 조각 사유인 거죠?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이었다, 인정받기 위해선 어떤 것들이 입증돼야 합니까?

◆ 윤치웅 : 우선 진실한 사실이어야 하고 허위사실이면 안 되겠죠? 그 외에도 법원은 사실의 내용이나 성질도 고려가 되어야 하겠고, 사실 적시를 한 상대방의 범위, 표현 자체에 관한 사정들도 감안을 합니다. 동시에 피해자의 피해 정도도 고려를 할 거고요. 결국 내 가게 도둑을 잡고 싶다는 마음을 넘어서 사회 전체의 이익을 위한 행동으로 인정받아야 하는데, 공익적 목적을 개인이 판단해서 CCTV 사진을 공개하는 것은 다소 위험한 일이라고 봅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CCTV 영상이나 사진은 여전히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점주님들께서는 경찰에 절도범행 증거로 영상을 제출하시고, 그와 함께 경찰 수사중이라는 안내문을 붙여 두시는 것이 다른 고객들에게 경각심을 주는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겠습니다.

◇ 이원화 : 조금 다르긴 한데 아파트에 쓰레기를 무단 투기 한다거나, 담배를 피우면 안 되는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장면, 이런 거 CCTV로 캡쳐해서 엘리베이터 앞에 붙여놓는 경우도 종종 보이잖아요. 이건 어떻습니까?

◆ 윤치웅 : 네. 공동주택에 살다 보면 얌체 같은 사람들이 종종 있죠. 저도 사진을 붙이고 싶을 때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도 무인점포 CCTV 사진 공개 문제와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겠습니다. 물론 아파트 엘리베이터는 대중이 이용하는 무인점포에 비해서 구성원이나 출입 인원들이 더 폐쇄적이라는 특징은 있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명예훼손이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문제는 여전히 발생할 수 있겠습니다.

◇ 이원화 : 저는 여기서 아까 우리가 말씀 나눴었던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이었다’ 이 부분은 무인 점포 사례보다는 조금 더 인정될 여지가 많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왜냐하면 이게 내 개인적인 사익을 위한 경우라기보다는 공동주택에서 지켜야 되는 규칙들을 어기는 경우에 보통 이런 사진을 붙이거나, 경고하거나 이런 행위들을 하잖아요? 그래서 상대적으로는 좀 더 위법성이 조각될 여지가 더 많지 않나 개인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긴 합니다.

◆ 윤치웅 : 네, 저도 그럴 여지가 좀 더 있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 이원화 : 현실에선 이런 생각들 많이 하실 것 같습니다. ‘이 정도는 다들 하잖아, 경각심 주려고 한 건데 뭐.’ 변호사님 보시기에 청취자분들이나 점주들 등등 가장 많이 착각하는 위험한 지점은 뭐라고 보세요?

◆ 윤치웅 : 물론 사진을 붙여 두시는 분들은 사람들이 이 사진을 보고 경각심을 가지고 다음부터는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기를 바라는 공익적 의도이실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제 입장에서도 충분히 공감이 가는 부분이구요. 하지만 좋은 뜻에서 하는 행동이라고 해서 모두 다 법적으로 양해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나 누군가를 특정해서 비방하는 경우에는 처벌의 가능성이 존재하니 유의해 주시고요. 적법한 절차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 이원화 : 맞습니다. 그래서 만약에 형사법 위반 행위가 있다고 한다면 경찰에 신고를 하시는 게. 만약에 해결이 안 된다고 한다면 반복해서 신고를 해서, 어쨌든 경찰에서, 수사기관에서 적극성을 가지고 움직일 수 있게 만드는 게 좋고요. 만약에 그런 행위가 아닌 공공질서를 위반하는 행위라든지 이런 것들은 아파트 관리사무소라든지, 입주자 대표회의라든지 이런 데에서 절차적으로 해결하실 수 있게 하는 게 맞지. 개인적으로 제재하기 위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거는 변호사님 말씀대로 위험합니다. 그리고 특히 우리나라 법원은 사적 제재하는 행동들을 굉장히 경계하고 있어요. 그래서 사적 제재로 인해서 좀 심각한 결과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여기에 대한 엄벌을 하는 그런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부분도 유념을 하셔야 되겠습니다. ,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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