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6년 1월 24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 (이하 최휘) : 한 주간 뉴스를 꼭꼭 씹어보는 시간 미디어 비평입니다. 오늘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과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 (이하 김언경) : 네, 안녕하세요.
◆ 최휘 : 최근 미 트럼프 정부의 여러 가지 행태가 자주 주요한 이슈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올 1월 2일 베네수엘라 침공, 1월 21일 다보브 경제포럼 연설에서 그린란드에 대한 발언을 했죠. 그리고 올해 초 트럼프는 가자지구 평화위원회를 만들어서 전후 가자지구를 미국주도 아랍서구 연합체가 관리 재건 안보 통제하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이런 이슈를 우리가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우리 국제보도가 제공되고 있는지 비평해보신다고요. 먼저 전반적인 우리 언론의 국제보도의 경향성부터 이야기하고 각각의 사안에서 주목해서 봐야할 점을 살펴보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소장님! 트럼프 관련 국제보도에서 나타나는 핵심 문제점이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 김언경 :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우리는 미국 관련 보도에 있어서 미국의 관점을 그대로 갖는 경향성을 많이 가집니다. 일부 언론을 빼고는 대부분의 한국 언론이 친미적 확증편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요.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을 국제사회 질서 유지, 민주주의를 위한 미군의 군사개입 정도로 보이게 하는 보도가 많습니다. 물론 미국과 트럼프를 비판하는 입장의 보도들도 있는데요. 이때에도 트럼프를 극단적 인물로 묘사하며 “쇼 정치”, “극우 포퓰리즘 확대”로 비판하지만요. 국제사회 속에서 미국의 현재 상황, 미국의 정치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보도들도 드뭅니다. 또한 미국 이외의 다른 나라의 다양한 시각이나 평가가 있는데 이런 관점을 골고루 전달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중남미·중동·아프리카 등 제3세계 관점 완전 부재하고 미국 정부입장, 미국 언론 분석만을 전합니다. 이러면 당연히 미국 개입이 가져온 인권·민간 피해·국제법적 문제는 대체로 소홀하게 다뤄질 수밖에 없지요. 이점은 우리 언론이 의식적으로 극복하고자 노력해야 하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AP, CNN, NYT 등 단일 외신 한두 개를 그대로 중계하고 타 언론의 시각을 짚어보려는 노력이 부족하고요. 해당 외신의 성향을 밝히지 않고 그저 외신에서 이런 보도가 나왔다면서 헤드라인 위주로만 전달하는 것도 아쉬운 점입니다. 외신을 보도할 때에도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해당 외신의 정치적 성향에 대한 설명이 없다면 우리는 그저 유명한 외신, 공신력있는 외신이라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진보, 보수, 반트럼프, 친트럼프 논조를 가진 언론이라고 전해주면 우리 시민들도 맥락을 이해하면서 아 진보언론에서는 이렇게 비판하고, 보수언론에서는 이런 입장에서 옹호하는구나 알게 되어 우리의 판단을 할 수 있게되겠죠.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맥락 없는 파편적 정보만 받게 됩니다. 특히 트럼프의 언행은 매우 자극적이어어서 우리는 그 자극적인 발언, 막말, 논란, 충격 등의 상황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가 무엇을 했는지, 어떤 말을 했는지보다 그의 행동이나 발언이 정책, 행정명령, 국제법 위반 가능성으로 이어지는지를 정확하게 짚고, 상대국이나 다양한 국가의 입장을 정리해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보도 대부분은 이런 측면에서 부족하게 거의 단신 수준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심지어 SNS 기반 발언을 사실처럼 전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2020,2023,2025년 등 시기에 트럼프가 여러 차례 딥페이크 또는 편집된 뉴스 클립을 SNS에 게시했다가 논란이 되었는데요. 이때 여러 한국 언론이 이를 속보 처리하면서 “트럼프, ‘○○ 영상 공유… 논란’”이라고 충실히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그 영상의 출처가 어딘지 예를 들면 극우 사이트·민간 블로거·트롤 계정 등에서 나온 영상을 공유한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지 않았지요. 영상 출처가 전문가나 공신력있는 언론이 아니라 극우 유튜버라는 사실이 누락되면, 사실상 해당 행위의 본질을 전하는데는 한계가 생깁니다. 해당 외신들은 대체로 SNS 기반 출처를 비판하는 기사인데, 한국에서는 뭘 비판하는지 모른 채 그저 논란만 부각되는 현상이 이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 최휘 : 지금 소장님 이야기를 듣다보니 정말 우리가 미국적 시각에서 소화된 뉴스를 많이 접하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사실 특파원 자체도 미국에 가장 많이 중점적으로 나가고, 워싱턴특파원이 가장 많은 보도를 해주기도 하니까요. 또한 국제뉴스는 조금 더 길어졌으면 하는데 뉴스가 너무 짧게 사실관계만 전해주니까 어떻게 이해해야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부족한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럼 아까 우리가 이야기한 사안 하나하나에 대해서 어떤 점이 보도의 문제점인지 살펴볼까요? 우선 베네수엘라 침공 관련 언론보도, 어떻게 보셨나요?
◇ 김언경 : 위에서 말씀드린 것과 거의 비슷한데요. 한국 언론의 베네수엘라 침공 보도는 트럼프 중심의 속보 전달식 보도가 많았습니다. 또한 미국의 시각 중심이었고, 국제법·피해자 관점이 부재했습니다. 또한 침공 당일에는 관련 보도가 많았지만, 이후 이에 대한 차분한 분석이나 추적보도는 실종되었다는 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국언론재단이 운영하는 뉴스빅데이터 빅카인즈에서 2026년 1월 2일부터 21일까지 이 사건을 검색해보았습니다. 베네수엘라나 미국 등만 포함하면 해당되지 않는 보도가 많이 나와서 검색어를 좀 정교하게 해봤는데요. 베네수엘라와 미국 또는 미군 또는 트럼프가 포함되면서 침공 또는 군사개입, 사태라는 단어가 포함된 단어만 추출했습니다. (베네수엘라 AND (미국 OR 미군 OR 트럼프) AND (침공 OR '군사개입' OR '군사 개입' OR 사태) 그 결과 총 2706건이었는데요. 이 보도들에 ‘군사개입’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보도는 2706건이었습니다. ‘사태’라는 단어가 들어간 보도가 1,644건이었고요. ‘침공’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보도는 946건 뿐이었습니다. 상세하게 모든 보도를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이렇게 보도 내에서 어떤 단어가 들어있는지만 보더라도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을 정확하게 해당 단어로 표현하기보다는 군사 개입이라는 완화된 언어로 바꿔서 호명하는 경향이 많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또한 사태라는 다소 중립적이고 모호한 단어로 책임, 가해, 피해구도를 흐렸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해당 뉴스 중 국제법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보도는 703건, 의회 승인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보도는 124건입니다. 한가지 더 지적하고 싶은 것은 관련 보도 중에서 경제뉴스가 많다는 것입니다. 금값과 연결된 보도가 많아서 검색해보니 ‘금’이 포함된 보도가 168건, 코스피 133건, ‘증시’가 들어간 보도가 214건, ‘유가’를 언급한 보도가 305건, ‘환율’이 포함된 기사가 192건이었습니다. 물론 경제지가 관련 내용을 보도한 것이 835건이나 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 사안이 가진 경제적 영향도 중요하지만요. 다른 나라에서 벌어진 전쟁이나 인권침해를 경제적 관점에서만 다루는 보도 비중이 너무 높은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관련 보도가 발생 초기에만 집중하고 이후 후속보도가 부족하지 않나 싶어서 검색해봤는데요. 1월 2일에는 보도량이 2건뿐이었지만, 3일부터 8일까지 1984건이나 됩니다. 따라서 발생 일주일간 보도량이 집중되었고, 이후에는 후속보도가 부족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최휘 : 네, 그렇군요. 그럼 그린란드 관련 최근 트럼프 발언 보도는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볼까요?
◇ 김언경 : 네 일단 사안을 조금 설명을 드려보고 싶은데 트럼프는 1월 초 제프 랜드리 루이지애나 주지사를 그린란드 특사로 임명하겠다고 발표하며, 미국의 그린란드 확보 의지를 더욱 명확히 밝혔습니다. 트럼프는 “국가 안보를 위해 그린란드를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고요. 그러자 유럽 주요국가들의 공동 반발 촉발되었습니다. 프랑스·독일·영국 등 유럽 정상들이 공동성명을 통해 “그린란드는 그린란드 주민과 덴마크의 것”, “주권은 오직 당사자에게 있다”라며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습니다. 1월 중순에는 유럽의회에서 덴마크 의원이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그린란드는 미국의 영향권(‘our territory’)”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이 전략적으로 그린란드를 확보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지요. 무력 사용에 대해서는 “사람들은 내가 무력을 쓸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나는 무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혀 긴장을 다소 완화하려 했다. 다만, “과도한 힘을 사용할 경우 멈출 수 없다”는 발언으로 여지를 남겼습니다. 우리 언론이 이 문제 역시 발언을 전달하는 속보식 보도가 많았습니다. 이 보도에서도 그린란드 주민이나 자치정부가 어떤 시각을 가졌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보도하지 않으며, 국제법에 대한 언급도 부족합니다. 미국이 왜 이런 행태를 보이는지에 대한 보다 친절한 설명도 없습니다. 그린란드는 단순한 영토 문제가 아니라 기후위기에 따른 북극항로 확보가 매우 절박한 상황이며, 희토류, 안보전략 등과 직결되는 이슈라는 점을 상세하게 전해주지 않고 트럼프의 돌출발언으로 축소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 최휘 : 오늘 생각지 못했던 내면의 이야기들을 잘 전해 주신 것 같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언경 : 감사합니다.
◆ 최휘 : 네, 지금까지 김언경 뭉클 미디어 인권연구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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