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40년 전 버린 엄마가 150억 주인?” 동생 잃은 언니 울리는 비정한 친모의 ‘상속권’

2026.03.18 오전 07:25
□ 방송일시 : 2026년 3월 18일 (수)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정은영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조인섭 : 당신을 위한 law하우스 조담소, 정은영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안녕하세요?

◇ 정은영 : 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정은영 변호사입니다.

◆ 조인섭 : 오늘의 고민 사연은 어떤 내용일까요?

★ 사연자 : 이 세상에 저와 여동생, 저희 자매 단 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열살 때 어머니가 집을 나간 이후로 40년간 여동생과 의지하며 살았어요. 엄마는 재혼을 했고, 그 뒤로 단 한 번도 저희를 찾지 않았죠. 학비와 생활비, 병원비까지 저와 동생이 감당해야만 했습니다. 새벽 아르바이트부터 공장 일, 마트 계산원까지... 안 해본 일이 없었죠. 그러다가 몇 년 전, 저희 자매가 함께 일군 수제 디저트 브랜드가 SNS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결국 대기업에 300억 원이라는 큰 금액으로 회사를 매각하게 됐고, 동생과 저는 각각 150억 원씩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제 정말... 고생 끝 행복 시작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 달 전... 제 목숨 같던 동생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갑자기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아직 결혼도 안 해서 남편이나 아이도 없었고, 유언장 한 장 남기지 못했죠. 장례를 치르고 겨우 마음을 추스르려던 그때였습니다. 40년 동안 생사조차 모르던 어머니가 불쑥 나타났습니다. 대뜸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내가 1순위 상속인이니 법대로 줘” 라고요. 도무지 믿기지 않아 찾아보니, 고인에게 배우자나 자녀가 없으면 부모가 무조건 1순위 상속인이 된다고 하더군요. 평생 동생 곁을 지키며, 힘들게 회사를 키우고 150억 원이라는 재산을 함께 일군 사람은 바로 저입니다. 그런데 40년 전 우리를 헌신짝처럼 버린 친모가 이제 와서 나타나서 그 돈을 몽땅 가져가겠다니요. 정말로 법적으로 40년 동안 연락 한 번 없던 어머니가 동생의 재산 150억 원을 전부 상속받는 게 맞는 건가요?

◆ 조인섭 : 오늘의 사연을 만나봤습니다. 사연을 읽는 내내 제 가슴이 다 답답했습니다. 40년 동안 오직 서로만을 의지하며 살았던 자매에게 이런 비극이 찾아오다니요.

◇ 정은영 : 누구라도 이런 상황이라면 분통이 터질 것 같아요. 어린 자식을 버리고 간 친모가 자식이 세상을 떠나자마자 나타나서 재산을 달라고 하는 상황인데 세상을 떠난 고 구하라 씨도 생각이 나고요.

◆ 조인섭 : 그럼...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사연을 보면 여동생이 갑자기 사망해서 유언장도 없는 상황인데요. 법적으로 상속은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되는 것이며, 이렇게 유언이 없을 때는 어떤 절차로 재산을 나누는 것이 원칙입니까?

◇ 정은영 : 우리 민법 제997조에서는 상속은 사망으로 인해 개시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고인, 법적으로는 피상속인이라고 하죠. 피상속인이 유언을 남겼다면 유언에 따르지만, 이 사연처럼 유언이 없다면 상속인들간 협의를 해야 합니다. 상속인들 전원의 합의가 필요한데, 협의가 되지 않으면 상속재산분할심판청구를 하여 법원에 의해서 구체적 상속분을 결정합니다.

◆ 조인섭 : 미혼에 자녀도 없이 사망한 여동생의 재산입니다. 오랫동안 연을 끊은 친모와 평생 함께한 형제자매 중 법적으로 누가 우선순위의 상속권을 가지게 되나요?

◇ 정은영 : 민법 1000조에 의하면 상속순위는 자녀인 직계비속, 부모님인 직계존속, 형제자매, 그리고 4촌 이내의 방계혈족순서로 상속인이 됩니다. 배우자는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인 상속인과 공동으로 최우선 순위를 가지고, 부모와 자녀가 둘다 없으면 단독상속인이 됩니다. 사연의 경우 동생에게 자녀도 없고 배우자도 없으므로 결국 부모가 1순위 상속인이 될 것입니다. 사연자분은 형제자매로서 후순위 상속인이기에 실제로 여동생과 얼마나 가까웠느냐와 별개로 결국 40년간 연락없던 친모가 법적으로는 단독상속인이 됩니다.

◆ 조인섭 : 40년 동안 얼굴 한 번 안 보여주고 부양 의무를 내팽개친 친모가 하루아침에 나타나더니 동생의 전 재산을 가져간다는 게 도무지 납득이 안 되는데요. 부양 의무를 저버린 부모의 상속 자격을 법적으로 완전히 박탈할 방법은 없을까요?

◇ 정은영 : 2021년 신설된 민법 제1004조의2 직계존속상속권상실제도는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 되었던 구하라 사건을 계기로 도입되었습니다. 고 구하라씨의 사망 후 20여년간 연락이 없던 친모가 상속재산을 청구했고, 당시 큰 사회적 공분이 있었는데요, 이 조항의 신설로 인해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자녀를 학대‧유기한 부모의 상속권을 제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만, 단순히 연락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장기간 고의적‧중대한 부양의무의 위반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자동으로 상속권이 상실되지는 않고 가정법원에 '상속권상실'을 청구해야 합니다. 따라서 이 사연의 주인공은 상속권상실청구를 통해 송금내역의 부존재, 가족관계 기록, 주변인의 진술 등을 통해 40년간 양육비, 생활비를 전혀 부담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하여 친모의 상속권을 우선 상실시키는 것이 우선입니다.

◆ 조인섭 : 방금 자식을 버린 부모의 상속권을 뺏는 제도를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반대로 자녀가 부모를 매정하게 저버리거나 해를 끼친 경우에도, 재산을 물려받지 못하게 막을 수 있는 비슷한 법적 장치가 마련되어 있나요?

◇ 정은영 : 민법 제1004조는 자녀가 고의로 부모를 살해하거나 살해하려한 경우, 사기강박으로 유언을 하게 하거나 방해한 경우, 유언서를 위조, 변조, 은닉, 파기한 경우 등의 경우에 상속인이 되지 못하는 상속결격사유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구하라법인 민법 제1004조의2와 다른 점은 상속결격사유에 해당하면 자동으로 상속인이 되지 못하는 반면, 부모가 상속인이 되지 못하게 하려면 상속권상실을 청구하여 판결을 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다만, 현재 1004조의2의 상속권상실대상의 범위를 직계존속뿐 아니라 직계비속, 배우자 등 모든 상속인으로 두는 민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통과되었기 때문에 이 개정법이 공포가 되면 마찬가지로 자녀도 상속상실사유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결국 상담을 오는 시점에서 현행 법령을 잘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 조인섭 :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해 보자면 상속은 고인이 사망하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사연처럼 유언이 없다면 상속인들이 합의해서 재산을 나누는 것이 원칙이고, 만약 합의가 되지 않으면 결국 법원에 심판을 청구해 판결에 따라 나누게 됩니다. 법정 상속 순위를 보면 1순위는 자녀, 2순위는 부모, 3순위가 형제자매입니다. 따라서 동생에게 배우자나 자녀가 없다면 부모가 1순위 상속인이 되고, 형제자매인 사연자분은 후순위가 됩니다. 다만 ‘구하라법’에 따라 부양 의무를 저버린 부모의 상속권을 박탈할 수 있는 길이 있습니다. 단, 자동으로 상실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하고 친어머니가 40년 동안 양육 의무를 완전히 저버렸다는 사실을 입증하셔야만, 동생이 남긴 재산을 지키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법무법인 신세계로의 정은영 변호사와 함께 했습니다.

◇ 정은영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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