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위안부 피해 할머니 도쿄 '증언'..."사과해라!"

2013.09.24 오후 06:57
[앵커]

한국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육성 증언이 오늘 일본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뤄졌습니다.

할머니들은 강제연행의 증거가 없다고 발뺌하고 있는 일본 정부와 아베 신조 총리는 지금이야말로 사과하고 배상할 때라고 절규했습니다.

도쿄에서 박철원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기자]

90세에 가까운 한국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생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해외증언을 위해 기꺼이 일본 도쿄를 방문했습니다.

할머니들은 강제연행의 증거가 없다고 발뺌하는 일본 정부에 사과를 촉구하고, "자신들은 죽어도 역사는 남는다"고 말했습니다.

할머니들은 기억에도 떠올리기 싫은 당시 참상을 증언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절규했습니다.

[인터뷰:이옥선, 위안부 피해 할머니]
"위안소는 사람사는 곳이 아니고 사람잡는 도살장 같았습니다. 우리 한국 딸들을 몇십만명 데려가 죽였어요."

할머니들은 또 "왜, 무엇 때문에 이곳에 왔는지 생각해 보라"며 목소리를 높이자 2백여 명의 일본 시민들은 숙연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한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 증언이 이뤄지는 이 자리에 아베 총리가 왜 나오지 않았는지 되묻고, 사죄해야 한다고 말하자 장내에는 큰 박수가 터져나오기도 했습니다.

민주당과 공산당 등 야당 의원 8명도 할머니들의 증언 하나하나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인터뷰:카미 토모코, 일본 공산당 의원]
"세계의 신뢰에 장애가 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그건 바로 일본 정부의 역사인식 문제이자 위안부 문제입니다."

젊은 세대에게 위안부 문제와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어줄 좋은 기회라고 여겨 이번 증언회를 마련한 일본의 시민단체는 위안부 문제의 조기 해결을 정부에 촉구했습니다.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이 이뤄지는 동안 의원회관 앞에는 극우단체 회원들이 몰려와 '위안부는 거짓'이라는 억지 주장을 하며 진실을 감추려 했습니다.

도쿄에서 YTN 박철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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