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워싱턴 공공외교 인프라 구축 시급

2015.06.21 오전 12:00
[앵커]
지난 4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미국에 대한 일본의 공공외교 프로그램이 획기적으로 확대됐습니다.

우리 정부와 민간 재단들도 워싱턴에 공공외교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왕선택 특파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0일, 미국 워싱턴의 유명한 정책연구기관인 우드로윌슨 센터에서 한국연구센터 개소식 행사가 열렸습니다.

윌슨센터의 제인 하먼 소장은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하면서 한국연구센터를 적극 발전시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제인 하먼, 미 우드로윌슨센터 소장]
"제 아이가 넷인데, 아들 하나가 한국인 여성과 결혼했습니다. 아들 부부가 지난 주 화요일 아기를 낳았습니다. 제가 한국 할머니가 된 것입니다."

이처럼 한국연구센터가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출범했지만 워싱턴의 한국 공공외교 인프라는 심각하게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일본과 비교하면 한국의 공공외교는 존재감을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일본 정부 조직인 일본 재단은 지난해 85억 원을 사용했고 민간 조직인 사사카와 재단의 연간 예산은 35억 원 규모입니다.

미국 국가정보국장 출신으로 사사카와 재단 미국 법인 이사장으로 취임한 데니스 블레어 전 해군 제독은 일본의 워싱턴 공공외교에서 충실한 전위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데니스 블레어, 사사카와 재단 미국 법인 이사장]
"(한반도 유사시) 미군에 대한 지원은 기본적으로 일본에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일본에서 1차 지원이 나오고 다음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연간 예산과 별도로 일본은 지난 4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미국 방문을 계기로 미일 인적 교류 사업을 위해 270억 원을 지출하기로 했습니다.

이에 반해 한국의 대미 공공외교 예산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투입하는 연간 15억 원 정도입니다.

민간 차원에서는 이번에 설립된 한국연구센터에 현대 자동차가 22억 원을 지원한 것 외에 최근에는 사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연간 15억 원 수준으로 연간 최소 120억 원인 일본의 공공외교에 맞선다는 것은 한국과 일본의 경제력 격차를 고려한다고 해도 터무니 없이 과도한 요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과 맞선다는 차원을 넘어서 우리에게는 앞으로도 한중관계 발전이나 남북 통일 문제 등 미국의 이해와 지지를 얻어야 하는 민감한 의제가 적지 않습니다.

미국을 상대로 한 공공외교 인프라를 정상적으로 구축하는 문제는 한국 외교에서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워싱턴에서 YTN 왕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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