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세계NOW] “터키-쿠르드 사태에 美정치권도 충돌, 휴전합의에도 갑론을박”

2019.10.21 오전 11:44
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19년 10월 21일 월요일
□ 출연자 : 김연호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부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지난 16일이었죠. 미군 철수로 촉발된 터키의 시리아 침공 사태를 논의하기 위해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의회 양당 지도부 간의 회동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야 간의 갈등만 부각한 채 성과없이 끝났습니다. 뒤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 터키 에르도안 대통령을 직접 만나서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번에도 터키는 휴전이 아닌 일시 중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의 북부 시리아 철수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미 의회의 긴장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나우 인터뷰, 오늘은 미국 현지 연결해서 미국 정가 분위기 살펴보겠습니다.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 김연호 부소장,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부소장님, 안녕하십니까.

◆ 김연호 조지워싱턴대 한국학연구소 부소장(이하 김연호): 안녕하세요.

◇ 전진영: 먼저 지난주에 미국 하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북부 시리아 미군 철수 결정 비난 결의안이라는 게 통과됐는데, 이게 어떤 내용인가요?

◆ 김연호: 우선 미군을 북부 시리아에서 철수하면 미국의 적, 그러니까 시리아 이란 러시아 이렇게 세 나라만 이득을 본다. 그러니까 미국 의회는 철군을 반대한다. 이게 골자고요. 그다음에 북부 시리아의 쿠르드군을 터키가 공격하지 못하도록 미국이 그동안 노력을 했는데 이걸 중단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반대한다. 그러니까 미군 철수를 반대하는 또 다른 이유를 댄 거고요. 마지막으로는 터키에 대해서는 시리아에서 군사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어요.

◇ 전진영: 이번 사안만큼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의견 일치를 많이 본 것 같더라고요. 이 결의안도 354대 60의 굉장히 압도적인 표 차이로 통과됐던데요.

◆ 김연호: 네, 시리아 철군에 대해서는 이미 공화당 지도부하고 중진의원들이 공개적으로 강력하게 비판을 했거든요. 그래서 트럼프의 절친이라고 알려진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일찌감치 비판 대열에 앞장섰고, 또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워싱턴포스트에 칼럼을 기고했어요. 시리아 철군은 전략적으로 큰 실수다, 이렇게 지적을 했는데. 전통적으로 공화당은 군사안보 분야에서는 민주당보다 더 강경하고 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 왔었죠. 민주당을 그런 식으로 공격했는데 이번에는 트럼프가 아무런 전략적인 대안도 없이 중동 정세를 혼란으로 몰고가고 있다. 이것 때문에 공화당하고 군부에서 비판이 거세고요. 이런 상황에서는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져도 공화당 안에서 왜 해당해위를 하냐, 이런 비판을 받을 여지가 별로 없고, 기본적으로 외교안보 문제는 하원의원 입장에서는 지역구의 민심에 별로 영향이 없어요. 미군 전사자가 속출하고 이러면 몰라도 지금은 오히려 미군을 빼겠다는 거기 때문에 마음놓고 반대표를 던진 것 같아요.

◇ 전진영: 민심에 영향이 없다라는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겠네요. 그런데 이 결의안이 법적 구속력은 없잖아요. 그러면 이 결의안이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게 될까요?

◆ 김연호: 말 그대로 결의안이기 때문에요. 의회의 뜻이 그렇다는 거지, 특정한 조치를 강제하거나 금지하는 규정이 없어요. 동사를 보면 촉구한다, 이런 표현으로 돼 있거든요. 그리고 또 하원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기 때문에 상원에서도 처음에는 쉽게 통과될 줄 알았는데 공화당 의원들 반발이 심해요. 다수결로 하면 물론 상원에서도 통과가 되겠지만 그렇게까지 되면 완전히 대통령하고 여당이 등을 돌리게 된다. 이런 우려가 있기 때문에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가 이 법안 결의안 상정 자체를 막고 있죠.

◇ 전진영: 그렇군요. 어찌 됐건 이 결의안이 통과된 직후에 지난주에 양당 지도부가 만났기 때문에 분위기가 당연히 좋지는 않았을 거고요. 그전부터 분위기가 양당이 좋지 않았을 거고. 결국 굉장히 짧게 회의가 끝났습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의장 둘 다 굉장히 언성을 높이면서 끝냈더라고요.

◆ 김연호: 예.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하고 양당 지도부가 만났는데, 펠로시 하원의장이 시리아 철군 결정 거세게 비판을 했고, 거기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한테 ‘당신은 3류 정치인이다’ 이런 막말을 퍼부었습니다. 그래서 펠로시 의장이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동이 있기 전부터 자기 결정에 대해서 스스로 자화자찬을 하면서 기자들한테 이야기했고, 그다음에 백악관에서 민주당 지도부를 만난 자리에서는 내가 터키 대통령한테 시리아 침공하지 말라고 편지까지 아주 거칠게 표현을 하면서 보냈다. 그런데 민주당은 거기에 대해서 그게 무슨 소리냐, 당신 밑에서 일했던 매티스 전 국방장관이 방송 인터뷰에 직접 나와서 이야기했는데 시리아에서 미군이 철군하면 이슬람 국가, IS가 다시 득세할 거라고 한다. 그리고 알겠지만 하원에서 지금 반대 결의안이 압도적으로 통과되지 않았냐. 이런 식으로 이제 공방이 벌어지면서 완전히 그냥 서로 걷잡을 수 없는 싸움이 된 거죠.

◇ 전진영: 네, 그래서 회의가 짧게 끝났고 심지어 끝난 뒤에는 서로 상대가 자제력을 잃었더라, 이른바 멘탈 붕괴됐더라. 이런 이야기까지 공방을 벌였고 트위터로까지 싸움이 번졌는데. 왠지 이 사진도 역사의 한 장면으로 기억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굉장히 인상적인 사진 한 장이 트위터를 통해서 공개됐죠.

◆ 김연호: 예,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사진인데요. 펠로시 의장이 혼자 일어서가지고 손가락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키면서 이야기하는 그런 사진이에요. 이걸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 트위터에 올리면서 ‘불안한 낸시의 혼란한 멘탈붕괴’ 이런 식으로 제목을 달았고. 이게 사진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도 뭐라고 반박하는 것처럼 보이고요. 그런데 주위에 모인 다른 참석자들은 물끄러미 쳐다보거나, 아니면 테이블만 내려다보고, 그런 모습이었어요.

◇ 전진영: 이 사진 한 장만 봐도 회의장 분위기가 어땠을지 충분히 짐작이 가는데. 이 사진을 두고 여론은 어떤가요? 반응이 궁금합니다.

◆ 김연호: 이게 펠로시 의장의 자제력 상실을 보여준다. 이렇게 트럼프 대통령이 이야기를 했지만 오히려 반대편에서는 백인 남성들만 꽉 찬 자리에서 여성인 펠로시 의장이 당당하게 일어서서, 그것도 미국 대통령한테 잘못을 지적하고 있는 것 아니냐. 그래서 오히려 펠로시 의장 지지자들은 이 사진을 퍼나르면서 좋아라했어요. 그래서 여론이 완전히 둘로 갈린 거죠.

◇ 전진영: 펠로시 의장도 보란 듯이 트위터 본인 맨위의 사진을 그 사진으로 변경하면서 또 맞대응을 했더라고요.

◆ 김연호: 네. 

◇ 전진영: 그렇다면 트럼프대 통령이 회의장에서 정말 시리아 미군 철수 결정 비난 결의안이 통과될 걸 전혀 예상을 못하고 혹시 좀 더 흥분하거나 이성을 잃었던 건 아닐까요?

◆ 김연호: 결의안 통과가 트럼프 대통령한테 좋은 뉴스는 아닌 건 맞는데요. 공화당에서도 비판이 거세다는 건 이미 알았을 테고, 그보다는 탄핵정국에서 민주당 지도부를 만났다는 게 더 컸을 것 같아요, 제 생각에는. 서로 이미 감정이 상할 대로 다 상한 상태에서 만나게 되면 시리아 철군 문제가 아니라 다른 어떤 사안을 논의해도 차분한 토론이 되지 않았을 것 같아요.

◇ 전진영: 탄핵 이야기가 오간 다음에 처음 양당 지도부가 만난 거죠?

◆ 김연호: 네. 그러니까 지금 서로 이렇게 냉정한 그런 마음으로 차분하게 국가 현안을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닐 것 같아요.

◇ 전진영: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 상황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어찌 됐건 의회도 그렇고 여론도 그렇고, 이번 시리아 미군철수와 관련해서 굉장히 비난을 많이 받고 있기 때문에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가지 조치를 쓰고 있는데. 터키 경제제재 조치를 언급했고, 펜스 부통령을 터키로 보내서 5일 동안의 휴전에 합의를 일단 하지 않았습니까. 이에 대해서 언론들은 어떤 기사들을 내놓고 있나요?

◆ 김연호: 비판이 많은데요. 일단 어설픈 휴전 약속이었다는 거죠. 터키가 잠깐 공격을 멈춘 거지, 이게 어떻게 휴전이라고 할 수 있느냐. 그리고 공식적으로는 공격을 중단했다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는 교전이 계속되고 있다. 이런 보도가 이어지고 있고요. 그다음에 터키의 야망이 어디까지냐는 그런 지적도 나왔어요. 단순히 시리아 국경지대에서 쿠르드족을 몰아내고 거기에 완충지대를 만들겠다, 여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에르도안 대통령이 핵무기까지 보유하고 싶다는 그런 속내를 비쳤거든요. 여당 모임에서. 그것도 이번 침공이 있기 전에. 그러니까 터키가 NATO 동맹국들하고 대놓고 척을 지고 있고, 또 시리아를 침공하고도 제재를 받지 않고 오히려 원하는 걸 얻고 있는데 터키가 앞으로 어디까지 갈지 걱정된다. 이런 시각이 있죠.

◇ 전진영: 말씀해주신 언론의 이런 기사와 의회의 반응도 비슷하죠?

◆ 김연호: 그렇죠. 그러니까 터키도 이번 펜스 부통령 일행이 왔을 때 휴전협상이 이렇게 쉽게 끝날지 몰랐다고 해요. 미국 쪽하고 협상을 시작하면 굉장히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겠다, 이렇게 각오를 했는데 뚜껑을 열어보니까 미국이 금방 자기들 요구를 들어줬다는 거예요. 거기에 대해서 굉장히 비판이 많고. 터키가 시리아 국경 안으로 밀고 들어와서 쿠르드족을 밀어냈는데, 미국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그런데 미국은 제재하겠다고 경고만 하고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공화당 안에서도 똑같이 비판이 있고, 심지어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공화당 의회 쪽의 리더라고 볼 수 있는데, 이 사람이 워싱턴포스트 칼럼 아까 얘기한, 거기서 공개적으로 비판을 했어요. 5일 휴전으로 급한 불은 껐을지 몰라도 다른 테러집단, 이슬람 국가 이건 어떻게 할 거냐. 그리고 뻥뚫린 전략적 공백은 어떻게 감당할 거냐. 이런 비판을 하고 있죠.

◇ 전진영: 아무튼 탄핵정국에 이어서 시리아 내 미군철수 결정 이후까지 정말 미국 의회가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현재 입지나 내년 재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재선 가능성에 대해서 미국 언론들이 혹시 분석을 한 기사들이 나오고 있나요?

◆ 김연호: 대선은 끝까지 가봐야 알 텐데, 현재 상황은 계속 악재가 겹쳐 갔고, 또 광화당 입장에서는 굉장히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에요. 일단 시리아 철군으로 공화당 안에서 분열이 생겼고. 공화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철군계획을 철회학기를 바라는데 그럴 것 같진 않고. 그렇게 되면 내분이 더 심해질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되잖아요. 거기다가 탄핵정국은 잦아들 기미가 안 보이고, 증인들은 계속 나오니까 하원에 가서 증언을 하고 있고. 그래서 공화당도 하원의 탄핵 발의는 기정사실로 지금 각오하고 있는 그런 모양새예요. 거기다가 하나 더 터진 게, 내년에 G7 정상회의를 미국에서 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가 소유하고 있는 골프 리조트에서 이걸 열겠다고 했다가 언론의 뭇매를 맞고 공공화 안에서도조차 엄청나게 비판을 받았거든요. 며칠 만에 금방 계획을 철회하긴 했는데, 이게 앞으로 또 어떤 악재가, 그리고 그것도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만들어낸 악재가 터질지, 공화당 압장에서는 불안불안한 거죠.

◇ 전진영: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연호: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 김연호 부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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