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지구 내핵, 회전 방향 바꿨다...70년 주기로 반복"

2023.01.26 오전 11:38
사진 출처 : DW
지구 맨 안쪽에 위치한 내핵이 회전을 한 번 멈췄으며 그 뒤 역방향으로 회전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23일 CNN 등의 보도에 따르면 양이 베이징대 교수와 송 샤오동 베이징대 석좌 교수 연구팀은 23일 이러한 내용의 연구결과를 '네이처 지구과학'에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지난 1995년부터 2021년까지 발생한 지진파를 분석해 2009년에서 2011년 사이에 내핵 회전이 한 번 멈췄다고 밝혔습니다.

내핵은 지표면에서 5천㎞ 밑에 있어 그 모습을 눈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지진파 움직임을 분석하면 내핵의 회전 여부와 방향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지구는 바깥쪽부터 지각, 맨틀, 외핵, 내핵으로 구성돼있습니다.

고체 상태인 내핵은, 주요 성분이 철과 니켈로 구성돼 있으며 액체 상태인 외핵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외핵과 내핵은 서로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지구가 서에서 동쪽으로 자전하면 외핵은 동에서 서쪽으로, 내핵은 서에서 동쪽으로 돈다는 것입니다.

특히 내핵은 지구가 자전하는 속도보다 더 빠르게 회전하는 것으로도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맨틀에서 나오는 강력한 중력장이 내핵을 붙잡는 효과를 내면서 내핵 회전 속도가 점점 느려지다가 완전히 멈추기도 한다고 밝혔습니다.

연구팀은 "1970년대 초 내핵의 회전이 정지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내핵은 점차 서쪽에서 동쪽으로 빠르게 회전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내핵이 2009~2011년 사이에 멈췄다가 방향을 바꿔 다시 동쪽에서 서쪽으로 회전하기 시작했다고 예측했습니다.

연구팀은 "내핵은 가속을 시작했다가 다시 한 번 감속해 2040년에 회전이 멈춘 뒤 서쪽에서 동쪽으로 회전하는 주기가 다시 시작될 것"이라며 70년 주기설을 제시했습니다.

연구팀 분석처럼 실제 이 같은 주기가 존재한다면 지구 내핵 깊은 곳에는 가시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구 지각과 같은 표면에 미치는 영향은 미비할 것이란 분석입니다.

논문 공동저자인 양이 베이징대 박사는 "지구 자기장에 변화가 있을 수 있지만 감지하기 어려운 수준일 것"이라며 "통상 하루의 길이는 6년마다 1.000분의 1초씩 늘거나 줄어드는데 이 또한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지구 내핵이 움직이는 걸 물리적으로 관측할 수 없기 때문에 논문의 주장을 사실로 밝히려면 훨씬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존 비데일 지구과학부 교수는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지구 내·외핵이 회전이 아닌 진동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며 "확실한 사실을 알기 위해서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송 교수도 "지구 심장의 비밀을 밝히려면 지진 데이터가 지속해서 축적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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