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지하철에서 잇따르는 강력 범죄에 시민 불안이 가중되는 가운데 지난 6일 엑스(X·옛 트위터)에는 "신뢰가 낮은 사회의 단상. 거칠다(Rough)"라는 글과 함께 미국 뉴욕의 한 지하철 역사 내 승강장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한 장이 게재됐다.
이 사진에서 시민들은 지하철을 기다리는 동안 일제히 벽에 등을 붙이고 서 있다. 최근 뉴욕 시내 지하철역에서 벌어진 '서브웨이 푸싱'(subway pushing) 범죄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서브웨이 푸싱은 열차가 진입하는 순간 승객을 갑자기 선로로 밀쳐버리는 것을 의미하며, 최근 뉴욕에서 확산하고 있는 범죄다.
지난달 31일에는 뉴욕 맨해튼 한복판 지하철역 승강장에서 한 20대 남성이 열차를 기다리던 다른 남성을 갑자기 밀치는 사건이 벌어졌다. 피해 남성은 목숨을 건졌으나 두개골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렉싱턴 애비뉴 125번가 승강장에서 한 20대 남성이 지하철을 기다리던 50대 남성을 선로로 밀치는 바람에 열차에 치여 숨졌고 2022년 1월에도 뉴욕 타임스퀘어 인근 지하철역에서 60대 남성이 아시아계 여성을 선로로 떠밀어 숨지게 했다.
뉴욕 지하철 범죄는 점점 늘어날뿐더러 수법도 다양해지고 있어 중대한 사회 문제로 지목되고 있다.
컬럼비아대 법학전문대학원 연구그룹 '바이털 시티' 연구 결과, 지난해 지하철 중범죄는 573건으로 1997년 이후 가장 많았고 지하철 내 살인 사건은 10건으로 전년 대비 2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는 "수많은 대응 조치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는 이용 승객들에게 수십 년 만에 가장 위험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와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이 대중교통 안전 확보를 위해 지난해 역사 내 경찰 배치를 늘리고 주 방위군까지 동원했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국(MTA)은 올해부터 새롭게 거둘 9달러(약 1만 3,000원)에 달하는 '뉴욕시 혼잡통행료' 수입을 바탕으로 지하철 역사 내 안전 펜스 설치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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