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슬기로운라디오] 빗나가는 예보에 '기상 망명족'이 되려는 당신에게... 기상 전문가

2020.09.03 오전 11:15
YTN라디오(FM 94.5) [YTN 뉴스FM 슬기로운 라디오생활]

□ 방송일시 : 2020년 9월 3일 목요일
□ 진행 : 최형진 아나운서
□ 출연 : 이재정 케이웨더 예보팀장

- 9호 태풍 마이삭 경로..기상청, 거제 상륙 가장 정확히 맞춰
日 기상청 더 서쪽으로, 미국은 日보다 더 서쪽으로 상륙 예상
- 각 국 기상청별 예보가 엇갈리는 이유..각 국별 운영수치예보 모델 다르고, 예보관 경험 및 관점도 영향
특히, 한반도는 3면이 바다라 정확한 예측 쉽지 않아
- 우리나라 기상 예보시스템 세계6위...최고수준 유럽과 큰 차이는 없어
- 10호 태풍 하이선, 일본 내륙 관통 없이 해상으로 북상해 부산 상륙 전망
경로역시 좀 더 서쪽으로 기울어 한반도 내륙 관통 예상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최형진 아나운서(이하 최형진): 1부는 현장의 목소리로 생활 속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9호 태풍 마이삭, 지난 밤 부산에 상륙한 뒤 강원도를 거쳐 동해안으로 빠져나갔습니다. 제주를 지나며 한라산에 100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를 뿌렸고요. 부산에는 초속 35.7m의 강풍으로 불었는데요. 1973년 이후 역대 일곱 번째 강한 바람이라고 합니다. 마이삭의 직접 영향권에 들었던 제주와 남부 곳곳에서는 밤새 피해가 잇따랐는데요. 자세한 내용 전문가 연결해서 들어보겠습니다. 케이웨더 이재정 예보팀장 나와 계시죠?

◆ 이재정 케이웨더 예보팀장(이하 이재정): 네, 안녕하세요.

◇ 최형진: 지난주에 8호 태풍 바비도 큰 피해가 예상됐는데, 다행히 잠잠히 지나갔습니다. 이번에는 어떻게 달랐던 겁니까?

◆ 이재정: 지난 제8호 태풍 바비는 걱정했던 것에 비해 내륙의 영향을 크지 않았는데요. 태풍의 세력은 이번 태풍 마이삭과 비교했을 때 비교할 정도로 강했지만 태풍 중심 자체가 제주도 서쪽 바다를 지나 서해안에서 약 150km 떨어진 서해 먼 바다를 따라 북상해 제주도와 일부 도서지역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강풍이 불기는 했지만 내륙을 중심으로는 다소 강한 바람 정도만 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태풍 같은 경우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제주도 동쪽 바다를 지나 경남 해안에 상륙했고요. 상륙하고 경상도를 관통해 동해상으로 빠져나가며 우리나라 전역이 태풍의 영향권 내 들며 강한 비와 함께 바람이 불고, 태풍의 중심으로부터 가까운 제주도와 남해안, 경상도, 강원 영동을 중심으로는 매우 많은 비와 함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게 되었습니다.

◇ 최형진: 9호 태풍 마이삭, 태풍의 진행방향이 오른쪽이었거든요. 과거 큰 피해를 입혔던 태풍 매미도 그렇고, 오른쪽에서 올라오는 태풍의 피해가 큰 이유가 뭘까요?

◆ 이재정: 네, 태풍 같은 경우 고온의 바다가 방출하는 수증기를 에너지원으로 발달하게 되는데요. 이런 태풍이 우리나라 부근으로 이동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북동진 전향하게 되고, 전향하는 한 태풍 자체가 남해안에 상륙에 우리나라를 관통해 나가는 경우 매우 많은 비와 함께 매우 강한 바람이 불게 돼 그 피해가 가장 크게 됩니다. 과거에 우리나라에 가장 재산피해를 남긴 태풍들이 대부분 그와 비슷한 경로를 보였고요. 이번 제9호 태풍 마이삭 같은 경우도 유사한 이동경로를 보이며 큰 피해를 남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최형진: 그렇군요. 피해가 심각한데 빨리 복구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고요. 조금 결이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올 여름 폭염에 대한 우리나라 기상청 예보가 빗나가면서 해외 예보를 챙겨보는 기상 망명족들도 나타났거든요. 실시간 검색어에 심지어 노르웨이 기상청이 올라가기도 했는데, 지난 태풍에 이어서 이번 태풍의 경로도 일본이나 중국, 미국 등 해외 기상 정보와 차이가 나면서 이를 비교하는 기사들도 관심을 끌었는데요. 일단 이번에는 어느 쪽의 예상이 맞은 겁니까?

◆ 이재정: 네, 말씀하신 것과 같이 우리나라와 일본, 미국의 이번 태풍 마이삭의 진로 예보에 차이가 있었는데요. 어제 낮에 발표된 예상 경로를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거제 인근에 상륙하고, 경상도를 관통해 강릉 부근 바다로 빠져나가는 경로를 예보한 반면에 일본 같은 경우, 우리나라보다 다소 서쪽으로 상륙해 우리나라가 예상한 것보다 서쪽을 관통해나가는 것으로 전망했고요. 미국이 가장 큰 차이를 보였는데 일본보다도 더 서쪽인 전남과 그 경계 부근으로 상륙해 우리나라 내륙을 그대로 관통해나가는 진로를 예보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우리나라 기상청의 예보가 가장 정확했던 것 같습니다.

◇ 최형진: 이렇게 기상예보가 차이를 보였던 이유가 뭘까요?

◆ 이재정: 태풍 같은 경우 일반적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 자리를 따라 이동하게 되는데 이번 같은 경우, 그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우측 멀리 위치하고 있었고요. 이런 상황에서 북서쪽에서 우리나라로 이동하는 건조한 공기의 영향 정도에 따라 태풍 경로를 다르게 예상한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그 영향 정도를 다른 나라에 비해 크게 보며 보다 우편으로 편향된 예보를 하게 된 것 같습니다.

◇ 최형진: 그렇군요. 이렇게 일기예보가 나라마다 차이가 나는 이유가 뭘까요?

◆ 이재정: 기상예보는 관측 자료나 수치예보 모델 등에 여러 데이터를 예보관이 분석하고 판단해 생산하게 되는데요. 각 국가나 기관마다 운영하는 수치예보 모델에 차이가 존재하게 되고요. 또 그 자료를 분석하는 예보관의 경험이나 관점, 능력에 따라 최종적으로 생산하는 예보에 차이를 보일 수 있습니다.

◇ 최형진: 얼마 전에 미국의 기상청, 노르웨이 기상청이 각광을 받기도 했는데, 이런 공신력 있는 해외 기상청도 오보 논란이 있지 않습니까?

◆ 이재정: 네, 기상예보라는 것 자체가 100%면 참 좋을 텐데요.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다고 하더라도 그 변수 자체가 워낙 많기 때문에 일정 부분 한계가 존재하게 되고요. 기상예보 같은 경우 슈퍼 컴퓨터를 통해 생산하는 수치예보 모델에 상당 부분 의존을 하게 되는데, 이 모델 자체도 수많은 계산식으로 이루어지고, 기상관측 값이 충분하지 않아 완벽한 결과를 얻기는 어렵습니다. 또 우리나라 같은 경우 삼면이 바다로 이루어져 있다 보니 그 예측을 하는 데 있어서 더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게 됩니다.

◇ 최형진: 그러면 기상정보를 찾으시는 분들께 여러 기상청 것을 참고하는 것이 좋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 이재정: 아무래도 여러 자료를 참고하시는 것은 좋겠고요. 그중에서 아무래도 우리나라 기상청에서 내는 예보를 조금 더 신뢰하시는 게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그렇군요. 우리나라 기상청의 기후 예측기술이 세계 6위 정도라고 합니다. 유럽이 제일 기술 수준이 높다고 하는데, 이게 차이가 많이 납니까?

◆ 이재정: 우리나라 예보 시스템은 세계 6위 정도로 평가되며 선진화되어 있는데요. 아직은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 등 기상 선진국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게 큰 차이는 아닌 것으로 보이고요.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기상 예보라는 것 자체가 기상 예보관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예보는 우리나라가 가장 정확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 최형진: 네, 알겠습니다. 지금부터 중요한 이야기를 해볼 텐데요. 마지막으로 주말쯤 10호 태풍의 영향이 이야기가 되고 있습니다. 지금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실시간 검색어로도 상위권에 오르고 있는데, 지난주 바비, 이번 주 마이삭. 주말쯤에 10호 태풍 하이선까지 일반적으로 태풍의 발생이 이렇게 빠르고, 잦습니까?

◆ 이재정: 사실 올해 같은 경우 예년에 비해 태풍 발생이 많지는 않은 편인데요. 예년 같으면 8월까지 평균적으로 13.4개의 태풍이 만들어졌어야 하는데, 올해는 10개가 만들어져 태풍 발생 자체가 많은 해는 아닙니다. 그런데 예년에 비해 태풍 영향을 자주 받다 보니 태풍이 자주 만들어지고 있는 느낌이 드는데요. 예년 같으면 보통 10월 초까지 평균 3.1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올해 같은 경우에는 지난 8월 초 태풍 장미와 지난주 태풍 바비에 이어 이번 태풍 마이삭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며 벌써 세 개의 태풍이 연이어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또 지난 화요일 밤 괌 북쪽 바다에서 만들어진 제10호 태풍도 일요일부터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앞으로 전망됨에 따라 작년 못지않은 잦은 태풍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 최형진: 10호 태풍 하이선이 우리나라 내륙을 관통할 것이다, 이런 예측도 나오고 있는데요. 9호 태풍보다 더 큰 피해를 발생할 가능성이 있겠습니까?

◆ 이재정: 네, 앞에서 잠깐 말씀드렸다시피 제10호 태풍이 다시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전망인데요. 가장 최근에 발표된 기상청의 태풍 진로 예보를 보면 제10호 태풍이 어제 예보와는 달리 일본 서쪽을 관통하지 않은 채 그대로 서쪽 바다를 지나 부산 서쪽에 상륙할 전망입니다. 일본을 관통하지 않고 해상으로 북상함에 따라 태풍의 세력은 강하게 유지된 채 우리나라에 상륙할 전망인데요. 경로도 이번 제9호 태풍에 비해 조금 더 서쪽으로 예상됨에 따라 동해상으로 빠지지 않고 우리나라 내륙을 그대로 관통해 북한으로 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전국이 다시 한 번 강한 태풍의 영향을 받겠습니다. 이번 제9호 태풍이 지나고 난 뒤 기압계가 자리 잡는 것에 따라 경로가 다소 바뀔 가능성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에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이 분 경상도와 강원도가 다시 태풍 진행방향의 오른쪽에 들면 다시 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요. 이번 9호 태풍이 지나고 난 뒤 주변을 한 번 점검하셔서 복구가 필요한 부분은 미리 대비 잘 해놓으셔야 다가올 10호 태풍의 피해를 덜 받을 전망입니다.

◇ 최형진: 그러면 어느 정도 대비가 필요하겠군요?

◆ 이재정: 네, 아무래도 지금 태풍 진행방향의 오른쪽에 위치한 경상도라든지, 강원 영동지역 같은 경우 이번 태풍의 영향을 크게 받은 가운데 다시 태풍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그 피해가 배가 될 수 있겠습니다.

◇ 최형진: 알겠습니다. 조바심에 여쭤보는데 10호 태풍 이후에 또 다른 태풍이 올 가능성도 있습니까?

◆ 이재정: 앞으로 10월 초까지는 한 개 내외의 태풍이 더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요. 태풍 자체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면서 우리나라가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 최형진: 그렇다고 이렇게 빠르고 잦게 11호 태풍이 예고되어 있는 것은 아니죠?

◆ 이재정: 아직까지는 지금 발생을 예측하고 있는 것은 없습니다.

◇ 최형진: 네, 알겠습니다. 10호 태풍 하이선이 한반도에 상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연이어 태풍이 오는데요.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이재정: 네, 고맙습니다.

◇ 최형진: 지금까지 케이웨더 이재정 예보팀장이었습니다.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