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에도 마약이 일반인과 학생들에게까지 퍼지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과학계에선 오래전부터 마약을 무력화할 백신을 개발해 왔는데, 사실상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최근 미국 연구진이 개발한 마약 백신이 사람에서도 좋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어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최소라 기자입니다.
[기자]
모르핀보다 100배 강한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
중독성이 매우 높은데, 단 2mg만으로도 사망할 수 있어 미국에서는 2021년 가장 많은 사망자를 낸 약물로 기록됐습니다.
국내에서도 병원 처방을 받으면 약국에서 펜타닐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어 오남용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미국 휴스턴대 연구진이 펜타닐을 투약해도 환각이나 중독성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백신을 개발했습니다.
백신을 접종하면 생기는 항체가 인체에 들어오는 펜타닐에 결합해 펜타닐이 뇌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하는 원리입니다.
동물실험 결과, 펜타닐 투여 후 일반 쥐는 고통에 대한 반응이 75%까지 느려졌지만, 백신을 접종한 쥐는 반응속도에 변화가 없었습니다.
또 백신 접종 쥐에서는 일반 쥐와 달리 펜타닐이 뇌에서 거의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도 확인됐습니다.
연구팀은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데, 초기 임상 결과 안전성과 효과가 모두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콜린 해일 / 미 휴스턴대 교수 : 항체가 펜타닐에 결합해 뇌로 이동하지 못하게 막음으로써 쾌락 중추 자극이나 호흡저하, 과다복용에 의한 사망을 막습니다. 현재의 마약 중독 치료법과 병행된다면, 게임 체인저가 될 것입니다.]
이번 백신은 디프테리아라는 병원체에 펜타닐과 유사한 구조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습니다.
시중의 디프테리아 백신을 변형해 펜타닐에 효과 있는 백신을 만든 겁니다.
과학계가 50년 넘게 마약 백신을 연구해왔지만, 아무런 효과가 없거나 투여한 백신이 오히려 마약과 비슷한 효과를 내기도 해 상용화 문턱을 넘지 못했던 점을 극복한 겁니다.
사회적 규제와 처벌로 쉽게 해결하지 못한 마약과의 전쟁, 과연 과학이 해결할 수 있게 될지 주목됩니다.
YTN 사이언스 최소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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