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목숨까지 앗아가는 뇌수막염...영유아에 취약한 이유 찾았다!

2023.10.14 오전 04:28
[앵커]
뇌수막염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심한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영유아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질환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바이러스나 세균이 어떻게 뇌수막에 도달하는지, 왜 어른보다는 영유아에게 치명적인지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했는데요.

국내 연구진이 그 원인을 밝혀냈습니다.

보도에 양훼영 기자입니다.

[기자]
영유아, 특히 1살 미만의 신생아에게 가장 위험한 질환 중 하나가 바로 뇌수막염입니다.

뇌를 둘러싼 얇은 막에 바이러스나 세균이 침투해 염증이 생기는 병인데, 초기 증상은 고열과 구토 등으로 감기와 비슷합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사망에 이를 수 있고 생존하더라도 15% 정도에게는 후유증이 남는데, 문제는 왜 어른보다 영유아에게 뇌수막염이 치명적인지 정확한 이유가 밝혀진 바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미성숙한 뇌수막의 면역 장벽으로 인해 영유아가 뇌수막염에 더 취약하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습니다.

뇌 전반을 감싸고 있는 뇌수막은 크게 3개로 나뉘는데, 연구진은 이 중 가장 바깥 부분인 경막, 특히 정맥동혈관이 뇌수막염 바이러스의 이동 경로임을 찾아냈습니다.

생쥐모델을 이용해 영유아와 성인의 뇌수막염 감염 차이를 분석한 결과, 새끼 생쥐에서 뇌수막염 바이러스가 경막의 정맥동혈관으로부터 퍼져나가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김영찬 / IBS 혈관연구단 연구원(제1저자) : (기존에는) 구조적인 장벽을 탄탄하게 이루어서 물질 자체의 이동을 막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을 해왔는데요. (이번 실험으로) 실제로 그런 구조적인 장벽들 역할보다는 경막에 존재하는 면역세포들이 중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고요.]

연구진은 또, 바이러스의 뇌 침입을 막는 장벽 역할을 하는 특정 세포를 찾아냈습니다.

어른 생쥐는 경막 대식세포 중 정맥동혈관 주변에만 밀집돼있는 특정 대식세포가 감염을 차단해 성숙한 면역장벽을 만들지만, 새끼 생쥐는 이 대식세포가 매우 적어 감염에 취약했습니다.

[안지훈 / IBS 혈관연구단 선임연구원(공동교신저자) : (정맥동혈관 주위의) 대식세포들이 내는 항염증 물질들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세균이나 바이러스들이 뚫고 중추 신경계나 뇌수막까지 들어와서 감염을 일으킨다라는 사실을 새로이 밝혀내게 되었고요.]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경막 면역 장벽을 견고하게 하거나 보강할 방법에 대한 후속연구를 이어갈 계획입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면역학' 표지 논문으로 실렸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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