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YTN 라디오 FM 94.5 (20:20~21:00)
■ 날짜 : 2024년 12월 8일 (일요일)
■ 진행 : 이성규 교수
■ 대담 : 우주조경나무병원 이승언 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성규 교수(이하 이성규) : 인생 2막을 준비하는 50~60대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직업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나무의사입니다. 말 그대로 병든 나무를 치료하고 관리하는 직업이죠. 이 직업의 매력이 뭐기에 인기를 이렇게 끌고 있는지 오늘은 IT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나무의사가 된 분을 모셨습니다. 우주조경나무병원의 이승은 원장과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 우주조경나무병원 이승언 원장(이하 이승언) : 안녕하십니까? 나무의사 이승언입니다. 반갑습니다.
◆ 이성규 : 나무의사라. 최근 들어서 많이 알려졌는데요. 아직 생소한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의사니까 나무를 치료해 주는 일을 하실 텐데. 나무의사가 어떤 일들을 하는 직업이죠?
◇ 이승언 : 네 그러니까 저희가 하는 일은 기본적으로 저희 생활권 주변의 나무들이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요. 이를 위해서 나무에 어떤 피해가 발생을 했을 때 그 피해의 원인을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법을 처방하고 처방에 따라서 치료 예방하는 일들을 합니다. 그런데 나무의 피해가 어떤 것들이 있을 수 있을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을 수 있는데요. 저희가 나무의 피해는 기본적으로 생물적, 비생물적 피해로 크게 구분을 합니다. 생물적 피해는 나무도 생명이다 보니까 곰팡이나 세균, 바이러스 같은 병원체에 감염이 되서 병에 걸리기도 하고 또 해충들이 나무의 잎이나 가지, 줄기, 뿌리를 가해를 합니다. 그런 병해충에 의한 피해를 생물적 피해라고 하고요. 비생물적 피해는 최근에 눈이 많이 내려서 엄청나게 나무들한테는 거의 재앙 수준이었거든요. 습설이고 무겁다 보니까 가지가 많이 부러지고 많이 쓰러지고. 그래서 소나무한테는 특히 대재앙 수준이었습니다. 이러한 비생물적 피해는 기상적 그리고 토양이 안 좋아서. 토양이 건조하다든지, 과습하다든지. 그리고 또 사람들이 나무를 잘못 관리해서 이런 피해들은 비생물적 피해라고 합니다.
◆ 이성규 : 그런 피해들을 어찌 되었건 치료하고 그러시는 거군요?
◇ 이승언 : 진단하고 처방하고 치료하고 예방하는 활동들을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 우리나라 눈이 습해서 되게 무거운 거. 이번에 상당히 피해도 많았죠?
◇ 이승언 : 엄청났습니다. 이번에.
◆ 이성규 : 가로수 가지치기 할 때. 왜 하세요?
◇ 이승언 : 그러니까 나무를 가지치기 하는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요. 그러니까 적절한 가지치기는 나무 사이에 바람을 잘 통하게 하고 햇빛도 잘 들게 해서 병해충에 대한 저항성도 높여주고 나무가 진짜 잘 자라게 할 수 있는데. 문제는 과도한 가지치기 그리고 가지치기 방법에 맞지 않는 가지치기를 했을 때인데요. 과도한 가지치기를 하게 되면 아무래도 나무의 세력이 약해지게 됩니다. 기존의 어떤 영양분을 만들어내는 잎들이 없어지게 되는 거기 때문에 수세가 약해지게 되고 세력이 약해지게 되면 병해충에 쉽게 감염될 수 있고. 그리고 잘못된 가지치기를 하게 되면 그 부분에서 썩어 들어가게 되거든요. 그래서 심할 경우는 고사하기도 하고. 그래서 이러한 피해를 막기 위해서 가로수 가지치기에도 나무의사의 진단을 받도록 아마 입법 예고되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이성규 : 근데 외국은 어때요? 이 나무의사 부분에서.
◇ 이승언 : 사실 수목 관리 선진국이라고 할 수 있는 북미나 유럽 그리고 가까운 일본에서도 나무 관리를 좀 더 체계적으로 하고 있는데요. 일본 같은 경우는 1900년대에 나무의사 제도가 만들어져서 지금까지 쭉 진행을 해오고 있고요. 저희는 2018년도에 나무의사가 법제화가 됐는데 이때 이런 일본의 제도를 많이 벤치마킹 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미 쪽에는 캐나다 같은 경우를 보면은 여러 종류의 아보리스트(Arborist)들이 있거든요. 나무를 관리하시는 분들이.
◆ 이성규 : 아보리스트요?
◇ 이승언 : 예. 체계적인 교육을 받아서 자격을 주고 또 캐나다는 심지어 자기 소유의 수목이라고 하더라도 직경 한 20cm 이상 되는 나무는 못 자르게 하고 있습니다. 관계 당국에 신고를 해서 자르게 하고 그리고 담당 공무원들이 거기에는 또 영향력이 크기도 하고요. 그리고 미국 같은 경우도 트리닥터(Tree doctor)라는 용어가 생긴 게. 1907년에 ‘존 데이비’라는 분이 더 ‘트리닥터’라는 책을 한 권 냈었습니다. 나무와 식물을 관리하는 법이 거기에 담겨 있는데 그때 이제 트리닥터라는 용어가 처음 생기고 그 이후로 좀 체계적으로 진행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이성규 : 나무는 왕진밖에 안 되겠어요?
◇ 이승언 : 네 그렇죠. 나무를 움직일 수가 없으니까요.
◆ 이성규 : 그러니까 계속 그 원장님도 그쪽 가서 진단하고 그러시겠어요.
◇ 이승언 : 맞습니다.
◆ 이성규 : 막 멀리도 가시겠네요?
◇ 이승언 : 사실 나무가 아픈 곳은 어디든지 갑니다. 그런데 회사가 있는 곳이 경기도 성남이기 때문에 주로 성남 관내나 아니면 서울 수도권에서 많이 하고 있고요. 멀리 갈 때는 전라남도 순천에 소나무 이식을 하는데 수세가 안 좋다고 해서 가서 보기도 합니다.
◆ 이성규 : 순천이요? 왕진 가방도 들고 가시나요?
◇ 이승언 : 예.
◆ 이성규 : 거기 뭐가 들어 있어요?
◇ 이승언 : 왕진 가방 안에는 저희가 기본적으로 수목 진료를 할 수 있는 가벼운 장비들이 들어 있고요. 가장 기본적으로 저희 나무의사의 청진기라고 할 수 있는 나무망치 또는 고무망치가 있습니다.
◆ 이성규 : 이렇게 두드려 보고 판단을 하는군요?
◇ 이승언 : 네. 나무를 두드려 보면 이 나무 안이 건강한지 아니면 좀 썩은 부분이 있는지 소리가 좀 다르고 느낌이 다르거든요. 그런 게 있고 그리고 토양의 산도나 습도를 측정하는 산 습도계 그리고 토양의 딱딱함을 보는 경도계 그리고 아픈 부위 시료를 채취하는 시료 봉투라든지 그리고 끌, 정, 망치 이런 것들이 다 들어 있습니다.
◆ 이성규 : 나무도 수술을 받을 때가 있죠.
◇ 이승언 : 주로 저희가 외과 수술이라고 하는 거는 그 줄기의 일부가 부후가 돼서 썩은 부분이 있어서 안에 빈 공간이 생기거든요. 그런 부분이 있으면 썩는 부분이 계속 진행되지 않게끔 하고. 어느 정도의 지지력을 또 갖춰주고 또 미관상 좋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외과 수술을 합니다. 그래서 말씀하신 대로 전기톱이나 정이나 이런 걸로 썩은 부분들을 다 건전부가 있는 데까지 다 도려내고 그 사이를 충전재로 충전을 하고 인공 수피를 입혀줘서 보기에 좀 좋게 보이게 하는 그리고 더 이상 부후가 진행되지 않게 하는 수술을 합니다.
◆ 이성규 : 그리고 수술도 있는데 권역을 설정해서 야산에 소나무가 막 말라 죽는 전염병이라든지 그런 게 발생했을 때. 권역 설정해서 거기 가셔서 그 전염을 막고. 방역이라 해야 되는지. 그런 것도 같이 하시나요?
◇ 이승언 : 올해 저희 남부 지방에 ‘소나무 재선충병’이라고. 북방수염하늘소, 솔수염하늘소라는 해충들이 매개충으로 소나무 재선충병을 옮기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되게 심했습니다. 남부지방을 가게 되면 소나무 군락들이 거의 빨갛게 죽어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는데요. 그런데 저희가 나무의사는 주로 생활권 주변에 수목을 하고 있는데. 약간 논란이 있는 부분인데요. 산림에 있는 이 소나무 재선충병에 관리와 진단, 치료에도 나무의사가 할 수 있냐, 없냐를 가지고 산림 쪽과 조금 이슈가 있습니다.
◆ 이성규 : 지금 논란 중이군요.
◇ 이승언 : 예. 근데 그런 부분에도 나무의사가 진단하고 미리 예방할 수 있게끔 하는 그리고 치료할 수 있게끔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 혼자 가셔서 모든 일을 다 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도움을 주는 보조 전문가도 좀 있어야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어떠십니까?
◇ 이승언 : 맞습니다. 그러니까 나무병원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저희 나무병원의 간호사라고 할 수 있는 수목 치료 기술자라는 자격을 가지신 분들이 계십니다.
◆ 이성규 : 수목 치료 기술자.
◇ 이승언 : 예. 그래서 나무병원을 설립을 할 때는 나무의사 2인 또는 나무의사 1인과 수목 치료 기술자 1인으로 2인 이상 기술자를 갖추어야 나무병원을 설립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나무의사는 그 나무 피해에 대해서 진단, 처방, 치료, 예방 업무를 하고요. 수목 치료 기술자는 나무의사의 처방에 따라서 치료, 예방하는 업무를 수행을 합니다.
◆ 이성규 : 근데 어떤 나무는 수술 과정도 복잡하고 치료하기가 상당히 힘들고 그러면 사람도 그렇지만 치료비가 많이 들어갈 때는 보험 혜택을 받잖아요. 나무도 공공기관이나 이런 데서 보험을 드나요? 어떤가요?
◇ 이승언 : 아직 나무에 대한 보험은 없고요. 앞으로 이게 좀 발전되면 나무를 치료하는 데도 좀 보험 지원이 돼야 되지 않을까 싶기는 합니다.
◆ 이성규 : 다른 쪽의 보험이라도 있나요? 나무 치료 보험 말고요.
◇ 이승언 : 보통 나무를 하나의 재산으로 봐서 그 재산에 손해가 발생했을 때 저희가 일반적으로 드는 보험은 보험 가입자분이 보험을 들 수는 있는 거고요. 저희가 일반적으로 하는 것들이니까요. 저희가 병원에 갔을 때 의료보험이 지원되는 것처럼 나무의 어떤 진료와 치료 행위를 했을 때 수목 보험은 없는 거죠. 이런 수목 관리를 좀 더 체계적으로 하려면 그런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 이성규 : 이승언 원장님께서 치료해 준 나무 중에서 우리 청취자 여러분이 알 만한 그런 나무가 있었나요?
◇ 이승언 : 제가 아직 그 나무의사로 활동을 한 지 그렇게 오래되지는 않아서요. 딱 알 만한 나무라고 하기에는 없는 것 같고요. 근데 저희 한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가 소나무거든요. 그래서 소나무를 가장 많이 보기는 합니다. 어떤 지역에 그 지역 사람들이 좋아하고 아끼는 소나무에 잘못된 가지치기로 인해서 수세가 약해진 경우에 수세 회복을 위해서 나무 주사, 영양제를 놓고 옆면 잎에도 그 옆면 시비를 하고 또 토양에도 시비를 해주고 이런 작업들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 아까 아파트 단지나 공공장소 이런 쪽에 나무 얘기를 좀 했는데. 이런 나무들의 그 가지치기 등등 또 치료 이런 부분은 꼭 자격이 있는 분만 거기에 관여할 수 있나요?
◇ 이승언 : 네. 산림보호법에서 그 나무의사 제도가 이제 입법이 되면서 생활권 주변에 수목은 나무는 나무의사나 수목 치료 기술자 자격을 갖춘 나무병원만이 수행을 할 수 있고요. 이런 나무병원을 등록하지 않고 진료를 하거나 또는 나무의사나 수목 치료 기술자가 아닌 분이 진료 행위를 했을 때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있을 수 있습니다.
◆ 이성규 : 그렇군요. YTN 라디오 이성규의 행복한 쉼표, 잠시만요 오늘은 요즘 떠오르는 인기 직업, 나무의사 이승언 원장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원장님 요즘 바쁘신가요? 5~6월이 제일 바쁠 것 같은 예감은 드는데. 요즘은 어떠십니까?
◇ 이승언 : 맞습니다. 나무의 병해충 피해가 가장 많은 시기가 3월부터 발생을 해서 10월 말, 11월까지 발생을 하는데요. 특히 4월~6월 이때가 가장 바쁜 시기입니다. 병해충 피해의 한 85% 이상이 그때 발생을 하니까요. 그런데 최근에는 수도권에 너무 많은 눈이 내려서 나무 가지가 많이 부러지고 쓰러진 나무들이 많아서 그 부러진 상처를 치유하고 그 나무를 제거하는 일들이 좀 있어서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 이성규 : 아까 활동하신 지가 얼마 안 됐다고 말씀하셨는데. 나무의사로 활동은 언제부터 하셨어요?
◇ 이승언 : 제가 2021년도에 나무의사 자격을 땄고요. 그래서 나무의사로 활동한 건 한 3년 정도 되는데. 제가 나무와 식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건, 10여 년 이상 전부터 관심을 가져왔고요. 그때 이후로 쭉 이쪽을 보면서 왔던 것 같습니다.
◆ 이성규 : 네. 자격을 땄다고 그러는데 이 자격 따기가 어때요?
◇ 이승언 : 나무의사 자격시험을 보기까지도 쉽지가 않고요.
◆ 이성규 : 왜 그렇죠?
◇ 이승언 : 나무의사 자격시험을 보기 위해서는 일단 일정한 자격 요건을 갖춰야 되는데요.
◆ 이성규 : 예를 들면요?
◇ 이승언 : 예를 들어서 조경 기사나 식물보호기사 또는 산림기사 산업기사 이상의 자격을 가지신 분들이나 아니면 이쪽 관련된 전공과 경험, 경력을 가지신 분들. 관련 전공 학부를 졸업하면 최소한 몇 년이나 10년, 석사를 졸업하면 몇 년. 이렇게 관련 경력을 갖추고 있어야 나무의사 시험을 볼 수 있는 양성 교육을 들을 수가 있습니다. 이런 자격을 가지고 150시간 이상의 양성 교육을 들으면 나무의사 시험을 볼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고요. 그리고 나무의사 시험도 사실 1차, 2차로 나누어지는데 범위가 넓고 깊이가 있어서 좀 쉽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 이성규 : 그런 거를 얼마나 준비하셨어요?
◇ 이승언 : 저도 사실 1년 꼬박 준비를 했습니다. 그래서 2021년도 4월에 1차를 합격하고 이제 10월에 2차를 합격했습니다.
◆ 이성규 : 그럼 고시원 이런 데서 공부하셨나요?
◇ 이승언 :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요. 그래서 사실 회사를 다니면서 공부를 하기는 쉽지 않았고요. 그래서 이쪽 일을 해야 되겠다 결정을 하고 회사를 퇴사하고 한 1년 정도 공부를 해서 사실 시험을 보기까지 한 1년 기간은 절대적으로 필요로 한 시험입니다.
◆ 이성규 : 다니셨던 회사는 아까 IT 회사라고 소개해 드렸는데. 퇴사 결심과 나무의사에 뭔가 관심을 갖게 된 동기가 있나요?
◇ 이승언 : 제가 1999년도에 사실 경영학으로 전공을 하고 IT 회사에 신입으로 입사를 했고요. 그리고 한 20년간 IT 쪽에 몸을 담았었는데요. 아시겠지만 IT 기술이 되게 급변하잖아요. 되게 빠르게 변화하고 이런 IT 기술을 고객에게 접목하고 하는 일들에서 고객의 요구도 많고 이런 부분이 조금 힘든 부분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때 사실 나무를 보고 있으면 되게 저는 편해진 것 같습니다. 되게 편해지고 그리고 나무는 저희에게 뭔가 요구를 하지 않잖아요. 자기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그냥 자기가 가진 걸 다 내어주는 이런 게 되게 좋았던 것 같고. 그때 이후로 나무에 관심을 가지고 이쪽을 공부를 했던 것 같습니다.
◆ 이성규 : 근데 가족들 반응은 어떠세요?
◇ 이승언 : 저희 아내하고 계속 맞벌이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는 아내도 반대를 했죠. 회사를 그만두고 사실 그게 가장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언제 회사를 그만두고 이걸 할 거냐는 게 어려운 결정이었는데. 이제 아내도 이게 일시적인 결정이 아니고 10년 이상을 계속 이쪽을 보고 오고 있으니까. 그러면 좋아하는 일을 한번 해보라고 해서 이제 흔쾌히 승인을 해줬던 것 같습니다.
◆ 이성규 : 의사들은 인턴도 있고 레지던트도 있고 전문의도 있고 그런 과정이 좀 비슷하게 있나요?
◇ 이승언 : 사실 사람 의사처럼 제도화된 인턴이나 레지던트 제도가 있는 건 아니고요. 그런데 이제 나무의사로 또 비전공자 분들도 공부를 많이 하셔서 합격하신 분들도 계시거든요. 나무의사로 제대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되게 임상 경험도 많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나무의사 협회에서나 이런 데서는 이 인턴 제도가 좀 필요하다고 해서 자체적으로 좀 운영을 하려고 하고 있고요. 그리고 일부 좀 큰 나무 병원에서도 인턴 과정을 모집해서 어느 정도의 경험을 할 수 있게끔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 이성규 : 협회라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회원이 몇 명이나 돼요? 나무의사협회에.
◇ 이승언 : 지금 올해 10월까지 이제 10회 시험을 봤거든요. 나무의사로 배출된 인력이 한 1,500여 명 정도 되고 있습니다.
◆ 이성규 : 그분들이 개업을 주로 다 하시나요?
◇ 이승언 : 나무병원을 창업을 하시거나 아니면 나무병원에 취업을 하는 두 가지 길을 가시는데요. 사실 개업을 하기는 또 쉽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처음에는 대부분 취업을 해서 경험을 쌓으시고 그리고 자기 나무병원을 개업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 이성규 : 그만큼 수입 면에서는 어때요? 요즘.
◇ 이승언 : 아직 일반인들의 나무에 대한 인식이 비싼 돈을 들여서 치료해서 잘 관리하겠다는 인식이 좀 덜하잖아요. 그래서 사실 나무병원의 어떤 업역이나 시장 규모가 아직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무병원을 새로 창업을 해서 수입을 내기까지는 좀 어려움이 많이 있습니다.
◆ 이성규 : 또 반대로 어떤 나무에 병충해가 생기고 이러면 그 병충해를 가까이에서 또 접해야 되고 하는 그런 어려움도 있으시겠네요.
◇ 이승언 : 네 맞습니다. 그래서 나무의사를 하시는 분들을 보면 이제 나무 피해의 진단, 처방만 하시는 분들도 있는데요. 이게 치료를 하다 보면 현장 일도 되게 많고 나무를 자르고 하는 힘든 일도 많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좀 어려움이 있으신 분들도 있고. 또 나무에 방제 약을 치다 보면 아무래도 농약에 노출되는 위험도 있고. 그리고 올해 이제 저희가 소나무 재선충병에 페로몬 트랩이라고 이 트랩을 설치해 가지고 재선충병 발생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방지하는 작업들을 하거든요. 그러면 이게 산속에서 이루어지다 보니까 소나무 재선충병을 매개하는 아까 그 매개충이 보통 5월에서 7월까지 발생을 합니다. 그러면 그때 산 속을 헤매 다니는 그런 일도 해야 되고 하니까 그런 부분들을 좀 어려워하시는 나무의사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리고 병해충 진단하다 보면 아무래도 말씀하신 해충들. 응애나 진딧물, 깍지벌레 이런 해충들이 좀 징그럽잖아요. 그런 부분들이 좀 많이 있습니다.
◆ 이성규 : 근데 그 직업이 나무의사시니까 그 직업을 갖기 전에는 안 하던 버릇. 그런 게 좀 생겨날 것 같아요.
◇ 이승언 : 아무래도 이제 직업병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주로 가족들과 공원 같은 데 산책을 하다 보면 계속 나무에 대해서 제가 얘기를 합니다. 그러면 저희 애들도 처음에는 관심을 갖다가 별로 관심을 안 갖는 경우가 많은데요. 나무를 보다 보면 ‘이 나무가 왜 여기에 심어졌을까. 맞지 않는 장소에 심어졌다.’ 이런 부분들이 많이 아쉬운 부분이 있고. 그리고 나무의 피해를 보면 ‘이거는 조금만 이렇게 관리를 해줬으면 이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 이런 아쉬움들을 많이 느끼면서 나무들을 봅니다.
◆ 이성규 : 나무는 주로 몇 년 살아요?
◇ 이승언 : 나무는 계속 커 가는데 세포 분열을 계속 하기 때문에. 세포가 새로 만들어지는 거거든요. 계속 세포가 만들어져서 수명이 딱 정해져 있는 건 아닌데요. 나무가 죽는 이유는 크게 병이나 해충에 감염돼서 또는 상처가 발생해서 부후, 썩어서 이 나무가 쓰러지거나 죽기도 하는데요. 공식적으로 ‘나무 수명이 몇 살이다.’ 이런 거는 없는 것 같습니다.
◆ 이성규 : 네. 이 재미있는 직업 나무의사. 지금 청취자 여러분들 중에 방송 들으시면서 ‘나도 준비해 볼까?’ 하는 분이 생길 수도 있는데 어떻게 준비하면 되죠?
◇ 이승언 : 나무의사가 되고자 하시는 분들은 마음가짐이 되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마음이 있으시니까 나무의사를 준비하시겠지만. 일단 나무와 식물과 자연을 좋아하는 마음이 있으셔야 될 것 같고요. 그리고 나무의사를 준비하시는 분들이 저에게 가장 먼저 물어보는 게 ‘비전이 있습니까?’라고 물어보는데. 대부분이 경제적인 비전 이런 것들 물어보시긴 하거든요. 사실 얼마 동안은 사실 수입이 없을 수도, 많지 않을 수 있고 그럴 수 있는데.
◆ 이성규 : 알려져야 아무래도 좀.
◇ 이승언 : 예. 그래서 나무를 치료하고 살리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이런 일들이 좋은 분들이 하셨으면 하고요. 사실 준비하는 과정은 이제 그런 절차를 알아보셔서 하면 되니까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이 되는데. 이런 마음가짐이 되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 이성규 : 나무의사가 되셔서 나무에서 낙엽 지는 거 이런 거를 보시면 그전에 느꼈던 소회와 좀 다를 것 같아요. 어떠세요?
◇ 이승언 : 나무를 보면 아까도 말씀 되게 편안한 부분이 있고요. 나무는 한 자리에 계속 서서 자기 위치를 지키는 그런 부분도 있고. 또 나무가 사계절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 되게 그 생명력 같은 것들이 놀랍습니다. 그리고 수백 년 이상 살아온 나무들을 보면 한 자리에서 그 주변에 있던 일들을 다 지켜본 것들이잖아요. 그래서 되게 경외스럽기까지 한데요. 그런 것들을 생각을 해보면. 그래서 그런 것들을 보면서 나무가 되게 우리에게 주는 것들도 많고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어떤 설레는 부분도 있고 경외스러운 부분도 있고 이렇습니다. 저한테는.
◆ 이성규 : 오늘은 IT 기업에서 일하다가 나무의사로 활약하고 있는 우주조경나무병원의 이승언 원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이승언 : 감사합니다.
◆ 이성규 : 는 YTN 라디오 홈페이지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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