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부실 안료로 숭례문 단청 복구 강행

2013.11.07 오전 09:49
[앵커]

최근 숭례문 이곳저곳에서 단청이 벗겨지는 현상이 발견됐죠.

그 이유가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부실 안료로 단청 복구를 강행했다는 사실이 문화재청 연구보고서에서 확인됐습니다.

취재기자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황보선 기자!

이 보고서가 언제 작성된 겁니까?

[기자]

보고서 제목이 '숭례문 복원용 단청안료 연구보고서'인데, 제출 시기가 지난해 12월입니다.

문화재청 소속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11년 초부터 지난해 말까지 각종 실험을 통해 숭례문 단청 복구에 사용될 각종 안료의 적절성을 알아보고 이를 문서로 작성한 겁니다.

이 문서를 살펴보면 단청 복구에 사용된 일본산 안료가 부실한 것으로 보고됐지만 이를 무시하고 복구공사가 강행된 걸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인공풍화 실험에서 적색 계열 안료인 일본산 '진사'의 변색과 탈색이 심해 사용에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기록돼 있습니다.

이 실험은 지난 2011년 초부터 진행됐는데, 같은해 7월에 중간 보고에 이어 같은 해 12월 최종 결과 보고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최종 결과 보고 후에 단청 복구공사가 강행됐다는 걸 보여주는 사실입니다.

안료의 적절성을 알아보는 실험에 이어 단청 도포용 재료에 대한 실험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8월 말 단청 도포용 전통재료인 들기름과, 백반수, 동유에 대한 실험에서는 안료가 벗겨지거나 갈라지는 '박락' 현상이 관찰됐습니다.

방금 말씀드린대로 이 연구보고서가 제출된 시기는 지난해 12월인데, 이때는 이미 단청 복구공사가 완료된 시점입니다.

연구보고서의 내용이 제출 전에 미리 여러차례에 걸쳐 보고됐다면 부실 안료로 단청 복구를 강행한 셈이 되고, 단청 복구가 완료된 다음에야 이 보고서의 내용이 처음으로 문화재청에 알려졌다면 소잃고 외양간 고치러 나선 격입니다.

문화재청은 최근 종합점검단을 꾸려서 숭례문 복구 과정에서 잘못된 점을 전반적으로 살펴서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문화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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