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슈인사이드] 뮤지컬 '인맥 캐스팅' 논란..."자정 나서야" 호소문

2022.06.24 오후 12:24
■ 진행 : 김영수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원종원 / 순천향대학교 공연영상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뮤지컬 계에서 이른바 인맥 캐스팅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동료 배우끼리 고소전 조짐을 보이는가 하면 뮤지컬 배우 1세대들이 발표한 성명에 지지하는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구조적인 개선 방안은없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원종원 순천향대학교 공연영상학과 교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원종원]
네, 안녕하세요.

[앵커]
교수님, 먼저 이 논란에 대해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요. 논란 발단 간단히 짚어주실까요?

[원종원]
최근 한 뮤지컬 배우 김호영 씨가 자신의 인터넷 공간에서 요즘은 아사리판이 아니라 옥장판이다라는 문구와 함께 조금 의심스러운 캐스팅에 관계된 논란을 암시하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이 옥장판이라는 표현이 혹시 뮤지컬 배우 옥주현이 아니냐 그리고 논란이 되는 작품이 엘리자벳이라는 뮤지컬이 아닌가라는 추측들이 이어졌고요. 여기에 아까 말씀하신 대로 1세대 뮤지컬 배우들이 각자의 역할에 충실해야 된다는 글을 올리면서 여러 가지로 일파만파 사건이 확산되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다시 한 번 정리를 하자면 주연배우가 다른 배우 캐스팅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논란인데 이게 뮤지컬계에서 근본적으로 가능한 일인가요?

[원종원]
사실 뮤지컬계를 면밀히 들여다봐야 되는 사안이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러 뮤지컬 작품들. 크게 한 두 가지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라이선스 뮤지컬, 혹은 스윙 뮤지컬이라고 하는 판권이 해외에 원작자가 갖고 있는 경우입니다.

아무래도 대형 공연사에서 라이선스뮤지컬이 많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이와 반대로 우리나라 제작진, 우리나라 배우들이 만드는 창작 뮤지컬이 있습니다. 창작 뮤지컬은 주로 대학로나 소극장에서 올려지는 경향이 많이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데요.

대중들이 좋아하는 대형 스윙 뮤지컬들, 라이선스 뮤지컬 같은 경우에는 스몰 라이선스 혹은 적극적인 라이선스라고 구분을 해서 또 보기도 합니다. 간단히 말씀을 드리자면 이 작품의 완성도를 일정 수준 유지하기 위해서 외국의 원작자들이 제작에 적극적으로 참여를 한다라는 뜻인데요.

이건 배우 선발에서부터 연출 그리고 무대 기법까지 모두 관여를 한다고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라이선스 뮤지컬에서 캐스팅 혹은 오디션에 영향을 미친다라는 건 사실은 좀 힘든 일이다라고도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규모가 조금 작은 또 국내 뮤지컬의 경우에는 추천이나 이런 건 가능하다고 보시는 겁니까?

[원종원]
사실 추천이나 이런 것들은 외국 작품도 마찬가지로 가능은 하겠죠. 하지만 아주 이름 있는 작품들 혹은 해외에서 글로벌한 흥행을 누렸던 작품 같은 경우에는 그 원작자가 굳이 한국의 특정 배우를 무대에 세우기 위해서 캐스팅에 영향을 받거나 하는 일은 조금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라고는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번 논란 자체가 이런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생각 없이 바라보다 보니까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그럴 것 같다는 논란들이 확산된 것이 아닌가 추측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앵커]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잠시 뒤에 짚어보도록 하고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뮤지컬 1세대 배우들이 입장문을 내고 동료 배우들을 중심으로 지금 이 논란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원종원]
사실 배우들은 대중들의 관심을 많이 받고 활동을 하는 그런 특정한 역할이 있는 분들이세요. 그러다 보니까 제작에 대해서 그렇게 많이 관여를 하거나 혹은 그런 것들을 잘 알고 있다고까지는 말씀드리기 힘들 것 같습니다. 저는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씀을 드리는 것이 더 맞지 않나라는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는데요.

이런 오디션 과정이나 캐스팅 과정이 그렇게 일부 인기 배우에 의해서 좌지우지된다라고 생각하는 건 조금은 과장된 생각이 아닌가. 물론 갑질은 있을 수 있습니다. 그건 인기를 누리는 배우들이 성숙하지 못한 모습을 보여서 그런 것들에 대한 논란은 있을 수 있는데 이게 오디션으로까지, 혹은 캐스팅으로까지 비화되는 건 조금은 확장되는 감이 없지 않아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뮤지컬 같은 경우는 아직 영화만큼 접근성이 높지는 않지만 최근에는 대중들에게 많이 알려지고 산업도 발전했다는 평가가 많지 않습니까? 이런 상황에서 논란이 불거져서 안타까운데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원종원]
저는 시장의 급작스러운 팽창이 사실은 이 시장의 성장 혹은 성숙으로까지 이어지지 않은 부분이 가장 큰 문제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우리나라 뮤지컬 산업, 2000년에 오페라유령이라는 작품이 처음 소개된 이후에 거의 매해 17~18% 가까운 매출 신장을 기록할 정도로 빠른 폭발적인 팽창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시장의 팽창이 시장의 성숙으로까지는 이어지지 않는다는 그런 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배우들이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그런 셀레브리티들이 사실 우리 노블리스 오블리주라는 얘기도 많이 하지 않습니까? 그들이 갖게 되는 대중의 사랑을 어떻게 하면 잘 이 산업에 녹여 담아낼 수 있을 것인가, 보다 겸손해지고 또 본인이 아티스트로서의 본인의 정체성에 집중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된다. 어떻게 보자면 이번 사태는 그런 부분에서 조금 안일했던 부분들이 곪아서 이렇게 불거진 것이다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앵커]
이 뮤지컬 시장이 팽창하는 만큼 구조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아쉬운 점이 없어야 할 텐데요. 스타 캐스팅에 지나치게 의존해 온 제작 환경이 근본 원인이다, 이런 지적이 나오고 있는데 스타 캐스팅이 갖는 빛과 그림자가 있지 않겠습니까?

[원종원]
맞습니다. 스타 캐스팅이라는 것은 아무래도 기존에 뮤지컬 배우뿐만 아니라 가수라든지 배우 출신 혹은 매체에서 연기를 하던 연기자들이 무대로 진출해서 그 대중적 인지도를 활용해 흥행을 이루는 경우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어요.

우리나라에서 스타 캐스팅 같은 경우에는 한 17년, 18년 정도 아주 크게 붐을 이루면서 각광을 받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아까도 잠깐 언급한 것처럼 시장이 크게 팽창하다 보니까 어떻게 하면 대중을 무대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아마 이 스타 캐스팅의 적극적인 활용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뮤지컬이 발달한 나라들, 예를 들어서 미국의 브로드웨이나 영국의 웨스트엔드 시장을 보면 공연을 보는 선택 요인 중에 배우가 차지하는 비중은 설문조사를 보면 한 6위나 7위 정도을 나타나는 게 일반적이에요. 그러니까 배우를 만나는 것도 좋지만 그 배우보다는 연출가 혹은 원작자, 작곡가 부분에 훨씬 더 많은 신뢰를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요.

우리나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그 스타 마케팅을 활용을 했지만 이것이 갖고 있는 명암이 뚜렷하고요. 결국 시장의 성숙을 통해서 이런 문제들을 좀 해결하고 보완해야 되지 않나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같은 배경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이번 논란과 비교해 볼 만한 대상이 필요한 것 같아서요. 이전에 영화계에서도 이런 스타 마케팅으로 크게 홍역을 치렀던 적이 있지 않습니까?

[원종원]
맞습니다. 우리나라 영화계도 비슷한 경험을 했었는데요. 한때 조폭 영화라든지 로맨틱 코미디물이 인기를 누리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특정 배우가 많은 개런티를 받고 그 영화에 출연하고요. 실제로 영화산업에 참여하는 스태프들은 열정페이로 아주 적은 수입만 발생하는 것들이 구조적인 문제로 가져온 적이 있었어요.

이런 영화계의 문제들도 사실은 이 작가주의 감독들의 등장 그리고 그런 연출가들의 페르소나와 같은 개성 강한 배우들의 등장으로 어떻게 보자면 자정 운동이 일어났다고 볼 수가 있는데요. 한국 뮤지컬 시장도 이제 그 팽창기를 넘어서 어떻게 보자면 영화계의 자정운동을 벤치마킹도 해야 되고 같이 고민도 해야 되는 상황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갖게 됩니다.

[앵커]
교수님, 마지막으로 뮤지컬계가 이번 논란을 딛고 내실을 좀 더 채우려면 보완을 해야 한다, 이런 점을 짚어주셨는데 개선해 나갈 방향 다시 한 번 강조를 해 주신다면요?

[원종원]
사실은 인기를 누리는 배우들이 작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런 것이 굉장히 크게 보이는 경우들이 많이 있다는 말씀드릴 수 있어요. 동료 의식도 좀 갖고요. 예술가로서 본인의 정체성 그리고 겸손한 마음가짐 같은 것들은 정말 중요한 요소들이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습니다. 이 배우들이 스스로 관객을 좀 생각하고요. 전체 산업, 시장을 생각해서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이는 게 바람직한 해결책이 아닌가 저도 안타까운 마음을 더해서 이런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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