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 5) [YTN ON-AI RADIO]
□ 방송일시 : 2026년 1월 28일 (수)
□ 진행 : AI챗봇 “에어”
□ 보조진행: 김우성 PD
□ 출연: 임희윤 음악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김우성 : 네. AI가 적용이 안 되는 곳이 없고 침범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인간에게 굉장히 유용한 도구이자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게 해 주는 뛰어난 기술이지만, 인간을 뛰어넘어 가버리면 안 되죠. 우리도 같이 가야죠. 네. 앞서 저희가 말씀드린 시에나 로즈 사건처럼요. 요즘은 가수의 음악보다는 그 가수의 인생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흑백 요리사」에서도요. 셰프의 맛있는 요리보다는 그 셰프의 삶에 집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AI가 그것까지 침범하다니요. 조금 애매한 상황이죠. 그래서 오늘 이분을 모셨습니다. 이분은요, 음악 평론가로 대중음악 관련해서 많은 저술과 이야기를 하시지만 직접 AI로 음악도 만드셨다고 하고요. 본인을 ‘희미넴’라고 한다고 합니다. 예, 저도 좋아하는 가수인데요. 희미넴, 임희윤 음악평론가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임희윤 :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 김우성 : 희미넴. 에미넴보다 잘생기셨어요.
◇ 임희윤 : 진짜요?
◆ 김우성 : 방송용 멘트입니다.
◇ 임희윤 : 감사합니다. 에미넴도 지금 나이가 많이 들어가지고.
◆ 김우성 : 네. 그렇죠 72년생 쥐띠 형님 이시더라구요.
◇ 임희윤 : 찐 팬이시네요.
◆ 김우성 : 아니요. 저는 방송 준비를 또 해야 되니까. 물론 또 에미넴 음악을 좋아합니다. 에미넴을 굉장히 사랑하시고 힙합도 좋아하실 것 같아요. 평론가님에 대한 소개 겸 그 이야기를 해 주셔야 될 것 같습니다.
◇ 임희윤 : 아, 그래요? 이게 사실 흑역사이긴 한데 제가 이제 한때 힙합에 너무 빠진 나머지, 이 브레이크를 잘 못 밟고 「쇼미더머니」라는 프로그램에 출연을 한 적이 있습니다.
◆ 김우성 : 안 빠지고 다 봤는데, 시즌 2 옛날에.
◇ 임희윤 : 제가 일찍 나갔죠. 화제 안 될 때 나가가지고 어쨌든 예선탈락을 했습니다만.
◆ 김우성 : 목걸이를 못 받으셨군요.
◇ 임희윤 : 못 받았지만 어쨌든 열심히 해서 한 3초 분량이 나갔었고요. 그리고 거기서 브레이크를 또 한 번 못 밟고 에미넴의 첫 내한 공연이 있었어요. 그걸 기념해서 제가 쓴 「임희윤의 싱글 노트」라는 칼럼이 있었는데, 그 칼럼 천 자를 그대로 랩 가사 형태로 썼습니다. 그런데 그게 실제로 기자로 그때 일하고 있었는데 종이신문에 인쇄돼서 나갔고, 이제 당연히 웹에도 떠돌면서 그 당시에 각종 인터넷 게시판 톱을 장식을 했고 화제가 좀 많이 됐었습니다.
◆ 김우성 : 동아일보였었죠. 동아일보 기자를 하셨고요. 지금은 또 음악 분야로 많이 활동하고 계십니다. 저는 에미넴 하면 「8 마일」 영화 기억하실 겁니다. 자전적인 영화인데, 이 영화가 나오자마자 보러 가야겠다라고 해서 갔는데 극장 앞에 중·고등학생들이 “아저씨, 죄송한데 표 좀 사주세요.” 19금이었습니다. 표를 사줬는지 안 사줬는지는 여러분들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과연 저는 위법을 했을까요, 안 했을까요? 하여튼 그만큼 어떤 힙합에 대한 장점, 매력. 오늘 대중음악에서 힙합의 영역이 큽니다. K-팝 아이돌들의 음악에도 다 힙합의 뿌리를 둔 랩이라든지 다양한 댄스라든지 다 들어가 있는데, 아니 평론가님 오신 김에 저희가 뒤에 할 얘기가 많지만 힙합의 매력, 뭔가 한국인들이 또 좋아할 만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아요. 특히 「쇼미더머니」, 저희는 온 식구가 빠지지 않고 매 시즌마다 보거든요.
◇ 임희윤 : 힙합이라는 게 일단은 하고 싶은 말을 좀 대신 해 줄 수 있는 그런 장르다.
◆ 김우성 : 리얼이다.
◇ 임희윤 : 그렇죠. 그러니까 우리가 하고 싶은 말이 많잖아요. 그러니까 실제로 하는 말보다 하고 싶은 마음의 소리들이 많잖아요. 그런데 그걸 잘 못 하고 살잖아요. 근데 힙합을 들으면 그걸 남이 해 주는 거에 대리 만족을 느낄 수가 있고, 제가 하면 심지어 저의 이야기를 그냥 막 떠드는 게 아니고 어떤 리듬에 실어서 정말 아름다운 방식으로, 또 멋진 방식으로 있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그 언어를 아름답게 표현해 낸다는 것 자체가 음악의 요체라고 볼 수 있고, 그런 면에서 보면 힙합이라는 장르는 굉장히 많은 말을 쏟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장르라고 할 수 있겠죠.
◆ 김우성 : 예. 라디오 찐 팬 분들은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기억하실 텐데요. 여기 등장하는 노동요 보면 리듬으로 가사는요, “아이고, 힘들어서 못 해 먹겠다. 빨리 죽어야지.” 이런 가사들이거든요. 정말 힙합 정신이죠. 지금 세상도 그렇습니다.
◇ 임희윤 : 맞습니다.
◆ 김우성 : 이렇게 우리의 DNA 속에도 이런 게 있기 때문에 지금 K-팝 어딜 가도 얘기를 합니다. 저는 원래 주류를 별로 안 좋아해서 다들 K-팝 들으면 막 저쪽 구석에 있는 음악 듣고 이런 스타일이긴 한데, 그래도 세상이 그렇게 흘러가는데 그래미 어워즈 굉장히 보수적이잖아요. 사실은 어떻게 보면 “동양인이 받나?” 이런 정말 뜻밖의 경우도 있는데, 지금 은근슬쩍 기대감이 “야, 이제 그래미도 한국에서 제대로 한번 수상 팡파레를 울릴 것 같아.”라는 기대감이 있는데,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임희윤 : 맞습니다. 기대감이 높은데 사실 저희들 아무래도 K-팝은 사람들이 이제 좋아하는, 또 어떤 자부심을 느끼는 장르다 보니까 “야, 우리 K-팝이 진출했어. 우리 K-팝이 상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어떤 기대감이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 여기서 좀 중요한 포인트는 지금 올라와 있는 곡들, 「아파트」라든지 「골든」이라든지 이런 곡들이 사실 미국 현지에서는 거의 미국 곡처럼 받아들여지고.
◆ 김우성 : 팝이지. 굳이 K를 왜 붙여, 이러나요?
◇ 임희윤 : 네. 그렇게 받아들여지고 있고, 심지어 차트에서도 그런 미국 곡처럼 굉장히 좋은 성과를 거뒀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상당히 수상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그러니까 「아파트」 같은 경우에도 저희는 로제라는 인물에 집중을 하지만 미국에서는 오히려 저도 얼마 전에 뉴욕타임스에서 진행하는 어떤 팟캐스트를 들었어요. 거기 평론가가 “브루노 마스가 역시 그래미에서 강하기 때문에”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로제는 그냥 곡명을 언급할 때 잠깐 언급이 될 뿐이고, 오히려 브루노 마스의 노래처럼 더 언급이 되기 때문에 저는 그래서 더 수상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을 하고, 「골든」 같은 경우에도 ‘케이팝 데몬 헌터스’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외피를 갖고 있는 작품이지만, 「골든」이라는 곡 자체는 사실 한국어 가사가 한두 줄 들어가긴 했습니다만 굉장히 아메리칸 팝 스타일의 곡이거든요. 그래서 더 히트를 오랫동안 기록할 수 있었다고 보는데, 그런 면에서 본다면 그래미에서, 사실 미국 시상식인 그래미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이 「아파트」나 「골든」이라는 곡은 수상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 김우성 : 맞습니다. 사실요, 여러분. 대중음악의 국적을 논하는 그게 조금 넌센스입니다. 아니, 저는 스팅 음악에서 큰 위로를 받는데 그렇다고 제가 무슨 영국 팬입니까? 영국 국가는 잘 몰라요. 저는 그냥 스팅 형님을 좋아할 뿐이죠. 그러니까 우리도 마찬가지고 우리 부모님 세대도 그 무슨 나나 무스쿠리 좋아하신다고 다들, 그러니까 똑같습니다. 근데 어쨌든 우리의 문화가 연결돼 있고 우리가 생산 시스템을 만들어서 선보였기 때문에 관심은 큽니다. 그러면 이런 상황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현상이 나온 게 AI를 사용하는 건 이미 보편화됐다고들 하더라고요. 그런데 AI가 거의 주도한 이런 것들이 지금 또 그래미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인정하면 마치 코스피에서 비트코인 인정하는 상황처럼 돼버리는데, 어떻게 보세요?
◇ 임희윤 : 일단은 지난해 그래미에서 이미 일부 AI가 인정이 된 사례가 있죠. 비틀즈의 미공개 신곡이 사실 존 레논이 자기 집에서 테이프에 녹음했던 그런 초안을 가지고 나머지 생존 멤버들이 그걸 완성한 곡인데, 그 완성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그런 곡들이 많았습니다. 미공개 곡을 다시 손봐서 발표하는 경우들이 있어요. 근데 존 레논의 애초의 녹음 자체가 굉장히 상태가 안 좋았기 때문에 사실상 복원이 힘들다라고 판명을 한 상태였어요. 근데 AI 기술이라는 게 나오면서 가능케 했고, 그게 그래미 수상까지 하게 된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보면 앞으로 AI의 도움을 받은 곡, 또는 아예 100% AI 창작곡이 그래미의 문턱을 넘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지 않을까.
◆ 김우성 : 맞습니다. 어느 정도까지 도움을 받았는데 조금 더 사용의 비중이 늘어났다고 해서 “그건 안 돼” 이럴 수 있을까요? 그런 얘기인데, 자, 그럼 여러분이 감이 잘 안 오실 것 같아요. 저희가 오늘 주제이기도 합니다만 AI가 그래미에서도 인정받는다고? 해서 저희가 임희윤 평론가님, 우리 희미넴이 직접 AI로 만든 음악이 있거든요. 「로스트 마이 블루투스 이어버즈」입니다. 이걸 한번 들어보고요,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 와, 괜찮은데요. 지금 사랑받는 데이브레이크같은 아티스트의 음색도 느껴지면서도 그들과는 다른, 직접 부르신 것 같은 느낌도 들어요.
◇ 임희윤 : 네. 제 곡입니다. 제가 부른 건 아니고
◆ 김우성 : 곡 소개 좀 잠깐 해 주시죠.
◇ 임희윤 : 네. 제목 다시 한 번 말씀드리면 「로스트 마이 블루투스 이어버즈」라는 곡이고요. ‘내 블루투스 이어폰을 잃어버렸어’라는 제목의 곡이죠. 그래서 난감하죠. 이런 상황을 제가 프롬프트로 AI 음악 생성 앱에 이제 집어넣어서 AI님께서 만들어 주신 곡입니다. 노래도 알아서 불러주시고 가사도 만들어 주시고.
◆ 김우성 : 하지만 이 곡을 이렇게 만드는 거, 여러분 그냥 이 제목 넣고 만들어줘 해도 나올 수는 있습니다만 이 정도로 좋은 퀄리티를 내려면 악상, 장르 여러 가지 프롬프팅을 하셔야 되잖아요. 어떻게 하셨나요?
◇ 임희윤 : 프롬프트는 사실 되게 간단했어요. 일부러 막 디테일하게 안 했고요. “출근길에 잃어버린 내 블루투스 이어폰 녀석이 외계인에게 납치된다. 곧 이어폰은 루트비히 판 베토벤의 영혼을 주입받아 지하철역 한 구석에서 부활하고 결국 인간에 대한 분노를 토로한다.” 이런 내용의 프로그레시브 록, 플러스 트랩 장르 곡을 만들어줘라고 제가 입력을 했습니다. 정확하게.
◆ 김우성 : 그게 지금 저희가 들으신 「로스트 마이 블루투스 이어버즈」인데요. 아니, 프로그레시브 록, 트랩… 저희 청취자분들은 “그게 뭐예요? 어려운데요?” 하실 것 같아요.
◇ 임희윤 : 사실은 제가 의도했던 프로그레시브 록이나 트랩의 느낌은 좀 덜 들어가긴 했고, 말씀하신 것처럼 데이식스 같은 약간 팝, 록 스타일의 곡이 만들어지긴 했는데 어쨌든 깜짝 놀랄 정도죠. 그러니까 사실 이 목소리 자체가 일단은 제가 볼 때는 데이브레이크의 이원석 씨 내지는 임영웅 씨가 템포 있는 곡 부를 때 그런 목소리. 그리고 가사가 제가 디테일하게 전혀 넣은 게 없거든요. 이런 상황만 넣었는데도 불구하고 이 가사에 특히나 리듬하고 맞아떨어지는 훅이라고 하거든요. 귀를 낚아채는. 그런 부분들을 알아서 만들어 낸 건데, 이런 부분들이 상당히 놀라운 부분인 것 같아요.
◆ 김우성 : 저희가 사실은 매일 해당 방송 주제로 3분짜리 노래를 만들거든요. 나름 AI 음악 저널리즘이라는 표현을 붙였고 PD연합회에서 감사히 상도 주셨는데, 이거 할 때 가사 보면 깜짝깜짝 놀라요. 인공지능의 강철 심장과 따뜻한 사람의 온기, 막 이렇게 대비의 개념도 쓰고 만드는 거는 한 번만에 나왔나요? 저희 같은 경우는 마음에 들 때까지 여러 번 대신 여러분 비용이 듭니다.
◇ 임희윤 : 네. 저는 그냥 무료 버전입니다.
◆ 김우성 : 아니, 명령어를 넣을 때 70년대 이탈리아 밴드, 라떼 에 미엘레 같은 디테일한 지시어. 이거는 사실은 예전에 그, 「더스트 인 더 윈드」 비슷한 걸로 얼마 전에 화제가 됐잖아요. 제목까지 비슷하게 했어요. 그래서 이거는 표절이다. 음색도 똑같습니다. 기타도 똑같고. 근데 그렇게 밴드 하나의 레퍼런스를 넣으면 AI가 굉장히 비슷하게 가는구나를 알았어요. 역시 라떼 에 미엘레도 많이 녹아들었나요?
◇ 임희윤 : 예. 제가 이제 방금 소개해 드린 이 프롬프트로 지금 곡을 하나 뽑았던 걸 들어보셨던 거고, 이게 좀 만족스럽지가 않아서 디테일을 제가 더 넣으면서…
◆ 김우성 : 그러면 그걸 한번 듣고 얘기를 해 봐야겠네요. 네. 한번 들려주시죠.
◆ 김우성 : 네. 어떠세요, 여러분. 흥겨운 시간입니다. 저희가 맨날 머리 아프고 복잡한 얘기하다가 오늘은 이렇게 즐겁게, 약간 살짝 크라잉 넛 같은 느낌도 들고. 크라잉 넛도 또 장르에 구애받지 않잖아요. 이분들 아무거나 다 하잖아요. 그런 느낌도 있고. 역시 임희윤 평론가님이 이 음악 세계를 넓게 이해하시니까 명령어 줄 때마다 곡이 되게 재미있게 나오네요.
◇ 임희윤 : 근데 이게 사실은 잘못 나온 곡이에요. 왜냐하면 제가 아까 잠깐 라떼 에 미엘레라는 말씀하셨는데, 프로그레시브 록이라는 프롬프트가 너무 디테일하지 않았나 싶어서 제가 두 번째로 명령을 내리면서 프로그레시브 록 옆에 괄호를 하고 ‘1970년대 이탈리아 밴드 라떼 에 미엘레 스타일로’ 괄호 닫고. 이걸 하나 더 넣었어요. 그런데 사실 그 스타일은 전혀 아니거든요. 방금 들으신 거는 약간 아이리시 포크 같은, 저기 아일랜드 같은 데서 이제 흑맥주 같은 거 하나 드시고 이렇게 흥겹게…
◆ 김우성 : 맞습니다. 바닥을 구르면서 맥주를 흘리면서.
◇ 임희윤 : 그래서 오히려 디테일하게 더 넣었는데도 불구하고 어떤 이런 장르적인 구현 같은 것들은 좀 잘 안 되는 건지…
◆ 김우성 : 맞습니다. 이게 그러니까 지금 임희윤 평론가님 말씀 들으면 작곡이 아니에요. 왜냐하면 지 멋대로 가잖아요. 라떼 에 미엘레야, 1970년대 프로그레시브 록이야라고 했는데 약간 아이리시 느낌이 나니까.
◇ 임희윤 : 그리고 뒤쪽으로 가면 약간 이렇게 뽕짝 메들리 느낌까지도 나거든요. 그래서 제가 이거 설마 오해했나 싶었던 게 이 라떼 에 미엘레라는 팀에서 혹시 ‘라떼’라는 키워드에 꽂힌 건가, 이 친구가. 라떼 음악으로 약간 뽕짝 메들리로 만든 건가 이런 생각도 좀 했었어요.
◆ 김우성 : 예. 라테는 안 그랬는데, 그 라테로. 여러분, 예. 재밌습니다. 직접 또 이렇게 평론가가 AI로 음악을 만드시고요. 실험해 봤기 때문에 이 현상을 분석할 수 있습니다. 좀 어려우신 분들은요, 프로그레시브 록, 핑크 플로이드 「어나더 브릭 인 더 월」이거 많이들 아시잖아요.
◇ 임희윤 : 크림슨이나 예스나 이런, 좀 70년대 특히 미국·영국·유럽 위주로 해서 굉장히 진지하고 실험적이고 클래식이나 재즈 같은 락에 연결시켜서 대곡 같은 것들을 만들고, 이런 스타일이라서 좀 그런 느낌을 원했어요. 왜냐하면 이것과 트랩이라고 하는 힙합 장르를 섞었을 때 이걸 인간이 물리적으로 섞기는 좀 어렵죠. 그러니까 AI는 그냥 곧이곧대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부러 이런 대비되는 장면을 섞어 달라고 했었는데, 이게 제대로 구현은 안 됐지만 어쨌든 굉장히 즐거운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 김우성 : 맞습니다. 조수미 님과 박재범 씨가 같이 노래를 부르게 해줘, 이거랑 똑같거든요. 제가 사실은 오늘 평론가님 오신다고 해서 그 라떼 에 미엘레를 들어봤는데, 저는 “야, 이거 보헤미안 랩소디잖아?” 이런 느낌이에요. 합창도 들어가는데 갑자기 막 내레이션이 나오고, 굉장히 사실은 지금보다 60, 70년대 음악이 더 풍성했다. 죄송합니다. K-팝 비하는 절대 아니고요. 훨씬 다양한 시도가 있었는데 요즘은 좀 너무 성공 공식의 음악만 나오는 것 같기도 하고…
◇ 임희윤 : 그런 측면도 있죠.
◆ 김우성 : 네. 하지만 또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이유도 있고, 트랩은 힙합을 워낙 좋아하시니까 안 짚고 넘어갈 수가 없습니다. 이 트랩도 좀 소개해 주시죠.
◇ 임희윤 : 글쎄요. 이 트랩은 아마 가장 특징적이고 가장 쉽게 아실 수 있는 부분이 지금은 너무 대중화, 일반화됐지만 하이햇이라고 그러죠. 이 드럼의 하이햇, 칫칫칫 하는 건데, 이게 보통은 예전 음악에서는 칫칫칫칫 이 정도였었는데 이거를 이제 인위적으로 디지털로 복제를 해 가지고 굉장히 짧은 순간에 여러 번 이 하이햇 사운드가 반복이 되는. 이게 입으로 하기는 굉장히 힘들어서 제가 지금 그 설명을 잘 드리기가 힘든데…
◆ 김우성 : 둠칫에 좀 어두운 버전 같은 느낌.
◇ 임희윤 : 이렇게 그런 사운드가 굉장히 특징적이에요. 이런 것들은 사실 트랩이라는 장르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K-팝이라든지 댄스 음악이라든지 너무 많이 쓰이고 있는 그런 스타일이죠.
◆ 김우성 : 저는 차일디시 감비노를 좋아합니다. 「디스 이즈 아메리카」, 지금 미국 상황이랑 똑같잖아요. 막 총 쏴대는. 근데 제가 “그게 트랩이었나?”라고 평론가님 오신다 그래서 검색을 해봤더니 트랩 리믹스를 만들었더라고요. 말씀하신 비트가 깔려 있고 우리가 기존에 알던 「디스 이즈 아메리카」가 아니라 완전 트랩 버전으로. 이게 굉장히 음악의 중요한 어법이구나라는 걸 알겠더라고요.
◇ 임희윤 : 맞아요. 그런 리믹스 같은 것들이 사실은 지금까지는 전문가들이 하는 거였었거든요. 리믹스야말로 전자 음악이나 힙합 프로듀싱에 대한 이해가 아주 특출한 분들이 잘할 수 있는 것들이었는데, 사실은 이런 AI 생성 앱을 통해서는 정말 아무나 할 수 있는 그런 어떤 기법으로 지금 변해 가고 있다고 봐야 되겠죠.
◆ 김우성 : 맞습니다. 저도 사실은 음악 좋아하는 거 여러분들 잘 아시잖아요. 그래서 오늘 평론가님 왔을 때 너무 신나가지고 제가 좀 많이 떠들었는데, 트랩 버전에 아마 제가 가장 오래됐던 기억이 키스 에이프라는, 방송에서는 소개할 수 없는 음악입니다. 막걸리병 들고 나왔고, 한국 맥주 들고 나와서 일본인하고 섞여서 막 노래 부르는. 그것도 “아, 이게 트랩이겠구나”라고 했는데, 요즘 이게 트로트 버전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 음원을 다시 들어갔더니 “트로트 듣다가 여기까지 왔어요”라고 하는 거예요. 그래서 이게 “뭐야” 하고 트로트 버전을 찾아봤더니 정말 뽕짝을 만들어 놨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이 뽕짝이 지금 또 굉장히 힙한 어떤 대중음악의 새로운 뭐까랄 도구가 되어 있거든요. 하나 듣고요. 저희가 이야기 이어가겠습니다. 한 30초만 들어볼 텐데요. 제목이 뽕짝 버전 「몸매」입니다.
◆ 김우성 : 박재범 팬분들은 “이게 뭐야?” 하실 것 같고요. 설운도 팬분들은 “그래, 이게 노래지” 하실 것 같은데. 아니, 「뽕미더머니」처럼 힙합을 트로트로 바꾸고요. 지금도 그렇고, 아이유 목소리도 바꾸고. 이게 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현상인 것 같아요. 어떻게 보십니까?
◇ 임희윤 : 네. 이런 부분들이 사실 대중음악의 정의를 지금 바꾸고 있다. 앞으로 많이 바뀔 것이다 라고 보고 있어요. 사실 이제 대중음악이라고 우리가 부르는 팝 뮤직이라고도 하는데, 이게 생겨난 지가 생각보다 오래 안 됐습니다. 한 100년 또는 100여 년 정도밖에 안 됐다고 볼 수가 있어요. 왜냐하면 지금 우리가 듣고 있는 라디오라든지 TV라든지 또는 음반이라든지 이런 매체가 생긴 지가 사실 인류 역사에서 비교적 굉장히 최근에 생긴 거거든요. 그렇게 보면 제가 볼 때는 이 AI 생성 기술 때문에 대중음악 2.0 시대가 이제 2020년대에 열릴 거다, 저는 이렇게 감히 예측을 하는데, 이제는 아무나 만들고 서로 아무나 공유하고 이럴 수 있는 시대라는 거죠. 그리고 장르라든지 이런 것들의 경계가 사라지고, 또 음악이라는 것이 지금까지는 감상·평론·분류 이런 영역이었다면 조금 더 엔터테인먼트의 영역으로 갈 것 같아요.
◆ 김우성 : 조금 더 사람들이 복합적으로 스토리, 이미지 다 즐기는 거죠.
◇ 임희윤 : 내가 직접 만들어 내고 서로 리믹스도 하고 공유하고 이런 식으로, 마치 그러니까 인터넷 게시판 이런 것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작가라는 것의 경계가 없어지고 팬픽 같은 것들이 등장하게 되었잖아요.
◆ 김우성 : 모두가 생산자이자 모두가 소비자가 되는
◇ 임희윤 : 그렇죠. 그런 것이 사실 음악이라는 예술 장르 같은 경우에는 상당히 진입 장벽이 높은 영역이었었는데, 이게 AI라는 툴을 통해서 무너지게 되면서 그것 역시도 누구나 작사가, 작곡가가 될 수 있고 누구나 제작자가 될 수 있고 이런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김우성 : 저희 기술팀 엔지니어들 중에는 실용음악 전공이나 음악대학 출신들이 많은데요. 그렇게 비싼 돈 들여서 레슨 받고 대학 들어가는데, 왜냐하면 이게 지금 말씀하셨던 부분이 의대 보내려고 4살부터 학원 보내는 쪽이 있는가 하면 K-팝 스타 만들려고 4살부터 키우는 집들도 있고 이렇게 하는데, 그것 자체도 좀 흔들릴 것 같기도 합니다. 결국은 이렇게 되면 “어떤 게 정말 인간의 노력으로 만든 거야?”라는 우려, 그다음에 이 이익을 어떻게 배분해야 돼, 샘 올트먼한테도 가야 되나 이런 우려가 있잖아요. 뭔가 좀 교통 정리 필요해요.
◇ 임희윤 : 그렇죠. 이게 참 어려운 문제고 아직까지도 지금 이 난제를 풀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흥미로운 거는 사실 이런 AI 생성형 음악 앱들이 출시된 지가 불과 1년, 2년, 3년 사이거든요. 그런데 초기만 해도, 불과 작년 상반기 정도까지만 해도 유니버설, 워너 이런 거대 음반사들이 이들과 소송에 돌입을 했어요. “너네들 이거 그냥 하는 게 아니고 우리가 다 만들어 놓은 거 학습한 거 아니야? 이거 저작권 내놔.” 이런 식으로 해서 지금 싸움을 하다가 일제히 약속한 듯이 작년 하반기 정도부터 이거를 다 풀고 협업을 하기 시작했어요. 협업 계약을 하고 심지어 인수를 하기 시작했어요.
◆ 김우성 : 분위기가 바뀌었네요.
◇ 임희윤 : 분위기가 바뀌었고, 아마 어제, 그저께 정도에 또 새로 나온 뉴스는 이 유니버설 뮤직하고 유튜브 쪽이 또 협약을 맺어 가지고 이 AI로 만들어진 업로드 음악물에 대해서 걸러내겠다, 이제 이런 쪽으로 계속 나가고 있거든요. 그렇게 보면 어떻게 보면 기존 시장에서 기득권을 갖고 있는 거대 음반사들이 본인들이 갖고 있는 노하우라든지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거죠. 그래서 어쨌든 이런 줄다리기 같은 것들이, 교통 정리의 시간들이 아마 향후 1~2년 사이에 빠르게 진행이 될 것 같고요. 그 이후에는 어떤 새로운 플랫폼의 룰 같은 것들이 생기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이 돼요.
◆ 김우성 : 박재범도 좋아하고 설운도도 좋아하는데 딱 중간에 음악이 없나? 그럼 요즘은 평론가님 말씀대로라면 만들어서 내가 즐기고 다른 사람한테 줄 수 있다는 소리거든요. 그걸 기존에 이 두 아티스트를 키워내고 만들어 낸 회사와 그 아티스트 본인들은 “그런 거 안 돼. 왜 내 걸 본받아서 가?” 이렇게 되는 상황인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은 이 구조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음악을 소비하시고 어떤 대중문화의 파도를 만들어 내실지, 여러분의 선택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마무리 말씀 한 말씀 부탁드릴게요. 사실은 저희 쪽은 익숙해요. 방송국 카메라만이 유일한 매스 미디어였다가 지금은 유튜브, SNS에 쫙 다 생산자들이 돼 계시잖아요. 이 흐름 속에서 음악의 가치, 평론가로서 어떻게 지향점을 제시해 주시겠어요?
◇ 임희윤 : 일단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이 예술을 많은 사람들이 거의 동등하게 향유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는 기술의 발전은 항상 저는 환영하는 입장이에요. 왜냐하면 스트리밍 서비스, 그러니까 우리가 지금은 너무나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생기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가 음반을 하나 듣기 위해서는 1만 원, 1만 5천 원 주고 CD 하나 사서, 그거 들어야 됐거든요.
◆ 김우성 : 한 곡만 듣고 싶어도 CD를 다 사야 됩니다.
◇ 임희윤 : 네. 그러니까 사실 음악 평론을 하려면요, 돈 많아야 유리했어요. 음반 한 만 장 사면 1억 넘잖아요. 그냥 다 사면 이제 그걸 다 들을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은 배제가 될 수 있는 건데, 지금은 한 달에 구독료 얼마 내면 전 세계 수십억 개의 곡을 다 들어볼 수 있거든요. 그런데 생성형 AI 음악의 시대에서는 듣는 데서 그치지 않고 모든 음악을 내가 만들어 볼 수 있고, 그거를 필요하면 수익화도 할 수 있고, 공유도 할 수 있고, 내가 도레미파도 몰라도 나만의 어떤 음악을 만들 수 있다 라는 건 어떻게 보면 음악의 민주화라고 해야 될까요?그런 것들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고 다만 과연 그렇게 AI로 만든 것들이 인간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라는 측면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선택하고 편집하고 뭔가 인간의 상상력이 들어갔으면 인간의 것이라고 봐도 될 것 같고, 이렇게 될수록 인간이 직접 한 땀 한 땀 수제로 만든 음악, 하나하나 악기로 연주해서 무대에서 펼쳐 보이는 음악, 또는 어떤 인간이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갖고 있는 음악, 이런 것들에 대한 가치가 오히려 지금보다 더 높아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 김우성 : 하나로만 보지 마시고요. 진지하고 인사이트 있는 말씀이셨고요. 그래도 좀 부드럽게 웃자고 말씀드리면 평론가의 시대가 도래하는 거 아닐까요? 그런 얘기를 해 봅니다. AI 덕분에. 지금까지 임희윤 음악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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