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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푸르나 신이 받아주길 바랄 뿐이죠"

2010.03.08 오전 10:42
[앵커멘트]

여성산악인 세계 최초로 8,000m급 히말라야 14개 봉우리 완등에 재도전하는 오은선 대장이 오늘 출국했습니다.

적응 기간을 거쳐 다음 달 25일쯤 1차로 안나푸르나 정상에 도전합니다.

박소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공항에 들어서는 오은선 대장의 눈빛은 더욱 차분해졌습니다.

14좌 완등을 향한 재도전,

부담과 욕심, 설렘, 떨림, 온갖 감정이 한데 얽혀 흔들리려는 마음을 다스리고 또 다잡습니다.

[인터뷰:오은선, 히말라야 14좌 완등 도전]
"여러가지 (감정이) 복합적이어서 딱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그런 마음들을 다 잔잔하게 가라앉혀서 담담하게 다녀오려고 합니다."

지난해 가을,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악천후로 안나푸르나 정상을 코 앞에 두고 발길을 돌려야 했던 경험은 소중했습니다.

자연의 뜻은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기에 더욱 마음을 비울 수 있었습니다.

[인터뷰:오은선, 히말라야 14좌 완등 도전]
"아무리 컨디션이 좋고 모든 상황이 좋더라도 날씨가 나쁘면 모든 일은 이뤄질 수가 없거든요. 히말라야 신께서, 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 신이 이쁘게 받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넉달 동안 쉬면서 수영과 산행으로 체력을 끌어올린 오 대장은 안전을 최우선으로 충분한 준비에 중점을 둘 예정입니다.

이달 말까지 5,600m의 타르푸출리에서 고소 적응 훈련을 한 뒤, 4월 초 안나푸르나로 들어갑니다.

가장 잘 알려진 북면 버트레스 루트를 통한 무산소 등반입니다.

1차 정상 도전은 4월 25일쯤입니다.

성공하지 못하면 기후가 바뀌는 5월 20일 전까지 두세 차례 더 시도할 작정입니다.

이번에도 히말라야 낭가파르밧에서 숨진 동료 고미영 씨 사진을 품고 오릅니다.

지난해와 달리 경쟁자도 있습니다.

스페인의 에드루네 파사반이 올 봄에 안나푸르나와 시샤팡마를 동시에 올라 14좌 완등을 먼저 성공시키겠다며 벼르고 있습니다.

끊임없이 산을 찾는 이유에 대해 '운명'이라고 답한 오 대장, 무엇보다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지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다시 안나푸르나의 품 속으로 향했습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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