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이제 몇 시간 뒤에 펼쳐질 대한민국과 아르헨티나의 일전은 16강 티켓을 위해 두 팀 모두에게 놓칠 수 없는 한판입니다.
긴장도가 높은 경기일수록 전술적인 측면 뿐아니라 상대의 기를 꺾는 심리전이 중요한데요.
허정무 감독과 마라도나 감독은 어떤 심리전을 펼치고 있을까요?
김선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상대를 조급하게 만들어라'
허정무 감독은 강적 아르헨티나를 꺾는 비책으로 심리전을 예고했습니다.
[인터뷰:허정무, 축구대표팀 감독]
"냉정을 잃지 않고 상대의 약점을 한번 노려본다면 또 의외의 결과로 세계가 놀랄 일도 생길 수도 있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상대 공격수를 귀찮게 하고 답답하게 만들어 경기 중에 남미 선수 특유의 신경질적인 반응을 유발하겠다는 계산입니다.
실제로 남미 지역 예선에서 공격수 테베스는 두 번이나 퇴장을 당했습니다.
콜롬비아전에서는 밀착 마크한 상대 수비수를 걷어차서, 파라과이전에서는 경기가 풀리지 않자 이성을 잃은 과격한 태클로 그라운드에서 쫓겨났습니다.
허정무 감독이 그라운드에서의 심리전을 예고한 반면 마라도나 감독은 경기 전부터 기선제압용 심리전을 들고 나왔습니다.
마라도나는 기자회견에서 "스타들은 경기중에 훨씬 더 엄격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아전인수식 주장을 펼치면서 "한국이 메시와 테베스에게 반칙을 한다면 심판은 옐로카드를 줘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마라도나, 아르헨티나 대표팀 감독]
"발차기 등 반칙을 저질렀을 때는 가차없이 옐로카드를 꺼내야 합니다. 선수가 생명에 위협을 받거나 다리가 부러져서는 안 됩니다."
다분히 경기전부터 심판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한국 선수들의 위축된 플레이를 유도하려는 도발로 보입니다.
마라도나 자신이 1986년 멕시코월드컵 한국전에서 밀착 마크에 막혀 마음대로 플레이를 펼치지 못한 기억이 이번에 메시에게 재연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질식 수비를 예고한 태극전사들과 쉽게 흥분하고 폭발하는 아르헨티나 골잡이들이 오늘밤 펼칠 심리전은 두 팀의 일전을 재미있게 보는 또다른 관전 포인트입니다.
YTN 김선중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