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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치 핸드볼 '남성은 반바지 여성은 비키니' 성차별 복장 논란

2021.07.21 오전 11:23
비키니 하의 대신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선 노르웨이 선수들
노르웨이 여자 비치 핸드볼 팀이 비키니 수영복 대신 반바지를 입고 경기에 나섰다가 징계를 받아 논란이 됐다.

지난 18일 노르웨이 비치 핸드볼 국가대표팀은 유럽 비치 핸드볼 선수권대회에서 비키니 대신 반바지를 입어 선수당 150유로(20만 원)씩 모두 1,500유로(200만 원) 벌금을 받았다.

유럽핸드볼연맹은 노르웨이 여자대표팀이 스페인과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국제핸드볼연맹 비치 핸드볼 규칙에 어긋나는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했다며 벌금 부과 이유를 밝혔다.

유럽핸드볼연맹 규정에는 비치 핸드볼 여자 선수들은 비키니를 착용해야 한다. 상의는 양팔이 다 드러나는 스포츠 브라를 입고 하의는 옆면이 10cm를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대로 남자 선수들은 달라붙는 탱크톱과 하의는 무릎 위 10cm까지 오는 헐렁하지 않은 반바지 차림을 해야 한다.

노르웨이 선수들은 남성 차림과 같은 허벅지까지 오는 길이의 달라붙는 반바지를 착용했다가 복장 규정 위반에 걸린 것이다. 노르웨이 국내 대회에서는 여성 선수들도 반바지를 입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노르웨이 대표팀 선수 마르티네 웰플러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왜 반바지를 입고 뛸 수 없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웰플러는 일부 선수들이 복장 규정 때문에 국제대회에서 뛰기 싫어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수십 년간 여자 선수들은 여자 선수들에게만 적용되는 ‘이상한 복장 규정’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육상, 비치 핸드볼, 테니스 등 노출이 심한 복장을 하고 경기를 치러야 하는 선수들 사이에서 항의가 나왔다.

노르웨이 핸드볼 연맹 회장은 벌금을 내겠다면서도 노르웨이는 지난 2006년부터 비키니 복장에 대해 거듭 불만을 제기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선수들이 자신이 활동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운동 복장을 할 권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르웨이 핸드볼 연맹은 지난 2006년 국제핸드볼연맹에 보낸 서한에서 “비키니 하의를 착용하라는 규정은 일부 국가의 문화 규범을 고려하지 않으며, 신체가 너무 많이 드러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선수에게는 당혹스러운 규정”이라며 “축구와 농구의 요소를 결합한 핸드볼에서는 몸 전체를 이용해 슛을 막기 때문에 노출이 적은 유니폼을 입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논란이 거세지자 토마스 쇼네히 유럽핸드볼연맹 대변인은 22일(현지 시각) 국제연맹이 정한 대로 규정을 따르고 있다고 밝히며 “변화는 국제 핸드볼 연맹 차원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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