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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3위, 하루에 34건 산불 발생...원인과 전망은?

2023.04.03 오후 04:16
[앵커]
어제 하루, 무려 30여 건이 넘는 산불이 발생했습니다.

서울에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산불 2단계가 내려졌는데요,

이례적인 동시다발 산불의 원인과 전망 분석해 보겠습니다.

기상·재난 전문 정혜윤 기자 나와 있습니다.

어제 발생한 산불이 무려 34건이라고 하는데, 무척 이례적인 일이죠?

[기자]
네, 우선 올해 들어 가장 많았고요,

기록을 살펴봐도 상위권이었습니다.

역대 하루에 가장 많은 산불이 발생했던 해는 2002년 4월 5일, 식목일로 무려 63건에 달했습니다.

2위는 2000년 4월 5일의 50건이고 3위가 바로 어제, 34건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충남 홍성 산불은 지난달 경남 합천 산불에 이어 두 번째로 산불 대응 3단계가 발령됐는데,

피해 면적을 보면, 합천이 163ha였는데, 홍성은 1000ha가 넘은 것으로 보여 올해 가장 큰 산불이 됩니다.

서울 인왕산 산불은 어제 약 5시간 만에 주불이 진화됐지만, 서울 시내에서 산불 2단계가 발령됐습니다.

서울 한복판의 산불 2단계는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산불이 동시다발로 많이 났던 이유가 뭔가요?

[기자]
우선 건조한 날씨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전국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졌고, 충청과 전북 일부에는 건조경보가 발효 중이었습니다.

여기에 설상가상, 서쪽 지방으로 고온의 동풍이 가세했는데요,

동풍이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고온 건조한 바람으로 바뀌어 서쪽 지역 기온을 크게 끌어올린 겁니다.

이 때문에 태백산맥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는 기온이 25도 안팎까지 올랐고, 상대습도가 2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여기에 초속 10m 이상의 돌풍까지 불면서 산불이 발생하기 좋은 기상 조건이 만들어진 겁니다.

[앵커]
어제 대형산불이 난 지역은 최근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고 하던데, 맞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기상청 강수 자료를 확인해 보니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습니다.

올해 1월 1일부터 4월 1일까지 지역별 강수량을 살펴봤는데요.

가장 산불이 심했던 충남 지방은 평년의 44%대에 머물면서 역대 세 번째로 강수량이 적은 상태고요,

그 밖에 충북 50.9% 수도권 64.6%로 어제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중서부 지방은 올해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특히 서울은 최근 20일간 비가 전혀 내리지 않았고요,

1월 1일부터 4월 1일까지 91일간을 보면 비가 내리지 않는 '무 강수 일'이 무려 79일이나 됩니다.

10mm 이상의 비가 내린 날은 지난 1월 13일(37.3mm) 겨우 하루에 불과할 정도로 무척 가물었습니다.

[앵커]
건조함이 정말 심했군요.

그런데 어제는 산을 찾는 사람들도 무척 많았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통계적으로 볼 때 일 년 중 산불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가 4월 상순입니다.

봄꽃이 절정기에 접어드는 데다, 식목일에 청명, 그리고 한식이 겹치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산을 찾는 사람이 급증한 건데요,

지난 10년간의 산불 발생원인 통계를 보면, 총 530여 건의 산불 중 입산자 실화가 177.4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 이 밖에도 쓰레기 소각, 담뱃불 실화가 그 뒤를 이었는데, 결국 사람의 실수로 산불이 나는 겁니다.

[앵커]
이렇게 대형산불이 나면 대처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기자]
네 가장 먼저 산불을 발견하면 즉시 119나 112, 지자체에 신고해야 합니다.

산속에서 산불을 만나면 바람을 등지고 신속하게 산불 진행 경로를 벗어나는 게 좋습니다.

대피할 때도 산불 발생지보다 낮은 지대로 이동하고

대피가 어렵다면 주변에 낙엽이 적거나 불이 지나가고 타버린 장소로 이동해서 구조를 기다려야 합니다.

[앵커]
30여 건이 넘는 산불이 동시에 나다 보니 진화 헬기가 충분할지가 걱정인데,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네 실제 헬기가 충분치는 않습니다.

현재 산림청이 보유한 헬기는 모두 48대입니다.

8톤의 물을 나를 수 있는 초대형 헬기가 7대, 대형 헬기인 러시아제 까모프 헬기가 29대, 그리고 중형 수리온 헬기가 1대, 나머지 11대는 소형 헬기입니다.

그런데 헬기는 일정 시간 운용하면 정기적으로 보수해야 합니다.

초대형 헬기는 15시간, 대형과 중형 헬기는 50시간 활동하면 정비를 받아야 하는 겁니다.

결국,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실제 운용할 수 있는 헬기는 보유 헬기의 약 60%, 30여 대 정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나고, 산불이 길어지면 불은 났는데 헬기는 오지 않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앵커]
지방자치단체에서 민간 헬기를 임차해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 않나요?

[기자]
네 실제 산불 메뉴얼에 따라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지자체와 국립공원, 소방청 등 지원 헬기까지 가용 헬기는 총 150대에 달합니다.

그런데 이런 지원 헬기는 산불 진화 훈련이 제대로 돼 있지 않습니다.

특히 산불 현장은 상승 기류와 연기 등으로 헬기 안전에도 위험 요소가 큽니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산불을 진화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산림 당국에서 운용하고 있는 러시아제 헬기는 문제가 없나요?

[기자]
네 산림 당국의 주력 진화용 헬기가 러시아제 대형헬기인데요,

2001년 도입돼 이미 20년이 넘은 헬기입니다.

정비를 꼼꼼하게 해야 하는데, 부품이 문제입니다.

러시아와의 관계가 경색되면서 부품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산림 당국은 올해 8월까지 러시아와 부품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내년부터는 대형 헬기 운용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앵커]
산불이 잦아지고, 대형화하는 상황에서 확실한 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산불 전망을 알아볼까요?

[기자]
네 오늘, 그리고 내일 낮까지 산불 비상은 계속됩니다.

날씨 상황이 어제보다 더 안 좋습니다.

여전히 동풍이 불며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겠는데요,

서울 기온이 어제보다 높은 26도에 육박하면서 여전히 위험합니다.

동해안을 제외한 전국의 산불 위험 지수가 '높음', 충청과 전북 일부는 '매우 높음' 단계입니다.

[앵커]
그런데 식목일에 단비 소식이 있죠?

[기자]
네 다행히 내일 밤부터 전국에 단비 소식이 있습니다.

오후에 제주도부터 비가 시작해 밤에는 중부와 호남까지 비가 확대해 식목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비의 양을 보면 제주 산간이 200mm 이상, 남해안 120mm 이상, 남부 내륙이 최고 80mm, 중부 내륙도 최고 60mm입니다.

봄비치고는 무척 많은 양이어서 이번 비로 기승을 부리던 산불이 고비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앵커]
그나마 단비가 내려서 산불 걱정은 당분간 덜 수 있겠군요,

지금까지 정혜윤 기상·재난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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