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해안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에 보내기 위해서는 초고압 송전선로가 필요한데요.
백두대간에 설치하는 송전선로 공사 현장에서 산림 훼손이나 산사태 위험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홍성욱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이 맞닿은 백두대간 정상.
송전탑이 설치된 산림 속살이 훤히 드러났습니다.
나무가 사라진 경사면은 '톤백'이라고 불리는 대형 마대자루에 흙을 채워 겹겹이 쌓아 놓은 상태.
하지만 버티지 못하고 토사 유출이 시작됐습니다.
공사 과정에서 능선 곳곳을 과도하게 잘라낸 탓에 토사와 암석이 계속해서 쓸려 내려가는 겁니다.
지난해 12월 설치된 송전탑입니다.
아직 송전선은 연결되지 않았는데요. 반년도 되지 않았는데, 일대 지반이 이렇게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일대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 집중된 금강송 군락지.
하지만 산림 보호 조치도 토사유출에 따른 보완 조치도 없습니다.
가장 큰 걱정은 다가올 장마철, 방치하면 산사태는 불 보듯 뻔합니다.
송전선로 설치 경로인 경북 봉화지역도 사정은 다르지 않습니다.
송전탑을 세우기 위한 공사가 한창인데, 이미 토사 유출이 시작됐습니다.
공사 현장과 직선거리로 600m 아래 거주하는 주민은 산사태 걱정에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김종선 / 인근 주민 : 지금 쌓여 있는 톤백들 중에 상당수가 곧 터질 것처럼 그런 상황이거든요. 게다가 올라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경사가 너무 급해요. 그런데 거기 비 한 번 오면은 와장창 다 무너질 거라고 판단이 되거든요.]
한전이 진행하는 '동해안-신가평' 송전선 동부 구간 공사 가운데 무려 36개 현장에서 불법 산림 훼손과 토사 유출이 확인됐습니다.
현장 모두가 재해영향평가를 통과한 지역이라는 것도 문제입니다.
부실 공사가 사전에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 장마철 산사태가 발생했다면, 원인은 인재가 아닌 자연재해로 둔갑할 뻔했습니다.
[서재철 / 녹색연합 전문위원 : 토사가 공사 과정에서 유출되는 것을 막는 것, 그것이 이제 재해영향평가의 가장 핵심 사항인데 보시는 것처럼 현장에서는 재해영향평가를 했나 싶을 정도로 토사 유실이 과도하게 이루어져서 불법 산림 훼손으로 지금 진행이 되고….]
사업자인 한전은 과실을 즉각 인정했습니다.
산림청과 보수를 위해 협의 하고 있다며, 보수계획을 승인받는 즉시 토사 유출 지역에 대한 보수 작업을 벌이고, 허가지역 외 산림 훼손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생산한 전기를 보내기 위해 진행하는 초고압 송전 선로 공사.
대규모 산림 훼손이 드러난 상황에서, 산사태 위험을 막을 조치가 당장 시급합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영상기자 : 성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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