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명탐정'이요? 분석할수록 미궁에 빠집니다. 그냥 즐겨주세요!"
배우 김명민은 유쾌하게 말을 뗐다. 마치 영화 속 김민처럼 말이다. 김명민이 벌써 세 번째 시리즈로 관객들을 찾고 있는 영화 '조선명탐정: 흡혈괴마의 비밀'(감독 김석윤, 제작 청년필름)로 돌아왔다. 첫 번째 시리즈가 나온 지 벌써 8년이 지났다. 설날 연휴하면 이제 '조선명탐정'이 떠오를 만큼, 상징적인 작품이 됐다. 김명민은 우스꽝스러운 콧수염에 예쁜 여자에게 약한, 그렇지만 추리만큼은 조선 최고인 명탐정 김민 역을 맡아 시리즈를 책임지고 있다.
"어떤 장르, 소재에도 국한 되지 않는 것이 우리 영화의 장점이에요. 미스터리 스릴러 판타지 코미디 멜로를 다 가지고 있죠. 분석하지 말라고 한 것은 영화가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이에요. 3편이 잘 돼서 4편이 나오게 된다고 해도 어떤 장르가 될 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흡혈귀를 예고했지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넣은 거예요.(웃음)"
'조선명탐정' 시리즈 이전에 김명민은 주로 진중하고 진지한 연기를 선보였다.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 '하얀거탑' '베토벤 바이러스'와 영화 '무방비 도시' '리턴' '파괴된 사나이' 등 강렬한 카리스마가 장착한 면모가 두각을 드러냈다. '조선명탐정' 시리즈에서는 달랐다. 유쾌하고 능청스럽다. '연기 본좌'라는 별명에는 질색하며 손을 내저은 김명민이지만 김민이 되면 본인을 "조선 최~~고의 명탐정"이라고 스스럼없이 말한다. 때문에 김명민은 "1편 당시에는 김명민과 김민의 간극을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잘못하면 관객들에게 위화감과 거부감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너무 변신하려고 애를 쓴다'고 여길 수 있겠다 싶었죠. 그래서 그 간극을 조절하면서 연기했습니다. 1편이 끝나고 설날, 추석 등에 방송이 계속해서 나왔고, (대중들에게) 어느 정도 안착이 됐더라고요. 익숙해지고 세뇌가 되면서 2편 때부터는 막 던질 수 있게 됐어요. 이번에는 갈 때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연기했죠."
'조선명탐정' 1편의 성공 이후 김명민은 비슷한 역할의 제안도 많이 받았다. "김명민도 가볍고 허당기 있는 역할이 가능하다"는 걸 증명했기 때문. 그렇지만 그는 "내가 다른 곳에서 김민과 비슷한 역할을 하면 관객들이 배신감을 느낄 거라고 생각했다. 다 거절했다. '조선명탐정'이 가지고 있는 특화된 면을 지키고 싶다. 내가 생각보다 지조가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조선명탐정'은 '한국형 시리즈물'로는 드물게 자리를 잡은 작품이다. '흡혈괴마의 비밀'은 '각시투구꽃의 비밀'(2011년), '사라진 놉의 딸'(2014)에 이어 나온 세 번째 작품이다. 설 연휴에 개봉한 시리즈는 각각 478만명, 387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 한국에서도 시리즈물이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명민은 자신에 대해 '무엇이든지 한 번 빠지면 끝을 보는 스타일'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산을 등반할 때도 새벽 5시에 올라가 오후 4시에 내려온단다. 그렇게 해야지만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들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북한산 국립공원 관계자들 사이에서 김명민은 '북한산 날다람쥐'로 통한다. 이 같은 집념은 '조선명탐정'이 3편까지 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기도 하다. 물론 김명민은 시리즈가 온 이유에 대해 "관객들의 힘"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편이 뜻하지 않게 성공했어요.(웃음) 사실 그 정도는 기대하지 않았거든요. 새로운 장르의 코미디 영화가 나왔다는 것에 의미를 뒀었는데...저는 성룡 영화 시리즈를 보고 자랐습니다. 이젠 '조선명탐정'이 세월을 함께하는 영화이길 원해요. 물론 계속해야겠다고 고집하는 건 아니에요. 단순히 돈벌이로 전락하고 싶지도 않고요. 가족과 친구들과 연인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작품이길 원하죠. 그래서 저도 다 내려놓고 연기했어요. 다 벗은 채로 말이죠.(웃음)"
이번 에피소드는 '명탐정 콤비'인 김민(김명민)과 서필(오달수)이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흡혈괴마의 출몰로 시작된 연쇄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앞선 시리즈에서 활약했던 한지민 이연희에 이어 김지원이 맹활약을 펼쳤고, 김명민은 아낌없는 칭찬으로 화답했다.
"시리즈 영화에 새롭게 들어가서 연기를 한다는 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죠. 그걸 잘 알기에 이 친구가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는 것이 의무였죠. 우리 제작진은 여배우는 정말 잘 받들어요.(웃음) 조명도 장난 아니에요. 2편 때 똑같은 감옥에 갇혀 있는데 (이)연희는 펜트하우스고, 전 썩은 감옥이었잖아요. 김민과 서필이 재주를 부린다면 핵심은 여주인공에 있죠. 그래도 이번에는 멜로 아닌 멜로가 있어서 저한테도 신경을 꽤 썼더라고요. 하하."
MBC는 현재 2007년 방영된 '하연거탑'을 '다시 만나는 하얀 거탑 UHD 리마스터드'로 재방영하고 있다. 김명민에게 '연기 본좌'라는 수식어를 안겨준 작품이다. "민망하지만 배우로서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한 그는 "11년 전 작품이 정규편성이 된 건 유례없는 일이다. 예전 방송할 때 이후 한 번도 본적이 없었는데"라며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천운이죠. '조선명탐정' 쪽에서도 굉장히 좋아하던데요?"
YTN Star 조현주 기자 (jhjdhe@ytnplus.co.kr)
[사진출처 = 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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